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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아무리 봐도 쇼에 불과합니다.
게시물ID : sisa_4759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fG
추천 : 4
조회수 : 414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3/12/30 13:58:43
  먼저 생뚱맞지만 조선시대 이야기를 잠시 꺼내볼까요. 조선시대는 희대의 기록덕후들의 시절이었기에(현대 청와대 기록보다 조선시대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 기록이 더 세밀할 겁니다. 왕이 사관한테 "아 ㅆㅂ 이건 적지 말아라" 라고 하면 사관이"전하가 이건 적지 말라고 했음ㅋ" 라고 당당히 기록하던 시절이 조선시대입니다. 당장 mb시절의 청와대 자료가 얼마나 남아있을까요?)  이런 식으로 별의별 것들을 다 기록을 했지만 정작 그 시절에는 기초적인 호구조사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았습니다. 왜냐고요? 그 시절에 호구조사를 열심히 한다는건 세금을 빡세게 걷으려 노력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각계각층에서 반발이 많았고, 굳이 욕먹어가면서 호구조사를 철저히 하려는 의지도 없었기 때문에 조선시대에는 전체의 인구의 절반 정도만 호구조사가 되어 있었다 합니다.

  이 이야기를 먼저 꺼낸 이유는 현대 민주주의 정부의 권력이 예전의 왕정보다 비교할 수 없이 세다는걸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예전에는 왕은 그저 왕으로서 위에 서 있는 것일 뿐 백성들에게서 권력을 위임받은 게 아니기 때문에 권력을 사용하는 데 어느 정도 제약이 있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조선시대의 호구조사는 그 예시이고요.  현대의 독재자의 권력은 옛날의 왕의 권력 따위와 비할 바가 못됩니다. 

  이 원리를 이해하면 투표 따위는 하지 않는 중국이나 북쪽의 김씨 왕조가 어째서 국가명에 대놓고 민주주의를 걸어 두는지 이해할수 있습니다. 왕이었으면 백성들의 저항을 받을 수 있지만, 형식상이라도 민주주의를 만들어 둔 독재자라면 일단 다수의 국민의 권력을 위임받은 셈이 되니까 아무도 독재자를 막을 수 없게 되지요. 그러니까 왕위에 오르는게 아니라 어용 정당도 만들고 형식만 갖춘 투표도 하고 그러는 겁니다.



  대한민국이 중국이나 북한 같은 막장 나라도 아닌데 이런 얘기가 왜 나오냐고요? 사실 대한민국도 좀더 수단이 고도화되어 있는 거지 기본적인 틀은 쟤네들과 다를 게 없거든요. 형식상의 민주주의를 구성해서 어떻게든 국민에게서 권력을 받아온 뒤에 마음대로 휘두룬다, 이걸 좀더 고도화시킨 거 뿐입니다. 김씨왕조 마냥 감시하는 사람을 붙여서 억지로 특정 당에 투표를 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특정 집단에게만 투표를 하도록 유도시키는건 어렵지 않지요. 뭐냐고요? 새누리당과 민주당인 겁니다. 사실 새누리나 민주나 그밥에 그나물인데 둘이서 적당히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서,새누리당이 싫은 사람은 민주당에,민주당이 싫은 사람은 새누리당에 투표하게 만드는 겁니다. 그렇게 국민의 권력을 탈취한 후에 새누리당이 국가예산을 빼먹으면 민주당이 적당히 저항하는 척만 하며 뒷구멍으로 그걸 나누어먹는다, 이런 구도가 형성되는 겁니다. 양당의 국회의원들이라 해 봤자 신문 지면상에서나 으르렁거리지 어짜피 개인적으로는 옛날 학생운동하던 시절부터 알던 다들 친한 사이인 거니 적당히 타협하는 건 어렵지도 않겠지요.

  어떻게 보면 노무현 대통령이 예전에 탄핵당했던 것도 이런것과 관련이 있는 거 아닐까요? 저런 민주주의의 탈을 쓴 국민에게서 권력을 받아서 멋대로 휘두르는 구조를 어떻게든 손대보려고 하다가 탄핵을 맞아버린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런 형식에 불과한 사회 구조를 뜯어 고치려고 시도한 게 많지만 이건 이거대로 이야기가 길어지니 나중에 시간이 되면 거기에 대해서도 글을 쓰겠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될까요? 민주주의를 때려치우고 왕정 복고라도 시킨 후에 왕이랑 맨날 싸우기라도 할까요? 아닙니다. 민주주의의 절차를 좀만 개정시키면 저 틀은 부서지게 되어 있습니다. A당이 싫으면 B당을 찍을 수밖에 없고,B당이 싫으면 A당을 찍을 수 밖에 없는 정의당 같은건 비례대표가 아니면 무효표나 다름없게 되는 현재의 선거의 틀을 부수면 됩니다. 선거의 방식을 바꾸면 그밥에 그나물인 놈들이 한쪽은 진보,한쪽은 보수랍시고 코스프레를 하며 양당제를 구성하는 현재의 구조를 바꾸어 유럽마냥 극좌부터 극우까지 다양한 정당들이 난립하게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제안하고 싶은 건 국회의원 중선거구제와 대통령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는 겁니다.  

・중선거구제는 한 선거구에서 한명의 국회의원만 선출하는게 아니라 여러명의 국회의원(2~6명 정도)을 선출하는 구조입니다. 쉽게 얘기하면 선거구마다 비례투표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렇게 바꾸면 국회의원에 당선되는데 과반수에 가까운 득표율이 필요하지 않게 되므로 전국적으로 지지율이 20~30%대인 정당도 현재의 소선거구제에서는 특정 지역에서만 지지율이 과반수 이상에 되게 하거나 비례대표에 의존해야만 간신히 국회의원을 낼 수 있지만 중선거구제를 도입하면 특정 지역에 의존하지 않고도 지지율에 비례할 정도의 국회의원을 낼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중선거구제는 인구수에 대한 국회의원 배분이 비교적 자유롭게 됩니다. 국회의원 배정이 인구 대비로 보면 지방에 비해 수도권이 거의 절반 정도라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수도권의 많은 선거구들이 인구가 증가한데 비해 선거구 분리가 안 이루어진 곳이 많습니다. 이런 문제도 해결할 수 있게 되고, 호남과 영남의 지역감정에만 의존하는 국회의원들의 수를 줄일 수도 있게 되지요.
  ・결선투표제는 프랑스에서 시행하는 걸로 유명하지요. 이건 예시로 설명하는게 빠르겠군요.
예를 들어 박근혜, 문재인,안철수가 동시에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서 박근혜 40%,문재인 30%,안철수 30%의 득표율을 얻었다고 가정해봅시다. 대한민국의 대통령 선거에선 박근혜가 바로 대통령에 당선되지만 프랑스에서는 1위 후보와 2위 후보가 결선투표를 치루게 됩니다. 이럴 경우 결선투표에서 박근혜 45%,문재인 55%를 얻어 문재인이 당선될 수도 있게 됩니다.

우리가 아무리 시위를 나가서 뭔가를 바꾸려고 해봤자 현재 대한민국의 시스템으론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짜고치는 고스톱이 계속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차라리 일단 새누리고 민주고 다 날려버린 다음에 개헌으로 중선거구제와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는 운동을 벌이는 건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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