너랑 걍 안거 1년
친하게 지낸거 5년
우린 진짜 동성친구처럼 지냈다
내가 연애질 하는 얘기나 네가 짝사랑 하는 얘기는 물론 똥 누는 얘기나 뱃살 늘어나는 얘기까지 거리낌없이 오가는 사이였다
근데 요즘은 널 보면 기분이 이상하다
며칠 전만 해도 그렇다
시내에 너와 둘이 놀러가던 날 거리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자꾸 둘이 헤어지니까
너는 내 손목을 잡아끌었다
두근거렸다
손목 말고 손을 잡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덩치 큰 남자가 나를 휙 밀치면서 지나가는 바람에 순간 내가 너에게 살짝 안긴 꼴이 되었다
정말로 두근거렸다
그대로 너에게 입을 맞추고 싶었다
며칠이 지난 지금도 갑자기 네 생각이 나거 가슴이 두근거린다
내가 널 좋아하나? 싶다가도
소개팅을 하러 간다는 너의 말에 이번엔 제발 잘좀 해서 모태솔로좀 벗어나 보라며 데이트 코스를 짜 준다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
이 븅신새끼 또 실수해서 퇴짜 맞는건 아니겠지 하는 걱정도 든다
도대체 너를 향한 내 마음은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