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다가 쓰레기통 안 보이면 집어넣을 비닐 봉지도 종종 챙겨다녔고. 예비의 예비로 3단 우산 두 개 넣고 다니다가, 우산 없이 홀랑 젖은 학생 손에 들려서 보낸 적도 있고... - 비를 피할 자리가 없는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 올 때까지 우산 씌워주는 경우도 종종... - 오징어 + 더러운 인상이라, 그냥 우산을 쥐어주는 상황 or 우산 씌워주는 내내 겁먹은 얼굴로 바라보는 게 좀 서글펐...
솔직히 말하면. 이런 도라에몽 인생은, 지나고 보면 가끔 씁쓸할 때가 있긴 합니다. 손해라고 생각하면 손해가 맞긴 하거든요. 낭비라는 소리도 종종 듣고요.
"내 외모가 조금만 더 괜찮았으면, 이런 식으로 인연이 있을 수도 있을텐데." 이런 씁쓸한 생각이 종종 스칠 때도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이나 지인들의 이야기를 보고 듣다 보면 그런 씁쓸함이 더 진해질 때도 있거든요.
호구 맞습니다. 등/신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은 없어요. 하지만, 이렇게 선의를 가진 사람이 한 명이라도 늘어났으면 하는 마음에. "뭐하러 바리바리 싸짊어지고 다니냐" 라는 소리를 들어도, 꾸역꾸역 생각나는 걸 집어넣고 다닙니다. 운동 겸 이라는 명목으로 스스로를 납득시키면서요.
적어도, 자신보다 젊어 보이고, 어리고, 약한 사람이 떨고 있는 모습을 못 본 척해버린 날. 자러 눕다가 다시 생각났을 때, "돈 아꼈잖아" 라고 납득시키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기도 하고요. "떨고 있는 소년에게 코트를 덮어준 사람" 이라는 배트맨의 대사를 생각하면서. "힘멜이라면 그렇게 했을테니까" 라고 하는 프리렌의 대사를 생각하면서.
넘어져 다친 아이를 치료해주다가 손에 묻은 피를 씻어내다가 "위선자 새끼 ㅋㅋㅋ" 라고 비웃음을 당할지언정. 정말 별 것 아닌 것을 선행이라 포장하는 것일지라도. 그런 알량한 선행이라도,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아서. 그 사람이 그런 비슷한 상황을 봤을 때, "나도 도움받았던 것처럼" 이라고 나서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얄팍하게, 자신을 합리화하면서. 그래도 나서봅니다. 웃기는 짬뽕 같은 위선자라도, 그래도 그 순간 눈물을 닦아줄 수 있다면 충분할 거라고 말이죠.
저는 어릴 때부터 '남들 도와야 한다, 그러면 너에게 다 돌아온다'라고 어르신들에게 배워왔고, 아마 님고 이런 말 들어보신 적 있을 거잖아요. 마음씨가 너무 이쁘세요. 분명 그런 작은 선행들이 다 돌아 올거에요. 같은 보부상이더라도 오직 자신의 다양한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만 들고다니는 사람도 있는데 뭐 그런 사람들도 그럴 이유가 있겠지만, 본문 분도 그렇고 님도 그렇고 어쨌든간 더 나아가 남들에게 작지만 큰 도움을 주셨잖아요. 다 돌아올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