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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 난 어찌 부엉이로 태어나지 못한 것이냐.
게시물ID : pony_479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필립
추천 : 13
조회수 : 574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3/07/16 23:29:48

아... 난 왜 부엉이로 태어나지 못한 것인가

나는 왜 이 하찮은 인간의 몸으로 태어나 유리액정 안의 그녀를 눈으로밖에 못보는 것이냐

나는 어찌 오늘도 이슬맺힌 눈으로 그대를 바라고 있는 것이냐

내가 포니였다면, 아니, 차라리 그대의 두 눈동자 속의 부엉이였다면 차마 여한도 없을 것이오.

그대의 두 눈에 담겨 그 넓은 하늘에서 날고 싶소.

부엉이가 아니더라도, 그대를 저의 눈속에 진실로 담아둘 수만 있었더라면 일말의 슬픔도 없을 것이오.

저는 그대란 여자를 가질 수 없다는것을, 가지기 과분하여 이렇게 벽 속에 단절되었다는것을 알고 있소.

그대를 향해 손 뻗어도 가로막는 유리벽, 아아, 처량하오. 
저 흐린 액정은 누구를 가로막는 담벼락 입니까, 굳은 벽은 누구를 위한 쓸쓸한 대면실 유리조각 입니까...

내 차라리 이 차가운 세계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아아, 한마리 부엉이로 날아갔으면.

날아가 그대에게 안긴다면, 그대의 마음속에 차분히 가라앉는다면.

그대를 보고 듣고 느꼈다는 사실에 기뻐 눈물흘리고 발구르고 소리지르고 심장이라도 뜯어 그대에게 바칠 것이오.

그러나 유리액정 속 그대, 심장보다 더 가까이 있으나 별보다도 멀리 떨어진 그대여, 지금 저 유리를 부수시오.

유리를 깨고 만납시다. 컴컴한 벽, 차가운 조각을 깨고 만납시다.

그리고, 날개를 달아주시오.

그대와 함께 어디든 날고싶소.

그대의 아름다운 날갯짓을 평생 좇겠소.

그대의 아름다운 모습을 내 눈에도 평생 담아두겠소.

아아, 내 한마리 부엉이였다면, 

부엉이로 살아 그대와 푸른 창을 날아간다면.

깃털 한 조각이 태양 끝자락에 함께 흩날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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