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604일을 맞이하는 12월 10일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5반 김성현 학생의 생일입니다.
김성현 학생입니다.
성현이는 두 살 어린 남동생이 있는 두 형제의 맏이입니다. 성현이는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격에 차분하고 단정하고 깔끔한 아이였습니다. 사춘기도 별다른 일 없이 지나갔고, 밖에서 노는 것보다는 집에 있는 걸 더 좋아했습니다.
성현이가 다섯 살밖에 안 됐을 때부터 어머니가 맞벌이를 하셔서 직장을 나가셨기 때문에 집에 성현이랑 동생이랑 둘만 있는 일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성현이랑 동생은 무척 친했습니다. 동생은 성현이를 굉장히 사랑하고 우러러 보았습니다. 성현이가 하는 일은 뭐든지 동생도 따라하려고 하고, 언제나 성현이가 대단한 일이라도 한 것처럼 '우리 형' '우리 형' 하며 자랑했다고 합니다. 성현이를 잃은 뒤에 동생은 성현이를 따라서 단원고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성현이는 착실해서 늘 개근상을 탔고, 과목 중에서는 특히 국사 과목을 잘 해서 중학교 때는 국사 과목 성적우수상을 탄 적도 있습니다. 고등학교에 올라와서도 역사를 좋아했습니다. 2학년에 올라가서 이제 문과 이과도 나누어지고 진로를 구체적으로 생각해야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머님은 5반 담임이신 이해봉 선생님이 역사 선생님이시고 성현이도 역사 과목을 좋아하니까, 대학에 가서도 역사를 전공해서 담임 선생님처럼 역사 선생님이 되거나 아니면 박물관 같은 데서 일할 수 있게 진로를 잡아보는 게 어떠냐고 하셨습니다. 성현이도 좋아했다고 합니다.
어머님은 성현이가 어렸을 때부터 돈 버느라 늘 일만 하고 같이 있어주지 못한 게 너무나 후회된다고 하십니다. 그 때는 성현이와 성현이 동생을 위해서 돈을 열심히 벌어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셨지만, 지금 되돌아보니 그냥 같이 있어주고 같이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하셨습니다.
어머님 탓이 아닌데... 자식들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착실하게 앞날을 준비하시는 어머님 모습이 당연한 것이고 지금의 상황이 비정상인데, 무슨 말로도 어떻게 위로를 드릴 수 없어서 가슴이 아픕니다.
안산 합동분향소 #1111 로 문자 보내 성현이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동생에게 세상에서 제일 멋지고 자랑스러운 형이었고 엄마한테 든든하고 착실한 맏이였던 성현이, 조용하고 다정했던 성현이를 잊지 말아 주세요.
416 교실을 지키기 위해 세월호 부모님들이 애쓰고 계십니다. 416교실존치 서명에 동참해 주시면 법적 효력을 떠나서 세월호 부모님들께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