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6월이였나요?
블소 오픈베타가 시작되고 3D, MMORPG라는
처음 접해보는 장르의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손을 놀려가며 하루 한 두시간 씩
꼬박꼬박 퀘스트를 하고 렙을 올려가던때가.
아무것도 모르고 주위 인맥의 도움 하나 없이 시작한 블소.
이런 형식의 게임은 처음인지라
처음엔 화면만 봐도 울렁거리고 어지러웠지만
내가 직접 커스텀을 해서 더 정감가고 애착이가는
캐릭터와 함께 퀘를 하며
무일봉과 화중사형의 일로 엉엉 울어도 보고^.^;...
저마다 다른 NPC들의 숨겨진 속사정과 이야기에
울고 웃었고.
센스넘치는 작명이나 섬세한 연출에 감탄도 해보고.
사람없는 시골섭인지라 던전을 못돌아 혼자 멍때릴때
넉넉하고 성격좋은 분들을 만나 도움도 받아보고.
부족한 실력이라 민폐가 될까 거거붕도 손을 벌벌 떨며 던전을 가던...
그게 벌써 2년째를 향해가고있네요
기나긴 업뎃 주기와 유저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업뎃과 패치, 각종 운영 문제때문에
함께 게임하며 정들었던 많은 분들이 떠나고, 떠나고 있고 하지만...
저는 아직도 블소를 계속 하고있구요.
블게님들이 듣기에 우스우실지도 모르겠지만(...)
첫 만렙을 찍고 바다뱀 보급기지에 첫 발을
내딛었을때 어찌나 설레고 두근거리던지.
그런데 요즘 나온 던전들을 가보면
그 때의 설레고 떨리는 마음은 없고
그저 기계적으로, 아무런 생각없이 던전을 돌고있는 저를 보게 되네요
올해부터 많이 바빠져서 아예 접어버릴까도 했는데,
그러기엔 아직 미련이 남은것 같아요.
내가 처음 시작했던 블소의 그 기억들이,느낌들
그리고 게임을 시작하며 만났던 많은 인연들에 대한 기억이
아직도 남아있어서 그런건지.
정말 잘만들고 재미있는 게임임에는 틀림없는데
인맥을 비롯해 블게님들도 그렇고...
많은 분들이 떠나는 것을 보며 마음이 씁쓸하네요.
새로하거나 다시 시작하려한다는 신규/복귀분들의 글엔
하지말란 얘기가 무조건적으로 달리는거 같고
하드하게 즐기던 분들까지 미련없이 접는걸 보면
내가 처음에 만났던 그 재밌고 사람냄새 솔솔 풍기던...
조금만 노력하면 누구나 즐길 수 있고 재미를 느낄 수 있던
그런 게임은 어디갔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저는 앞으로도 계속 블소를 하겠지만
제가 처음 접했던 그 즐거웠던 게임은 다시금 만나기
힘들것 같단 생각이 드네요.
사족을 붙이자면 지금 현 시스템에 만족하시는 분들도
분명 계시고...그 분들 입장에선 징징글로 밖에 안보이겠지만요~
지금 시스템을 비난하고싶다기보단 그저 예전 블소에 대한 추억글이라 생각해주세용ㅎㅎ
주절주절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 블게에서 거의 눈팅만 하는 편인데...
혹여나 통던 모든 던전 헤딩 / 반숙 / 일퀘 가시는 분들!
같이 가요ㅎㅎ(비4까지는 숙련이고 해적선이나 얼창은 반숙이에요)
오유 블게에 좋으신분들이 많으신거 같아서
같이 통던가보고싶은데...
소심한지라 쉽사리 얘길 못꺼내네요ㅠ.ㅠ
혈풍혈우 솬사 '봄예' 입니다.
다들 좋은 주말 오후되시구요 행쇼 :D
막짤은 자캐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