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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라고 망설이시는 분들께. 집회 혼자 다녀온 후기. (스압)
게시물ID : sisa_4752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잘지냈어?
추천 : 13
조회수 : 435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3/12/29 01:06:06
스압이니까 읽기 귀찮으신 분들은 맨 아래 굵은 글씨 3줄만 읽어주세요. ㅋㅋㅋ
 
저는 오늘 12시 뜨거운 안녕부터 3시 총파업, 4시 촛불 집회, 그 후 가두행진까지 쭉 혼자 있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 혼자가 정말 혼자가 아니었어요.
 
뜨거운 안녕이 끝나고 시청광장으로 행진을 할 때, 제가 길을 잘못 들어서 중간에 혼자 떨어져있었어요.
그래서 돌아가느라 대우조선? 노조분들 행진 사이로 역주행을 했는데, 다들 눈인사 해주시면서 힘 내라고 해주셨어요.
 
시청광장에 자리잡고 앉았을 때에는 이미 많은 분들이 와계신 상태였어요.
제 앞에는 어떤 아저씨께서 앉아계셨는데, 그 분 보고 따라한 덕분에 초짜 티 안 내고 구호 잘 외칠 수 있었어요. ^^
중간에는 그 분이 귤도 주셨어요. 덕분에 고맙게 잘 먹었습니다. (보답하고 싶었지만 드릴 게...)
 
혼자 가면 심심하지 않나요? 걱정하는 분들이 계시던데, 오히려 더 바빴으면 바빴지, 심심할 일은 절대 없을 거예요.
앞에서 연설하시는 거 듣고, 구호 외치느라 눈, 입, 손이 숨쉴 틈이 없을 정도로 바빴어요.
 
총파업과 연이은 촛불 집회가 끝난 다음에는 건설노조? 분들과 태양로? 에서 만나기로 했다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태양로로 가는 길을 몰라서 옆에 언니 두 분께 혹시 가시는 길이시면 따라가도 되겠냐고 여쭸더니 흔쾌히 승낙해주셨어요.
오히려 더 잘 챙겨주셔서 너무 감사할 따름이었어요.
 
가두행진 할 때는 제 등이 밀려서 저절로 앞으로 나아가질 정도로 사람이 많았어요.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셨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목이 터져라 구호를 외치셨어요.
 
태양로에서 건설노조분들과 구호 외친 다음에는 광화문으로 갔는데, 또 가는 길을 몰라서 어른분들께 여쭤봤어요.
그런데 마침 그 분들도 광화문에 가시는 길이라고, 잘 따라오라면서 정말 친이모, 친삼촌처럼 너무나도 잘 대해주셨어요.
제가 낯을 많이 가리는데, 저를 너무 편하게 대해주셔서 제 입이 막 술술 트더라고요. ㅋㅋㅋ
 
집회 이야기도 하고, 일베 이야기도 하고, 부모님 이야기도 하고...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 많이 했어요.
아저씨 한 분이 농담을 하셨는데, 다른 아저씨께서 말하시기를 '너는 수준이 일베 수준이야!' ...ㅋㅋㅋ...
 
그리고 저한테 맛있는 저녁도 사주시고, 집에 갈 때는 지리를 잘 모르는 저를 위해 버스도 다 알아봐주시고, 정류장까지 데려다주셨어요.
 
혼자라고 망설이시는 분들, 걱정 말고 현장으로 오세요.
출발할 때는 혼자였겠지만, 도착하는 순간 더 이상 혼자가 아니게 될 거예요.
글로 보실 때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끼시겠지만, 현장에서 저걸 하나하나 느끼신다면 '아! 이거구나!' 하실 거예요.
 
(다들 손 시렵다고 장갑들 가져오시는데, 발은 손 시려운 거에 백배 천배는 더 시렵습니다. 발을 위한 핫팩도 꼭 준비하세요!)
 
12월 31일에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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