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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더의 성장기와 스타리그에 대한 잡설.
게시물ID : humorbest_4772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좌절한팬더
추천 : 16
조회수 : 3550회
댓글수 : 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5/24 01:44:36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5/23 03:09:18
1999년, 그러니까 IMF사태 이후 삶이 팍팍하던 시절.
어머니 손을 잡고 테크노마트 상가에서 가리킨 한 팩의 상품.

'청소년 관람불가' 표시가 선명하게 인쇄된 LG소프트 발매의 스타크래프트.

기껏해야 초등학생에 불과했던 나는 감사하게도 그것을 손에 쥐고 플레이할 기회를 얻었다.

초등학교 수준에서는 전혀 읽을 수 없던 영어.
(요즘이야 초등학교 교과과정부터 영어교육을 한다지만,
 우리때는 국정교과서도 아니고, 그저 시범교육의 한 과정에 불과했다.)

저글링과 머린의 처절한 싸움이후 화면 가득 붉게 물든 사라진 유닛들의 흔적,
짧은 문장 power overwhelming을 외우지 못해
인터넷이 되는 컴퓨터학원에서 한자 한자 스펠링을 메모해 알파벳을 찾아 누르던 때였고,

빠른무한 맵에서 1:7 컴까기를 능숙하게 하던 학원 선생님과
pc방에서 ipx 연결이 안되 여기저기 자리를 옮겨가며
친구들과 그래도 재밌다고 꾸역꾸역 게임을 하던 어린시절.


항상 자정이 되어서야 게임관련 방송을 해주던 iTV와 sbs

2000년 이후에서야 집에서 볼 수 있었던 온게임넷.
(이상하게 우리집 케이블에서는 채널할당을 안해주더라.)

그리고, 처음으로 보게 된 스타리그.
인큐버스에서의 김동수와 임요환의 결승전.

그 이후 심심할때면 스타리그와 함께했던 듯 했다.

중학교 시험기간은 그저 학교 일찍 끝나고 친구들과 pc방가는날.

중3, 인문계와 실업계 사이에서 고민하던 잠깐의 시간과,
결국 인문계 고등학교를 선택하고 나서 수험생 시절에 잠깐잠깐 보던 리그 영상.

점심시간이면 반 컴퓨터를 이용해 다른반 애들과 하던 스타.
걸려서 벌점먹고 혼 좀 나고.

그사이 발전하는 리그.
4u의 t1 창단과 GO, KOR, POS
이미 존재해온 
2005년 변길섭과 박용욱의 레퀴엠. 강민의 설레발과 이해할 수 없는 빠따정의 엔트리.
공중파의 프로리그 오프닝 표절.

2006년 광안리 수중결승전과 오버트리플 크라운.
염보성의 [[임]] 사냥과 강민-마레기의 성전

사신, 대인배, 광전사, 임-최 결승전, 마스터즈, 수달의 골든마우스,
한동욱의 우승 등등등...


그리고, 3.3혁명.



대학에 들어와서야 출시된 스2
진일보한 그래픽 수준과 한결 편리해진 인터페이스에도 결국 손이가는건 브루드워.

스2를 하느니 차라리 워3를 하겠다던 이들의 웃음과
스꼴, 스투충 등등 상호비난에 물든 커뮤니티.

케스파와 방송사, 게임 개발사간의 이권다툼,
곰티비의 게임시장 재진출과 인터넷 방송.

완전히 갈라진 스1, 스2 시장.


그와중에 터진 마레기 조작사건과
연이은 게임단 해체.

상해결승전 병크 작렬,

그리고, 엠겜 폐지.


마지막 스1리그와 스1,2 병행 프로리그.


얼마나 갈런지 모르겠다.

아무리 신기술이니 새로운 게임이니 훨씬 재미있다느니 상금규모가 어마어마하다느니 해도,
스타크래프트는 이미 내겐 게임 그 이상의 성장기의 추억이 되었고,

앞으로 스2같은 게임, 아니 그 이상의 게임이 쏟아진다고 해도
어린날의 추억과 향수를 자극할만한 그것이 나올 수 있을런지...


* 이 점에서 블리자드가 디아블로와 워크래프트 시리즈에서 잘 담아낸 주요 흥행코드 중 하나를
스2에서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 게 참 아쉽고 또 씁쓸할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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