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병신춤의 수혜자입니다. (거두절미하고 초장부터 이렇게 말하면 병신같죠? ㅋ)
우선 글을 올리게 된 동기는,
다른분 연애사를 도와드리려고 병신춤을 추라는 리플로 썼다가 (절대 파토내려고 했던거 아닙니다.)
많은분들이, 병신춤에 대해 너무 폄하하고 있는것 같아 이렇게 따로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거의 10년전 일이군요.
노스트라다무스의 종말론으로 시끌거리던 1999년..
종말이니까 수능을 때려칠까 말까.. 친구들과 심각하게 고민하던 고등학교 3학년이었습니다.
우선 단도직입적으로.
믿을지 안믿을지 모르겠지만,
전 고등학교 3학년때 친구들하고 여자애들 앞에서 개인기로 병신춤추고
제일 맘에 들었던 얘랑 사겨봤었습니다.
그때 정말 저한테는 '병신춤'이라는 이름의 개인기가 있었습니다.(진짜 친한친구한테만 보여줬었죠)
그당시 제가 좀 강렬하게 생기고(특히 눈이;;) 이성한테는 말도 별로 없어서.
인상이 강해서 여자들이나 첨 본 남자얘들도 좀 말 붙이기 어렵다고 했을때였죠.
술먹다가 벌칙걸리면, 개인기 하는거였는데.
전 개인기가 없었고 친구들은 당시유행하던 무슨 야구감독 개인기나 박영규 흉내 했는데.
하필 개인기가 없던 제가 걸렸습니다. 친구들도 제가 걸리니까, 그냥 넘어가자고 했는데.
괜히 특별대우 받는거 같아서 '욱' 하는 마음에.
진짜 친한 마음주던 친구들한테만 보여줬었던 하나밖에 없는 개인기 병신춤을 췄었습니다.
물론 술먹고 춘게 아니고 말짱한 정신에 췄습니다.
거기 앉아있던 모두가 처음에는 웃지도 않고 가만히 보고 있었습니다.
눈감고 속으로 추면서 생각했습니다. 웃을때까지 추겠노라고.
한 10초 지났나? 그때서야 다들 웃더라구요.
그때부터였지요.
이상하게 여자애들이 저한테 장난도 치고 전화번호도 물어보는 둥 친밀해지더군요.
전 그저 특별대우 받는게 싫어서 췄던건데.
여자애들이 깔깔거리면서 정말 좋아해주더라구요.
이상해서 후에 물어봤죠. 이상하지 않았냐?
그 얘가 하는말이.
절대 그 얼굴에 그렇게 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솔직히 엄청 깨긴깼는데.
항상 말도없이 분위기 잡고 멋있는척하는거 보고 좀 재수없고 이기적인 얜 줄 알았는데,
처음에는 멍하다가.. 가만히 보고있으니까 기분 좋아졌다고.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고. 멋졌다고.
절대로 망하길 바라는 마음이 아닙니다.
오유사람들이 병신춤 괜히 얘기하는거 아닙니다.
개그로 받아들이면 개그겠지만, 그런 개그안에도 진리가 있는것입니다.
오유 여자분들은 솔직히 절대 병신춤 안출것 같은 남자가 병신춤 춰주면 호감으로 바뀌지 않나요?
솔직히 말씀해주세요. 오유 남자분들 힘내게.
암튼 남자분들. 모두 좋아하는 사람앞에서 병신춤 용감하게 추고 탈영하세요. 홧팅!
ps. 예전 어떤 심리학책에서 읽은 내용입니다.
어색하고 무거운 분위기를 쇄신시키기 위해선 내가 망가지면 된다.
ps2. 용감한자가 미인을 얻는다. (좋아하는사람 앞에서 병신춤하나 시도못하면서 사내라 할 수 있는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