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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과거] 산문 - 인기 있는 남자애
게시물ID : readers_47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멍청멍청
추천 : 2
조회수 : 24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12/02 06:39:29


눈을 맞으며 그녀가 서있었다.


"늦었잖아!"

"아, 미안~ 헉헉.... 눈이 갑자기 와서.... 헉헉.... 차가 많이 막히네. 봐줘~ 평소에는 안 늦었잖아. 대신 커피 살게."

"야, 커피이이~?? 커피로 끝이야? 이 추운 날에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데!"

"아, 알았어 알았어. 일단 OO베네 들어가서 얘기하자. 몸도 녹이고."


겨우 한번 늦은 거 가지고! 라고 말하는 듯한 억울함이 남자 얼굴에 다 비친다.

여자는 속으로 피식 웃으면서 남자와 팔짱을 끼고 커피숍에 들어간다.


여자와 남자가 주문을 하고 막 자리에 앉았을 때

"쨍그랑"

머그컵 깨지는 소리가 났다.


"에이, 가방 다 젖었잖아."

컵 깨지는 소리 때문에 순간 그곳으로 이목이 집중돼서 그런지

꽤 멀리 있었지만 투덜대는 소리가 여자와 남자가 앉아있는 곳까지 들렸다.

그 소리를 낸 주인공은 자신한테 주목된 시선들이 민망했던지 카운터로 가서 뭔가 얘기한다.

아마 닦을 만한 걸 달라는 거겠지.


여자와 남자는 다시 서로를 쳐다보면서 얘기를 시작했다.

"자기가 실수해서 자기 가방에 흘렸으니 누구한테 뭐라 할 수도 없네."

"그러게 말이야."


"아, 근데 가방 젖은 거 보니까 뭐 생각나는 거 없어?"

여자가 뭔가 생각난 듯이 남자에게 물었다.


"응? 뭐?"

"우유팩."

"모르겠는데?"

"으이그, 네 일인데 왜 내가 기억하고 있냐. 우리 초등학교 때 너 뛰어놀다가 네 가방 네가 밟아서 안에 있던 우유팩 터뜨린 적 있잖아."

"아.... 그 때! 어떤 여자애가 내 가방 털고 닦고 해줬는데.... 캬... 옛날 생각난다."


남자가 '어떤 여자애'라고 말하는 순간에 

여자 속에서는 쿵! 하고 돌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여자는 설마... 하면서 계속 물어본다.

"그 애가 누군데?"

"이름은 까먹었는데.... 언제적 일인데 그게."

"어떤 여자애였는지는 기억나?"

"그냥 뭐.... 조그맣고 조용한 여자애?"

"혹시 안경쓰고 말 별로 없고....?"

"응, 맞을걸?"

"그게 다야...?"


여자 얼굴에 실망한 표정이 순간 확 번졌지만

아무래도 남자는 커피 호로록 거리느라 못 본것 같다.

멍청이.

"어렸을 땐데 뭘. 게다가 그 때 공 차고 노는 데만 정신 팔려가지고 여자는... 크으... 아깝다! 걔가 나 짝사랑한거 아냐?"

"야! 누굴 앞에 두고!"

"어이쿠, 죄송합니다."


여자는 여기서 질 수 없다는 듯이 따졌다. 

이 상황에서 '어떤 여자애'의 짝사랑으로 결정까지 나버리면 

억울해서 잠도 안 올 것 같은 여자였다.

"그리고 걔는 너 안 좋아했을걸?"

"응?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너 남자애들한테만 인기 있어서 반장 뽑힌 적도 없잖아."

"에이, 그거 가지고는...."

"뭐? 그때 걔랑 얘기해본 적도 없잖아."


별 상관도 없는 '어떤 여자애' 얘기를 계속 캐내는 여자에 뭔가 이상한 기분을 느낀 남자였다.

그냥 질투려니 생각하는 남자. 달래주기로 마음먹는다. 초등학교 때 일로 질투한다니 귀엽기도 하고.

"아...그건 맞는데... 너 왜 짜증내냐. 질투하는 거지? 히히히. 아까 아깝다는 건 농담이지~"

"너는 그 때 멍청한 남자애들 아무것도 못하고 벙~쪄 있을 동안 네 가방 털고 닦고 해준 여자애 이름도 기억 못하냐."

"에이~ 뭐 그런거 가지고 그래~ 우리 초딩 때면 몇 년전이냐. 히히히"


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여자 기분을 풀어줘야겠다고 느낀 남자가 배시시 웃었다.

여자는 포기한 듯이 에휴 하고 한숨을 내쉰다.

"아.... 그러고 보니 고맙단 말도 못했네. 헤헤헤".

"......이 멍청이, 지금 뭐가 좋아서 웃고 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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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youtube.com/watch?v=iJtj9Itllas


가을방학 - 인기 있는 남자애

여기서 모티브를 따왔어요.


이 동영상도 나름 가사 얘기를 하고 있는데

제 머리속 이야기하고는 많이 달라서

제 나름대로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써봤어요.


가사를 쭉읽다보면 "야 그거 나였잖아 멍청아!!" 라고 말하는것 같아서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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