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고향서 생포됐다 미군에 고향 티크리트 농가 토굴서…은신 8개월여 만에 사담 후세인(66) 전 이라크 대통령이 고향인 이라크 북부 티크리트에서 13일 밤(이하 현지 시각) 미군에 생포됐다. 4월9일 바그다드가 함락된 뒤 8개월여 동안 은신해 오던 후세인의 생포는 최근 격화한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 등 이라크 상황에 중대한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폴 브레머 이라크 최고행정관과 리카르도 산체스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관은 14일 오후 3시 기자회견을 갖고 "13일 밤 8시30분께 티크리트에서 15㎞ 떨어진 아드와르의 농가에서 미군이 사담 후세인을 생포했다"며 "독재자는 죄수가 됐다"고 발표했다. 미군 발표에 따르면 미군은 '붉은 새벽 작전'을 통해 티크리트의 한 농가 지하 토굴에 은신해 있던 후세인을 생포했으며 그 과정에서 별다른 저항은 없었다. 미군은 후세인의 수염을 깎고 얼굴을 확인한 뒤 DNA 검사까지 거쳐 체포된 인물이 후세인임을 최종 확인했다. 후세인은 생포 직후 바그다드 모처로 압송됐으며 공개 재판에 회부될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영국, 스페인 등 동맹국 정상들과 전화 통화를 갖고 후세인 생포 사실을 전한 뒤 대국민 연설을 통해 "후세인은 정의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며 이라크인들은 진정한 자유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란 관영 IRNA 통신이 이라크 과도통치위원의 말을 인용, 후세인 체포 사실을 처음 보도했다. 체포 당시 경호원으로 보이는 두 사람과 함께 있었던 후세인은 다소 피곤한 모습이었으나 건강한 상태였다. 후세인이 체포된 곳에는 미화 75만 달러와 AK소총 두 자루, 권총 한 자루가 발견됐다. 미군 관계자는 "후세인은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자살하지 않았다"며 "미군은 전혀 총을 쏘지 않고 후세인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후세인의 생포는 한국을 비롯한 미국 동맹국들의 이라크 파병에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