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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운동회때 이거 해보신분
게시물ID : lovestory_478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페르시안똥개
추천 : 1
조회수 : 53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2/11/07 11:09:37

80년생 입니다.

 

초딩 3학년 때였나 4학년 때였나  운동회때 했던 한 종목이 참 기억에 남습니다.

 

우선 마분지 3장을 문방구에서 삽니다. 청군은 파랑색 마분지를 백군은 하얀색 마분지를 준비해야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청군이라서 파랑색으로 샀습니다.

 

그리고 마분지 한장은 가면을 만듭니다. 얼굴 모양으로 동그랗게 오려서 눈 코 구멍을 뚫고 또 귀 부분에도 구멍을 뚫어서 고무줄을

 

넣어 귀에 걸면 가면이 완성 됩니다. 취향에 따라 입에도 구멍 뚫은 애두 있구 로보트 처럼 가면 만든애 뿔 모양으로 만든애

 

가지 각색 이지요.

 

그리고 마분지 한장은 동그랗게 말아서 가면 코 부분에 스카치 테이프로 붙힙니다. 마치 피노키오 처럼요.

 

대충 어떤 모양이 나올지 상상이 가시지요?

 

코 부분을 잘 안 떨어지게 만들기 위해서 스카치 테이프 1개 분량을 몽땅 다 감아 버립니다.

 

이제 마지막 남은 마분지로 둥글게 말아서 몽둥이를 만듭니다.

 

뜬금없이 왠 몽둥이냐구 질문하실분도 있겠지만, 여기선 몽둥이가 제일 중요합니다.

 

이 종목 방식이 몽둥이로, 길다란 마분지로 만든 코를 때려서 가면으로부터 떼어내야 하거든요.

 

몇몇 아이들은 몽둥이의 공격력을 높이기 위해서 안에다가 신문지를 압축해서 넣은다음 겉면에 마분지를 붙힌 애들도

 

있었습니다. 비록 종이지만 이거 맞으면 의외로 악 소리 나게 아픕니다. 일단 맞는 부분이 얼굴이니깐요.

 

대망의 운동회 날이 다가왔습니다.

 

우리 학년 차례가 오자 우리들은 마분지로 만든 피노키오 가면을 쓰구 한손엔 역시 마분지로 만든 몽둥이를 들고

 

운동장 중앙으로 걸어갔습니다.

 

그리고 라인배틀처럼 청군 백군이 열을 맞춘 다음 서로 마주보고 전의를 다지고 있었습니다.

 

20년도 넘는 지금이지만 아직도 그 긴장감은 기억에 또렷히 남아 있습니다.

 

한 선생님의 탕! 하는 신호탄 소리와 함께 우리는 우와~ 하는 함성을 지르면서 백군을 향해 달려나갔습니다.

 

백군 또한 마찬가지로 우리쪽을 향해 질주해 왔습니다.

 

당시 제 목표가 한명만 잡고 내 코를 사수하자 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아무튼 처음 함성을 지른 기세와는 다르게 양군은 서로 몽둥이만 톡톡 치면서 탐색전만 벌이고 있었습니다.

 

이제 갓 겨우 10살좀 넘은 초딩들이 거진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조심스러워진 겁니다.

 

그러다가 몇몇 용기있는 아이들이 몽둥이를 휘두르며 상대편 진영안으로 뛰어들자 분위기에 휘말려 양군은 본격적으로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기억해봐도 정말 치열한 접전이었습니다. 사방은 모래먼지로 뿌옇게 휘날리구 여기저기서 고함소리와 비명소리 몽둥이 부딪히는 소리

 

완전 아비규환 이었습니다. 그 북새통에서 저도 한명을 잡구 열심히 싸웟습니다.

 

그놈이랑 열심히 검모양으로 만든 몽둥이로 열심히 싸우고 있는데 와.. 진짜 옆에서 암습이 들어오더군요.

 

다행히 코는 지켰지만 피한다구 귀 부분을 맞아서 살짝 찢어졌습니다.

 

같은 청군이었던 친구 한명이 절 도와주어서 다행히 협공은 피할수 있었습니다.

 

대충 주위를 둘러보니 우리청군이 밀리고 있더군요. 코가 떨어진 애들은 그 즉시 경기를 멈추고 후방으로 물러가는게

 

규칙이었습니다. 멀리서 지켜보던 선생님들이 코가 떨어져도 게속 싸우고 있는 애가 있으면 지적해서 나오라구 고함을 질러댔습니다.

 

청군쪽이 코가 떨어져 나간애들이 더 많아 보였습니다.

 

이윽고  5분정도 지나자 다시 탕! 하는 신호탄 소리와 함께, 계속 싸우고 있던 애들은 본래의 자리로 물러났습니다.

 

5분이 상당히 짧아 보이지만 그 전장 속에선 상당히 길었던걸로 느껴졌습니다.

 

경기 결과는 역시 저희 청군이 졌습니다. 거진 절반 이상이 코가 떨어져 나갔더군요.

 

그리고 경기가 끝난후 양군 모두 부상병이 속출했습니다.

 

아까 말했다 싶이 공격력을 높이기 위해서 신문지를 똘똘 말아 압축해서 만든

 

몽둥이를 만든 애들이 상당수 있었던 겁니다.

 

얼굴이 시뻘겋게 부어오르고 코피가 터져서 피가 줄줄 나구 싸우다가 넘어졌는지 무릎까진 애 팔꿈치 가진애 아파서 엉엉 우는애들로

 

북새통 이엇지요. 저도 귀가 찢어져서 피가나고 있었습니다.

 

저는 비록 전과는 못 올렷지만 다행히 제 코는 지켯습니다.

 

이 경기를 마지막으로 이 종목은 폐지되었습니다.

 

아마도 위에 말했던 부상병들 때문이었겠지요.

 

 이 종목 이름이 기억이 안납니다

 

혹시 운동회때 저랑 비슷한 경기하신분 있다면 종목 이름좀 가르쳐 주셧음 합니다.

 

어릴때 제 기억에 남아있던 몇몇 안되는 재미있는 추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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