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계절
메마른 나뭇잎 사이를 지나는
십이월 첫날의 차가운 바람.
코끝을 스치는 하얀 눈에
그대 생각 아련하네.
사랑할 수 없을 바에는
죽도록 미워하겠다는 다짐은,
어느새 녹아 없어진 눈처럼
사라지네.
그저 시린 가슴 안고
보고 싶소
나지막이 되뇌어 볼 밖에.
상처를 간직한 이들에게
겨울은 잔인한 계절.
그리움으로 잇닿은 편린들은
적막한 어둠 속을 달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