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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브금] 정신병원
게시물ID : humorbest_4797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희망로13길
추천 : 25
조회수 : 10947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5/31 12:43:51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5/16 22:24:58
나는 정신병원 의사였다. 내가 일했던 병원에는 중증 정신병자들이 모여있었다. 일이 많이 힘들어서 그런지 몰라도 그런 데서 일하는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무척 짧다. 그때 내 밑에는 유능한 조수가 있었다. 그는 정신병자들한테도 인기 있었고, 일도 잘 했다. 어느날 그가 재미있는 이론을 제시했다. 「정신 분열증은 정신병이 아닐지도 몰라요. 사실 우리처럼 정상적인 사람한테는 보이지 않는 세계가 존재하고 정신 분열증 환자한테는 그 세계와 우리가 보는 세계가 섞여 보여서 행동이나 사고가 이상해지는 게 아닐까요?」라는. 과학적으로는 전혀 신빙성이 없는 이론이었지만 그는 자신의 이론을 굳게 믿고 있었다. 나는 그냥「재미있는 의견이군」하며 흘려 들었다. 어느날 그가 급하게 나를 찾더니 「굉장해요! 이것 좀 한 번 봐주세요!」라고 했다. 뭔지 보러 갔더니 환자 두 명이 프리룸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확실히 중증 정신병자들이 대화를 나누는 건 드문 일이지만 그들의 대화는 서로 전혀 이어지지 않는 혼잣말이라 대화라고는 볼 수 없었다. 조수의 의견은 이랬다. 그들의 대화는 분명 이어진다. 다만 지금 대화로 보이지 않을 뿐 이다. 만약 그들이 둘이 아니라 셋이서 대화하고 있는 거라면? 그들은 지금 보이지 않는 한 명을 포함한 세 명이서 대화하는 게 아닐까? 나는 잠시 놀랐지만 이내 「그건 우연이야」라고 흘려 넘겼다. 하지만 조수는 분명히 ”안 보이는 사람”이 여기 있다는 것을 토대로 더 연구해 보고 싶어했다. 그는 그 날부터 일은 거의 제쳐두고 그 "안 보이는 세계" 의 "안 보이는 사람" 을 필사적으로 연구했다. 그는 나에게 「언젠가 분명 저도 그걸 볼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되면 현대 사회를 뒤집는 대발견이 되겠죠.」라고 했다. 그러던 어느날 그가 나에게 달려 왔다. 「보인다! 보인다! 보인다! 하하하하하하하하」 라고 외치며. 나는 바로 일을 그만뒀다. 그는 아직 그 병원에 있다. 의사가 아닌 환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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