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종 서울시교육감이 선행학습을 받은 학생에게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다. 학원에서 미리 진도를 떼어 버려 학교 수업을 소홀히 하는 학생에겐 생활기록부에 ‘학습태도가 좋지 않다’는 평가를 적게끔 한다는 것이다.
우선 드는 생각은 국민의 세금으로 높은 월급을 받는 사람이 오죽 할 일이 없으면 공부 잘하는 아이 벌 주겠다는 발상이나 하겠느냐는 것이다. 선행학습 과외를 받은 학생을 어떻게 가려내겠다는 것인지도 알 수 없다. 40점짜리와 90점짜리가 섞여 있는 교실에서 90점짜리는 혼을 내겠다는 생각인 듯하다.
평준화로 모든 학교를 도토리 키재기 식의 고만고만한 특색 없는 학교로 만들어 버린 당국이 2단계로 이젠 우수한 학생들 실력을 억지로 깎아내 중간층에 맞추는 것으로 반신불수 상태의 교육을 아예 요절내 버리기로 작심한 것 같다. 남의 아이가 공부 잘하는 바람에 내 아이가 공부 못하게 됐다는 식의 사이비 평등주의를 교육감이라는 사람이 퍼뜨리고 있는 꼴이다.
유 교육감은 학년제를 폐지하고 단위제(單位制)를 채택해 단위를 빨리 이수한 학생은 먼저 윗계단으로 올라가게 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사람이다. 그 소신은 어디로 가고 난데없이 공부 잘하는 아이 찾아내 회초리를 들겠다고 하는 것인지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다.
유 교육감이 책임자로 있는 서울시교육청이 한 달 동안 연인원 3000명을 동원해 ‘전쟁’ 한다며 호들갑을 부린 고액과외 단속에 걸려든 것은 기간제 교사 한 명뿐이었다. 그런 서울시교육청의 이번 선행학습 아동 단속에는 또 몇 천명을 동원할는지 그저 우리 교육의 앞날이 캄캄하구나 하는 생각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