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가하면 청와대 기자단이 사전에 질문지를 작성해 청와대에 전달하고 박 대통령이 미리 준비한 \'모범답안\'을 참고해 답변하는 식으로 진행된 기자회견 형식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데요. 기자단이 청와대에 질문을 사전에 전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역대 정부에서도 관행이었습니다. 가장 자유로운 형식으로 진행됐던 참여정부에서도 기본적인 질문들은 사전에 조율된 적이 많았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취임 후 대부분의 기자회견에서 사전에 협의된 질문만 받는 형식을 고수했습니다. 그나마 2011년 4월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관련 기자회견에서는 사전 질문지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진행해 이례적이라는 평이 나오기도 했죠.
이런 관행에 대해 일부에서는 생중계로 진행되는 기자회견이라 대통령으로부터 깊이 있는 답변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기자들이 궁금한 내용에 대해 사전에 충실한 답변 준비를 하는 게 필요하다며 옹호하기도 합니다. 생중계로 진행되지 않는 정치인 인터뷰를 진행할 때도 사전에 질문지를 작성해 답변을 준비하도록 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어찌된건지는 잘 몰라도 재밌는건... 대본엔 두번째 기자가 ytn인데 실제 방송에선 mbc...
다음 질문하실 기자분 손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MBC의 박성준 기자 질문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자] 안녕하십니까? MBC 박성준 기자입니다. 저는 두 번째 질문으로 한반도 문제 여쭤보겠습니다. 대통령님께서는 국정 기조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한 평화통일 기반 구축을 추진하고 계십니다.....
무엇보다 11년 전 노 전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은 기자실이 내외신에 전면 개방된 개방형 등록제 실시 첫날에 이뤄져 더욱 주목을 받았습니다. 기자회견 진행도 사전에 질문자를 배정하지 않고 이해성 당시 홍보수석 비서관이 즉석에서 기자들의 이름을 지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당연히 질문권을 따내려는 기자들의 신경전이 치열했지요.
자유로운 대화와 소통이 있는 기자회견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노무현정부 시절을 제외하면 그야말로 짜여진 각본에 따라 정해진 질문만 던지고 정해진 답변만 합니다. 아무런 자율성이 없는 것이지요.
그토록 탈권위를 외쳤던 노무현 식 정치, 이제 더 이상 한국정치에는 상정할 수 없는 그림입니까?
이와 관련 윤승용 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은 8일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사전 각본이 없이 진행됐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밝혀 눈길을 끌었다.
윤 전 수석은 "청와대 기자단이 자율적으로 질문권과 질문 내용을 정리하도록 했다"면서 "기자단은 회의를 열어 질문권을 배분하고 정치·경제·사회·외교 등 여러 분야로 나누어 질문 내용을 정했다. 기자들은 사전에 질문 내용을 청와대측에 알려주지 않았다. 바로 이게 생중계 기자회견의 묘미일 것"이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