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의 기준에서 볼 때 서양인, 특히 북미인들은 예의범절이 없는 것 같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입니다.
위에 첨부한 스크린샷은 북미에서 오래 전부터 어린이나 청소년 구분 없이 두루 즐겨 써 오던 농담입니다.
"너희 엄마는 너무 뚱뚱해서~"로 시작해서 상대방을 모욕하는 농담이죠.
언젠가 캐나다인 친구와 이 농담에 대한 견해 차이에 대해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약간의 대화를 통해 그 친구, 혹은 북미인들의 생각을 조금 알 수 있었죠.
그들이 저런 농담을 서로 주고받으면서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이유는 간단히 말하면 딱 한 가지였습니다.
저 말을 하는 사람은 정작 상대방의 엄마가 몇 명인지, 어떤 사람인지 전혀 모르고 있기 때문에 무슨 헛소리를 해도 전혀 의미가 없다는 요지였죠.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상대방이 내 가족에 대해 욕을 할 때 몹시 민감한 편입니다.
난생 처음 본 사람이 내 부모님에 대해 안 좋은 얘기를 하면 일단 불쾌해지는 게 당연합니다.
우리 기준에서 저런 패륜적인 농담을 이해하거나 받아들여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분명히 여기서 한 가지 배워도 좋은 점은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사실 그 얘기를 하고 싶어서 이 글을 씁니다.
저렇게 도가 지나친 욕설(위에서는 저런 문장을 구사하는 북미인들의 입장에 맞춰서 '농담'이라고 표현했지만 여기서는 제 관점에 따라 '욕설'이라고 표현하겠습니다.)은 다른 얘기일 수 있겠지만 상대방이 아무 생각 없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불쾌한 얘기를 할 때 가볍게 무시해 주고 의연하게 대하는 태도는 사실 조금 부럽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논쟁이 벌어질 때 최종적인 정보의 성격만 놓고 흥분하기보다 그 사람이 그런 말을 하는 동안의 과정을 한번 들여다보고 때로는 무시해 주는 내성이 생긴다면 단지 표현의 차이에서 생기는 오해로 인한 분쟁이 줄어들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