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에 총 8번의 농활을 갔었고 저또한 여학생인 시절이 있었기에 더욱더 가슴 뜨거워지는 이번 사태에 관해 몇마디 해볼까합니다.
아줌마라는 호칭, 술자리에선 여자를 끼고 먹어야한단 말, 잘 알지도 못하는 낯선 남자에게 듣는다면 화가 날 수도 있겠죠. 경우에 따라서 성폭력으로 느낄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고.. 그것은 현장에서 당했거나 지켜본 사람들 이외에는 정확히 알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이 아닙니다. 농활 왜들 가셨습니까? 농활의 의미에 대해 한번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해봤다면 이런 어처구니없는 생쑈를 하고 돌아오진 않았을 것입니다. 어르신들과 술자리에서 들었던 그말이 그토록 폭력적으로 들렸으며 사과를 강요하고, 또한 사과후에도 농활대를 철수시킬만큼 중대한 사항이었답니까? 혹.. 여러분의 작태에 마음상하신 어르신들 너희 손따위 필요없다 일거리 주지 않으셔서 이도저도 못하고 철수했던 것 아닙니까? 심지어 일이 힘들고 피곤하니까 돌아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농활이란, 오지체험도 아니고 나들이도 아닙니다. 농활에서는 가서 일손을 덜어드리는것 이상의 훨씬 많은 것들이 오고갑니다. 실제로 농활대가 가서 도와드리는 일만큼, 많은 일거리(농활대 뒤치닥거리)를 또한 만들어주고 있다는 것을 조금만 세심히 살펴보셨다면 아실 것입니다. 일손을 도와드리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같이 밥도 먹고 마지막쯤엔 술도 한잔 하면서 도시농촌간, 세대간 격차를 좁히며 서로를 이해하고, 돕고, 공감하고, 체험하는 자리가 농활입니다. 또한 보다 많은 지식을 가진 지식인으로서 농민 여러분께 도움이 되는 것들을 선전하는 자리가 농활입니다. 되도 않는 모내기, 벼베기, 낫질로 큰 도움도 못되는 손들 빌려주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며 되도 않는 허접한 지식 늘어놓는 장이 아니란 말입니다.
지식이란 머릿속에만 있을때는 종이한장을 들 힘도 없는 무력한 것입니다. 연대활동 펼치면서 전달 못되는 지식만을 피력하는 것은 바쁘신 어른들 시간만 빼앗을 뿐입니다. 최고의 명문대 수학생이라면, 그에 걸맞는 보다 폭넓은 사고와 역지사지의 인식구조를 가지세요. 그런 머리와 그런 사고능력으로는 이 복잡한 세상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욕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르는 것을 애써 참고 최대한 논리적으로 말하려 노력했습니다만, 해당 학생들 사과하십시오. 더불어 그런 철없는 행동으로 지금껏 애써 노력해온 선배님들의 역사까지 무력화시킨 것, 짧은 의식에 대해 깊이 돌아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