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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공감대의 위험성
게시물ID : psy_4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ACHIAVELLI
추천 : 2
조회수 : 593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5/07/28 13:23:47
  최근 모 커뮤니티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저는 혼자였고 상대방은 다수였습니다. 상대방은 극히 흥분된 상태에서 토론을 진행했고, 저는 냉정한 상태에서 차근차근 설명했습니다. 어느정도 토론이 끝나고 서로의 합의점을 찾았다고 생각했을 때, 우연한 기회로 그 '대다수'의 뒷담화를 엿들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가관이더군요. 겉으로는 공감해주는 척하면서 서로 저에겐 모르게 뒷담을 까는 모습... 그런데 그 뒷담화에서 어떤 묘한 법칙을 알 수 있었습니다. 즉 이성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어떤 논리에 의해서 서로 한 의견에 동의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편'과 '적편'을 나누고 우리편에 무조건적인 찬성을 하는 공감대입니다.

  물론 모두가 그 공감대에 동의하는 건 아닙니다. 침묵을 지키는 사람도 있고, 간간히 반대 의견을 내는 용감한 사람도 있죠. 하지만 반대 의견을 내는 사람은 반드시 말살되게 되어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흔한 경우, 여시 커뮤니티를 생각해 볼 수도 있겠네요. 완벽한 집단공감대를 만들고 그것을 유지하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거기를 안식처라 생각하며 안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개인의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의 의견을 맹목적으로 따르며 귀를 막고 글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위의 경우에도 상대방이 제 글을 읽는 건지 안 읽는 건지 모를 정도로 못 알아 먹긴 했군요. 아무튼.

  다수결을 따르는 민주사회에서 집단이란 곧 힘입니다. 꼭 그렇지 않더라도 '세 사람이 거짓말을 하면 그것은 진실이 된다'는 말이 있듯이 집단은 곧 힘이 됩니다. 여론 몰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바로 이 여론, 유행, 트렌드에 따르는 삶에 맛을 들이고 나면 자기 자신은 사라지고 오직 집단의 의견만이 남습니다. 개인은 고민할 필요가 없죠. 집단이 모든 걸 다 해주니까요.

  가장 긍정적이고 이상적인 집단이란 완성된 개인이 모인 집단입니다만, 이런 건 좀처럼 있을 수 없습니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고, 집단이란 곧 호수나 마찬가지니까요. 그렇다면 개인은 항상 한 집단이 아니라 여러 집단에서 흐르는 강물처럼 다양한 의견과 사상을 접하는 것이 옳습니다만.

  이건 꽤 심한 스트레스를 부를 것이 틀림없습니다. 이렇게 불편하게 사는 사람은 별로 없겠죠. 결국 사람은 자기 편한대로 살기 위해서 집단공감대를 형성하고 그 안에 안주합니다. 그러다가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어지지 않고 공감대에서 멀어지면 상처를 받고 다른 공감대를 찾아 떠돌게 되죠. 뭐, 떠돌게 되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그 집단공감대의 핵심이 없다는 점입니다. 핵심이 있어야(그것이 인물이든 이념이든 사상이든) 그것을 깨고 변화시킬 수 있을 텐데 그것이 부재하니 말도 통하지 않고 그 사람들은 집단공감대 안에서 그저 '나는 틀리지 않았어.'라며 자위를 계속하는 겁니다.

  참 어렵네요. 저도 조심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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