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이화령 정복기 전반부에 이어서 후반부 써보겠습니다
이미 이화령에 도착했고 지금부터는 딱히 머랄까 임팩트? 있는것들은 없네요
그럼 바로 시작합니다
이화령 정상..
정상에 도착해서 이곳저곳 사진도 찍고, 헬멧 모자 벗어던지고 벤치에 앉아 쉬다가
살짝 당이 땡겨 수안보에서 샀던 쪼꼬바 하나를 게눈감추듯 먹어치울때쯤.. 옆에 주차장에 차가 한대 섭니다
그리고는 아저씨 한분이 내리셔서 경치한번 둘러보시더니 저 있는쪽으로 오십니다
"학생 어느쪽으로 가요?"
"아 전 이제 남쪽으로갑니다 상주상풍교쪽으로요~"
"그래요? 그럼 이제 힘든건 다 넘었네~ 상풍교 여기서 자전거타고 한시간이면 가지 "
읭?? 상풍교를 여기서 한시간에??
이 아쟈씨.. 분명 자전거를 타시는분 같은데.. 차를 타고 오셔서 감을 잃으셨나.. 아님 자전거계 절세 초고수?????
머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즘
"여기 내리막길 갈때 조심해서 내려가요. 커브 돌다가 나뭇가지, 낙엽, 돌멩이 같은거에 슬립나서 사고나는겨우 종종 있어요"
"아 네 감사합니다 ㅋ"
"그럼 오늘은 어디까지 가요?"
"상풍교 찍고 턴해서 다시 점촌터미널로 갈 예정이예요"
"아 그럼 상풍교에서 돌아올때 같은길로 돌아오지말고 이쪽으로 해서 저쪽으로해서 이렇게 저렇게 ~~ "
아저씨께서 상풍교에서 점촌터미널까지 가는 빠른길을 설명해주셨으나
지명을 모르는 저는 알아들을 턱이 없습니다ㅎㅎ (소조령도 여기와서 알았는데..ㅋ)
그렇게 아저씨와의 대화가 끝나고, 저는 장비를 챙겨 다시 떠날 요량으로 페달질을 하려는 찰나 아까 찍은 병신같은 셀카가 생각납니다
이화령까지 왔는데 얼굴과 배경이 모두 조화롭게 나온 사진은 하나 찍어야지 싶은 마음에..
페달질하려던 자전거에서 내려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면서 다양한 각도로 인증샷을 찍습니다만...
죄다 실패하고 빡쳐서 구석진곳 가서 담배한대 태우고 이번엔 진짜 출발 합니다!!
<이화령 네모네모돌> - 나중에 글귀를 읽어보려고 찍었으나 앞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찍었다.. 정말 생각이 없다.. ㅉㅉ
흠.. 진짜 출발하려했는데 내리막길 바로 옆에 또 네모돌이 있어서 그쪽으로 쫄래쫄래 다가가 다시 내려서 자전거 세워두고 사진한방 찍고..
이제 진짜 진심으로 출발합니다!!
이화령 내리막길은 소조령과는 좀 다르게 커브가 많고 춥습니다
좀전에 초고수 아쟈씨의 말씀대로 돌맹이 낙엽에 주의하면서 천천히 내려오는데도 고도가 높아서 인지 확실히 추워요
내려가는데 손이시려서 꼼지락 거리면서 내려갈정도로..
그렇게 내리막길을 내려와 달리다보니 왠 건물 앞에 관광버스가 즐비합니다
<문경도자기박물관>
자전거길에서 빠져나와 슬쩍 돌아보니 문경도자기박물관이네요
잠시 자전거 세워두고 들어가서 구경하고 싶었지만.. 사실 에어컨 바람좀 쐬러 들어가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습니다! 달려야합니다!!
그렇게 박물관을 지나 또 조금 달리다보면 도로위에 세워져 있는 관문? 같은게 있습니다
<이화령 남대문> - 지멋대로 남대문으로 이름 지어놓고 정신승리하고 있다
현판에 머라고 쓰여져 있지만 까막눈인 저는 알길이 없습니다
대충 눈에 들어오는 글자를 읽어보면.. '문' '대' '남' 정도를 읽으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문의 이름은 남대문 이었습니다!! 아마도.. 남대문 일겁니다..
남대문..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이게 여깄으면 안되는데..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옛날옛날 먼 옛날에 선비들이 서울로 과거시험 보러갈때 이 문을 통과해서 갔더랍니다
특히나 이 문을 통과해서 가면 시험 합격률이 높았다고.. 머 그런 전설이 있답니다..
저도 이 문을 통과 했으니 좋은 결과가 있겠지요 ㅋ
암튼 남대문을 통과하고부터는 주우욱 평지입니다
딱히 오르막길도 없고 내리막길도 없고~
<논> - 요즘 비가 안와서 모내기가 쉽지 않다던데 이쪽은 그래도 잘 되었나 봅니다.. 다행인거 같습니다
논 밭을 질러서~
굽이굽이 강을 따라서 그렇게 가다보면
<불정역 인증센터>
불정역 인증센터에 도착했습니다!!
인증부스에서 역시나 도장찍고 코드찍고 부스에 자전거 기대어놓고 인증샷 찍으려는 순간!
자전거 안장 뒤에 달려있는 공구통이 평소 위치에 있지 않다는것을 알게됩니다
살펴보니 그 머시기냐.. 커넥터? 암튼.. 연결해주는 부분에 있는 너트 하나가 빠져버려 아슬아슬 메달려 있더군요
아마도 이화령에서 내려와서 평지를 달릴때 길이 마냥 좋지는 않았는데 그 충격이었는지..
그래도 저게 빠질정도로 헐겁게 조여놓진 않았는데.. 앞으로는 더 신경써서 정비해야겠습니다
암튼 그래서 공구통에 있는 렌치로 아예 공구통과 펌프를 빼서 가방에 넣고 인증샷 찍고 불정역사쪽으로 가려는 찰나
기둥뒤에 숨어 더듬이를 꼼지락 거리고 있는 곤충을 발견합니다
요즘 원룸에 바퀴벌레 때문에 노이로제 걸릴듯말듯한 상황이라 벌레만 보면 식겁하는데 요놈은 먼가 곤충처럼 생겼습니다
신기한 마음에 손으로 잡아서 핸들링좀 할까 했지만
왠지 갑자기 바퀴벌레로 변신할것만 같은 어처구니없는 상상을 하는 바람에 걍 포기..
<곤충> - 친구놈들한테 물어보니 사슴벌레랍니다. 저보고 '파브르 곤충기' 좀 읽으라네요..
<불정역> - 참 미니미니한 역입니다
인증부스 바로 옆에는 이렇게 불정역이 있습니다
머랄까 깜찍하고 운치있고 향수를 자극할만한 느낌입니다
아마도 남한강 능내역이랑 비슷한 느낌일듯?
다만 여기 불정역은 능내역보다는 관리가 부족한듯 보입니다
저 사진에 나무 뒤쪽으로 화장실이 있는데 화장실 상태도 그렇고 주위 상태도 그렇고..
아직 비시즌이라 그런건지.. 아니면 접근성이 안좋아서 사람이 없어 이렇게 된건지 좀 안타깝더군요
<불정역 앞 철로> - 자전거 버려진거 아닙니다 잠시 쉬고 있을뿐입니다
불정역 앞에는 이렇게 풀이 듬성한 철로가 있고 그 옆에는 오래되 보이는 전철? 기차?가 있습니다
아마도 까페로 쓰여지는거 같아요
그렇게 불정역을 한바퀴 휘이 둘러보고 다시 자전거에 오릅니다
여기서부터는 자전거길이 일반도로와 섞여있습니다
차도를 달리는건지 자전거도로를 달리는건지..
머 암튼 그렇게 큰 도로를 따라 쭉쭉 달리다보니 마을이 나오고
마을을 한참 달리다보니 갈림길이 보이는데.. 자전거길 이정표가 안보입니다!!
그러고보니 도로위에 항상 표시되어있던 자전거길 표시도 어느덧 안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아마도 길을 잃은거 같습니다!! 자전거 여행하면서 한번도 길을 잃지 않으면 섭섭하죠ㅎㅎ
이럴땐 당황하지 않고 휴대폰으로 네이년지도를 검색하면 됩니다
흠.. 근데 네이년지도 버퍼링이 매우 심한게 먼가 불안합니다..
버퍼링이 끝나고 내위치가 뜨는걸 보니.. 불정역? 미친.. 제가 아직도 불정역에 있다고 뜹니다
그리고 친절하게도 gps 수신상태가 좋지않아 1km 이상 오차가 있을거라는 메세지도 같이 뜨네요..
gps를 다시 껐다켜도 똑같습니다 망했습니다 ㅎㅎ
할 수 없이 왔던길을 돌아서 가려고 했지만 한번 당황하니 왔던길도 잘 생각이 안납니다
침착해야합니다!! 길은 어디로든 뚫려있기 마련.. 지구는 둥그니까 달리다 보면 집이든 어디든 나오겠지요 ㅋ
흠..
역시 지구는 둥그랬고 길은 어디로든 뚫려있는거 같습니다!! 큰길이 다시 보이는군요 ㅋ
큰길을 따라가다보니 자전거도로로 빠지는 표지판이 보입니다
자전거임시도로라고 쓰여있었는데 하필 그 이정표가 공사중인곳과 겹쳐 아까는 못보고 지나친듯 하네요
자전거도로를 따라가다보니 언덕이 보입니다
이화령도 넘었는데 이까짓 언덕쯤하고 올라갔지만 만만치가 않습니다
경사도가 여태 넘어온 고개들보다 가파르고(체감상..) 꽤 긴 구간을 올라가더군요
근데 한참을 올랐을까..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자전거도로 이정표를 한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아 이길이 아닌건가.. 또 잘못가고 있나.. 한참 올라온거 같은데..'
불안합니다..
그때 앞에 이정표가 하나 보입니다
<표지판 낚시> -
낚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그냥 낚였다..
두둥!! 자동차전용도로!!
헐.. 망했습니다 ㅜㅜ 빼박 잘못온거 같습니다..
빡쳐도 할수 없습니다.. 자전거를 돌립니다
"우아아아앙아앙앙~ "
내리막길의 그 시원한 바람을 맞으니 금새 기분이 풀려서 헤헤거리며 내려가고 있는 저를 보니 참 단순하기도 하고.. 바보가 따로 없네요
그렇게 내리막길을 다시 내려와 자전거 도로표시를 찾아보니.. 왠걸.. 지금 내려온길이 맞습니다
여태 올라갔다 내려온길이 자전거 임시도로가 맞는거였어요 ㅜㅜ (이때 진짜 개맨붕.. ㅋㅋ)
ㅁ니;ㅏㅇ험;ㅣ나헝;미나ㅓㅎ;ㅣ맞덯서
머 어쩌겠습니까.. 다시 올라가야지..
그렇게 다시 또 올라갑니다.. 에효..
올라가면서 자세히 보니 희미하게 도로위에 자전거길 표시도 있더군요
그리고 결정적인건.. 제가 저 이정표를 해석을 잘못했다는것입니다 ;;
저게 그러니까 '500m 전방에 자동차전용도로로 빠지는길이 있다' 이걸 알려주는 이정표였는데 저걸 봤을당시에는 뇌가 미쳤었는지
'500m 이후부터는 자동차 전용도로 입니다. 그리고 그 도로는 커브길이예요..' 이렇게 해석을 했다는거죠
진짜 내뇌 망상이란..
나름 운전을 몇년을 했는데.. 조만간 면허적성검사도 받아야하는데.. 아무래도 면허 다시 따야겠습니다
암튼 그렇게 저렇게 오르다 보니 드디어 고개 정상이 보입니다
진짜 바보짓을 하며 고생고생하면서 올라와서인지 체력은 급 떨어져있고 갈증이 몰려오는 찰나.. 길가 옆으로 매점이 보이네요 ㅋ
일단 매점 앞에서 얼마 안남은 빠와에이드를 원샷하고 보급을 하러 매점을 들어가려고 문을 열었지만..
덜컥! 하면서 안열립니다.. 아무리 문을 흔들어봐도 안열립니다.. 아무래도 낚인거 같습니다 ㅜㅜ
<매점 낚시> -
이번엔 낚는 사람이 있는거 같다. 그리고 난 역시 낚였다..
그냥 갑니다
그래도 이젠 내리막이라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리고 내리막 끝나자마자 동네 슈퍼가 하나있어 시원한 빠와에이드 사서 반쯤을 그자리서 마시고 다시 출발~
도로를 달리고 언덕을 넘고 그렇게 가다보니 마을 교차로에 정자 하나가 보이네요
혈당도 좀 떨어진거 같으니 정자에 앉아서 쪼꼬바 하나 까서 먹고 좀 쉽니다
아니 아주 그냥 정자에 대자로 뻗어서 쉽니다
<정자에 앉아서> - 쪼꼬바 삼키며 찍은 사진. 자전거 우회도로가 얼마 안남았습니다
그렇게 정자에 누워서 뒹굴거리며 앞으로 어떻게 갈지 지도 검색을 해보니
우회도로는 곧 끝나는거 같고 이제 강따라 있는 자전거길을 타고 쭉쭉 가기만 하면 됩니다
네 그러면 됩니다!! 다시 일어나서 ㄱㄱ
근데 한참을 달렸는데도 강이 안나타나고 번화가 처럼 보이는 시내가 나타납니다
분명 아까 봤던 지도상에는 1km 이내에 강이 있는 자전거길로 빠졌어야합니다
또 길을 잃은거 같군요 ㅋ
다시 네이년 지도를 켜서 보니 전 어느샌가 문경 시내로 들어와있었고 심지어 최종 목적지였던 점촌터미널이 근처에 있네요
제 자전거도 이제 서울집에 가고 싶었던걸까요..
하.. 김유신 장군이 왜 말머리를 단칼에 잘라냈는지 알거 같습니다
별수 없습니다.. 김유신 장군처럼 자전거 바퀴를 빼버릴수도 없고 다시 자전거를 돌려
<서울행> - 난 이미 버스에 타고있다. 난 김유신이 아니었다
돌리긴 개뿔 ㅎㅎ
바로 서울로 가는 버스를 홀랑 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고민을 좀 했었던게 체력도 좀 남아있었고 아픈데도 없고.. 해도 아직 떨어지려면 멀었고..
충분히 상풍교까지 갔다올수 있을거 같았습니다
근데 머.. 터미널이 유혹하는데 우찌 안넘어갑니까!!
네..
저의 새재 자전거길 여행은 이렇게 막을 내렸습니다 ㅎㅎ
하지만!!
아직 쓸게 더있다는거.. ㅋㅋ
지금 이 후기를 휴대폰에 찍힌 사진을 토대로 기억을 되살리며 쓰고있는데요 아직 사진이 몇장 더 남았네요
이왕 쓴거 사진 바닥날때까지 써보겠습니다 ㅋㅋㅋ
서울로 올라가는 버스안..
확실히 몸이 피곤했던지 저도 모르게 잠이 들었습니다
근데 제가 어디가서 졸거나 낮잠을 자면 가끔씩 경기를 일으키며 깜놀해서 깹니다 ㅋㅋ
덕분에 제 옆에 앉아가시던 아쟈씨.. 저땜에 깜짝 깜짝 같이 놀라시던데 죄송합니다..
그리고 하나더..
이건 피곤할때 잠들면 나타나는 증상인데.. 약간 앓는듯한 신음소리를 냅니다
근데 그게 주변사람들 말로는 아주 묘한 신음소리랍니다... 앓는소리라고는 좀 다른 먼가 끈적한.. 머.. 그런..
흠.. 버스 통로 건너 옆에 앉아있던 여자분.. 내릴때 저를 보는 표정이 왜 그랬었는지 알거 같군요.. 죄송합니다..
하지만 절대 저는 꿈속에서 이상한거 안했습니다 절대로요!!
그렇게 졸며 깜놀하며 어느덧 서울에 다왔습니다
내리고나서 보니 동서울터미널이 아닌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내렸네요!!
집에 가는 길이 반으로 줄었습니다ㅋ 개이득!!
반미니에서 집까지는 이제 머 눈감고도 갑니다 ㅋ
슝슝슝~ 집으로 ㄱㄱ
<집앞 골목길> - 이번 여행 업힐 최종 보스
드디어 집에 다와갑니다!!
집앞에 극혐 경사도를 자랑하는 저 언덕만 넘으면 드디어 집에 들어갑니다!! ㅋ
집도착!!
<고생한 내다리> - 빵꾸 뽕!
아픈곳 없이 집까지 무사귀환 했습니다
의자에 앉아서 보니 양말에는 빵꾸가 뽕 하고 나있고 정강이는 시퍼렇게 멍들었네요
또 페달에 찍혔겠지요..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정강이가 남아나질 않는군요ㅋ
이제 치맥만 먹으면 진짜 자전거 여행이 마무리 됩니다
<여행의 마무리> - 여행의 마무리는 치맥, 당연히 1인 2닭 4맥
치맥 먹고 끗
근데 저위에 보이는 치킨..
그러니까 금욜날 저녁에 먹던 치킨을 오늘 지금 글쓰면서도 먹고 있습니다 ㅋㅋㅋㅋ
흠.. 여행기도 다썼고 치킨도 다 먹었고 이제 진짜 끝나게 되는군요
헐.. 벌써 두시 다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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