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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소소한 이야기(※스압 주의)
게시물ID : humorbest_4781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노란달
추천 : 24
조회수 : 6759회
댓글수 : 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5/26 21:03:58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5/25 00:34:16
무섭기 보다는 묘했던 제 소소한 경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지금으로 부터 10년 전 집안사정이 안좋아진 저희 가족은 처음으로 아파트가 아닌

주택에 전세로 들어가 살게 되었습니다.

주인집은 2층을 쓰고, 저희집은 1층을 쓰게 되었습니다.

방2개에 부엌과 작은 화장실..


넓은 아파트 생활을 해오던 저와 가족은 처음에는 불편함을 느꼈지만 

인간은 적응의 생물이란 말도 있듯이 두어 달 후에는 완벽하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 사는 주택촌이 오히려 사람들과의 교류도 많고,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것이 삶의 따스함 같은 느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한것은 이사를 오고 6개월쯤 지난 후였습니다.

2개의 방중 하나는 그럭저럭 햇빛도 들어오고 공기도 잘 통하는 방이었는데,

어머니가 사용하시던 작은방은 창을 열어도 사방의 주택들 벽에 꽉막혀 항시 어둡고 눅눅한

느낌이 드는 방이었습니다.


어느날 아침 방에서 나오신 어머니는 자신의 방에서 무서워서 못자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제가 이유를 묻자, 어머니는 이런말씀을 하셨습니다.

이사오고 몇일지 지났을 무렵 어머니 인생 처음으로 가위에 눌리셨는데, 처음에는 여러가지

일과 이사의 피로함이 겹쳐 심신이 지쳐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평생 눌려본적도 없는 가위눌림이 주기적으로 일어났고, 잠을 자기위해 누워 있다보면

방 한쪽 구석에 뭔가 형체가 있는것이 보이는것도 같다고 말씀 하셨습니다.


귀신의 존재를 믿는 편이었지만 직접적으로 겪어보지도 않았기에 한동안 방을 바꾸어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어머니에게 그런말을 들은 턱에 조금은 겁이났지만 의외로 어둡고 눅눅한 그 방이 오히려 시원한것이

꿀맛 같은 잠을 잘수 있었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서도 저에게는 아무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고,

오히려 잠도 잘왔기에 점점 그 방에 맘에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일이 일어난 것은 그방에서 생활한지 한달이 조금 못되었을 일요일의 평온한 오후였습니다.

햇빛이 쨍쨍한 여름날의 오후에도 그 방만은 햇빛도 잘 들어오지 않고 시원해서 꿀맛같은 

낮잠을 자고 있었는데, 아이들의 깔깔거리며 뛰어노는 소리에 눈이 떠졌습니다.

"이놈의 색휘들 놀이터가서 놀아!" 라고 말해주기 위해서 몸을 일으키려고 하는데, 

왠일인지 몸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어머니가 말씀하셨던 가위눌림이구나 생각하며 몸을 움직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던 중 

스산한 느낌에 한쪽 구석을 보았는데, 뭔가 사람 형체의 그림자가 생겨 있는것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고통스러울 정도로 들려오는 아이들의 깔깔대는 소리.


기괴한 그림자는 제가 자신을 보고 있는것을 느꼈는지, 자신에게 오라는 것 처럼 손짓을 하기 

시작했고, 그 손짓의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귀에서 맴도는 아이들의 깔깔거림은 점점 커져,

미쳐버릴것 처럼 괴로웠습니다.

2~30분쯤 끙끙거리고 있을때,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가 슬그머니 문틈으로 들어오더니

벽구석을 지긋이 바라보자 그렇게 움직이려고 안간힘을 썻지만 움직이지 않았던 몸이

제 기능을 되찾은 것처럼 자연스레 움직이기 시작했고, 기묘한 그림자는 슥 사라졌습니다.


믿을수 없는 기묘한 경험에 공포를 느끼게된 저는 더이상은 그 방에서 자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어머니를 다시 그 방으로 몰수도 없는 노릇이었기에, 잠을 자야할때는 강아지를 

데리고 잤고, 잠을 자다 때때로 강아지가 그 그림자가 나타났던 구석 벽을 향해 맹렬히 

짓는 것을 빼고는 더이상 이상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몇달이 지나 그 경험이 서서히 머릿속에서 사라져 가고 있던 어느 한가한 일요일 오후,

친구들과의 약속이 있어서, 낮잠을 자다 일어난 저는 집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화장실로 향했는데, 기묘한 느낌이 들어 화장실 문을 활짝 열고 머리를 감기 시작했습니다.

샴푸를 잔뜩 묻혀 머리에 신나게 거품을 내고 있는데, 누군가가 뒷통수를 손가락 끝으로

꾹 눌러왔습니다.


"뭐..뭐야!" 하고 소리쳤더니 뒤에서 킥킥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거품때문에 눈을 뜰수는 없었지만 그 웃는 소리는 저보다 5살 어린 동생의 목소리였습니다.

안심한 저는 동생에 "하지마 시키야~ ㅋㅋㅋ" 하며 말을 걸며 머리감는 일에 열중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뒷통수를 "꾹~".

"야~ 하지마 죽는다" 그리곤 들려오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짜증이 좀 나긴 했지만 다시 머리를 감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뒷통수를 "꾹~",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번째 머리를 누르자 짜증이 폭발한 저는 벌떡 일어나 뒤를 돌며 욕짓거리를 해댔습니다..

" 하지말랬지!! 이꼮꼬마쉑휘!!"


뒤를 돌아 눈을 뜨자 당연히 동생이 서 있어야 할 그곳엔 아무도 없었고, 

저는 머리도 헹구지도 않은 상태로 집밖으로 도망치듯 뛰쳐 나왔습니다.

나중에 동생에게 이야기 하자, 동생은 그 시각 엄마와 쇼핑을 하러 갔었다고 하더군요.

대체 제 머리를 누르고 즐거워 하던 목소리의 주인공은 누구 일까요?



그리고 몇달 후 주인집 아주머니의 부모님이 함께 살게 되어서 미안하지만 집을 비워주어야 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어머니에게 저는 안그래도 찝찝했는데 어서 이사가자고해 2주 후에 그 집에 한블록

앞에 있는 2층 상가 건물로 이사가게 되었습니다.

이사한 집은 상가건물이긴 하지만 깔끔하게 살림집으로 개조되어 있어 전에 살던 집보다 훨씬 쾌적했고,

무엇보다 햇빛이 굉장히 잘들어오는 집이라 그집에서의 일은 어느새 잊어버리고 1년의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구청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고 있을때, 예전 집의 주인 아저씨를 우연히 만나게 되었습니다.

오래 살진 않았지만 저를 살갑게 대해 주셨던 분이라 저는 이것저것의 안부를 물으며, 대화를 이어가던중

2개월 전에 아주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이야기인즉 우리가 집을 비워준 후 아주머니의 부모님과 함께 살게 되셨는데, 우리가 쓰던 1층이 좁으니

어르신들은 2층을 쓰시게 드리고, 아주머니와 아저씨가 1층에서 생활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아주머니가 작은방이 이상하다, 뭔가 있는것 같다, 자꾸 가위에 눌린다. 라는

말을 아저씨에게 하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저씨는 아주머니의 말을 헛소리로 치부하고 무시하셨다고 합니다.

그 후로 아주머니는 점점 표정이 굳어져 가고, 작은소리에도 깜짝 놀라기를 반복하다

어느날 아침 조용히 잠드셨다고 합니다.


사인인즉 수면중 심장발작이라고 하는데, 아저씨와 헤어진 후 저는 아주머니가 저와 어머니가 보았던

그 무엇인가를 보았던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곤 섬뜩했습니다.

만약 아주머니의 부모님의 이사오시지 안았다면.. 그래서 집을 비워주지 안았다면...

저는 어떡해 됐을까요?

죽는건 저였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지금도 온몸의 털이 곤두서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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