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578일을 맞이하는 11월 14일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6반 남윤철 선생님과 2학년 7반 이근형 학생의 생일입니다. 반 순서대로 소개합니다.
2학년 6반 담임선생님 남윤철 선생님입니다.
남윤철 선생님은 청주 태생으로 국민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셨습니다. 남윤철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 같은 선생님"이셨다고 합니다. 선생님은 학교 수업뿐 아니라 생활 모든 면을 교육이라고 생각하셔서, 학교 바깥과 특히 가정에서 학생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에도 세세하게 신경쓰셨습니다. 그래서 남윤철 선생님은 작년에 한국어교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 관련학과에 편입학을 하셨습니다. 안산 지역에 다문화 가정이 많아서, 다문화 출신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실 생각이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남윤철 선생님은 학생들부터 대피시키셨습니다. 선실 곳곳에 물이 차오르자 남아 있는 아이들에게 "침착하라"고 다독이면서 최대한 먼저 피신시키셨습니다. 남윤철 선생님 덕분에 6반 학생들은 많이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은 4월 17일 오전에 발견되셨습니다.
학생들을 목숨보다 아끼신 남윤철 선생님을 기리기 위해서 선생님의 모교인 국민대학교에서는 선생님이 마지막 전공 수업을 들었던 강의실을 "남윤철 강의실"로 지정했습니다. "남윤철 장학금"도 조성해서 후배들에게 선생님의 뜻을 오래 알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남윤철 선생님께서 한국어교사 자격을 따기 위해서 편입학하셨던 학과에서는 명예 졸업장을 수여해서 남윤철 선생님을 추모했습니다.
함께 생일을 맞이한 2학년 7반 이근형 학생입니다.
학생증 사진이 약간 딱딱하게 나와서 7반 단체 사진에서 근형이 모습을 가져왔습니다. 장난기 많고 애교 넘치는 모습이 본래 근형이 성격을 가장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근형이는 재롱과 애교가 넘치는 "딸 같은 아들"이었습니다. 아버지하고 친해서 아빠 핸드폰에는 근형이가 "내 보물"로 저장돼 있다고 합니다.
근형이는 집에서 부모님께 귀염둥이 맏아들이었고 열 살 차이나는 꼬맹이 동생한테는 세상에서 제일 다정한 형이었습니다. 동생을 너무너무 좋아해서 근형이는 막둥이를 직접 목욕도 시키고 기저귀도 갈아주고 항상 같이 놀아주었습니다. 부모님도 "막내는 근형이가 키웠다"고 하실 정도입니다. 꼬맹이는 지금도 형이 보고 싶어서 형 언제 오냐고 묻는다고 합니다.
근형이는 공부도 잘 했습니다. 학원도 안 다니고 따로 과외를 받는 것도 아닌데, 혼자 알아서 공부를 잘 하고 성적도 잘 받았습니다. 아버지는 근형이가 혼자서 좋은 성적을 받아 온 게 기특해서 최신형 핸드폰을 사 주신 적도 있습니다. 근형이의 꿈은 과학 선생님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근형이 아버님은 퇴근하고 집에 와서 소파에 누워 텔레비전을 보고 있으면, 근형이가 와서 그 큰 덩치로 아빠를 꽉 누르며 부비부비 장난치고 애교부리던 것이 가장 그립다고 하십니다.
마지막까지 효자였던 근형이는 세월호가 침몰할 때 엄마에게 "사랑합돠" "무서워요" "살아서 갈 거예요 기달려요"라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근형이는 5월 8일 어버이날에 부모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안산 합동분향소 #1111 로 문자 보내 남윤철 선생님과 근형이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마지막 순간까지 목숨 바쳐 학생들을 지켜주신 남윤철 선생님, 그리고 마지막 순간 엄마한테 "사랑해요"라고 문자를 보냈던 근형이를 잊지 말아 주세요.
서울시와 카카오플러스에서 친구 맺기를 하시면 채팅방을 통해서 서울 시청 전광판에도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내실 수 있습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 저녁 6-8시 사이 이용 가능하며 메시지는 15초간 서울시청 외벽에 노출되어 시내 많은 분들께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예약 전송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