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랫만에 동생이 병원에 가는날과 내가 쉬는 날이 겹쳐서 동생병원을 동행한다
소아과 아이들이 만든작품을 전시해 두었다.
가장힘들고 아픈곳에도 희망은 있다.
진료마친 동생이 남산돈가스가 먹고 싶단다.
원래 이런 휴일에 절대 가지 않는 곳이지만 동생이 원하니 같이 가준다.
남산돈가스는 국민학교때부터 30년정도 다녔는데
예전에 사람들 별로 안오고 이럴땐 참 좋았는데 갈수록 별로다.
음식점은 돈을 벌면 맛이 없어진다는 건 대한민국에선 불변의 진리다.
집에 돌아와서 주차장 담벼락에 그려진 코스모스를 담아본다.
누가 그렸는지 왜 그렸는지 모르겠지만
출근할때 퇴근할때 그래도 위안을 주는 그림이다.
어머니는 꽃을 키우는 걸 좋아하신다
아니 뭔가를 키우는 걸 좋아하신다
그 중에서 제일 잘 키운건 내가 아닐까 생각한다.
동생한테 영화를 보자고 했더니
미션임파서블이랑 미니언즈 아니면 안보겠단다
시리즈로 나온건 1편부터 순서대로봐야 되는 개인적취향때문에 미션임파서블은 안되겠고
나이가 30도 훨씬넘은 아저씨가 만화를 보러간다
영화시작전에 담배를 하나 피우러 옥상에 있는 흡연장을 향한다.
해가지고 있다.
뭔가 찍을 수 있을거 같아서 카메라를 꺼내든다.
결과물을 보니 이건 일몰도 아니고 역광도 아니고 이도저도 아닌 아무 의미없는 사진이 나왔다.
담배를 피고 나오니 구름이 예쁘다.
실력이 부족해서 건물이랑 크레인을 피하거나 이용하지 못하고
어정쩡한 사진만 한장 찍는다.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데 쓰레기가 쌓여있다.
쓰레기 쌓아두는데가 맞으니 뭔가를 고발하고자 사진을 찍은 건 아니다.
다만 팝콘이랑 콜라 컵과
빨대 색감이 좋아서 하나 찍어본 것 뿐
집에 돌아와서 쉬려고 하는데
갑자기 밖에서 천둥치는 소리가 들린다.
뭔가하고 보니 집앞 남산타워에서(요새는N서울타워라고부른다더라) 불꽃놀이를 한다.
미친듯이 카메라를 들고 뛰어나간다.
뭘 맞추고 삼각대가져와서 피고 할 시간이 없다
이렇게 예고도 없이 집앞에서 불꽃놀이를 할 줄은 몰랐으니까 아무 준비도 안되있다.
카메라를 P모드로 놓고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IOS값도 바꾸고 셔터속도도 바꿔서 장노출부터 초단노출까지 다 찍어보고 싶지만
언제 끝날줄 모른다 일단 누르고 본다.
아쉽다 많이 아쉽다
5분도 안되어서 상황이 종료된다.
혹시나 쉬는 시간이지 않을까 생각해보며 얼른 방에가서 삼각대를 꺼내오지만
그것이 끝이었다 더 이상의 불꽃놀이는 없다.
이렇게 무난하게 하루가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