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에 방문한거라 최신소식은 아님을 착한 오유님들은 용서해주시겠죠...)
(개인적인 방문기라 일기형식으로 반말체로 썼습니다. 양해부탁드려요..마음에 안드시는분은 안녕히가세요..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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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이라 까마득 하지만 특이했던 가게로 기억에 남는다.
이름조차 다른 가게들과는 사뭇 틀리다. 지구당. 당최 어떤목적의 가게인지 이름만 들어보면 미묘하기만 하다.
여러 블로그에 소개나와있듯이 주인장의 마인드도 조금 특이하신 분 같은지 평들을 보면 호불호가 갈리는듯 하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절대 2인 이상 단체는 (2인이상이 단체라는것인지부터가 미묘하다.) 정중히 사양하는듯 하다.
가게의 컨셉이 혼자서오는 손님들이 조용히 음식에 집중하며 먹고 조용히 나가는 컨셉인것같다. 어떤 이들은 말하길 가게내에서 음식을 먹으며 옆사람과 수다라도 떨라치면 오히려 눈총을 받는분위기라고한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이야기인가. 나같은 솔로들에게는 찬양할만한 집이다. 이런 분위기라면 혼자서 가도 어색함에 바쁜 도시여자놀이(테이블에 혼자 앉아 있지만 나는 절대 친구가 없어서 혼자온것이 아니고 일이 바빠서 어쩔수없이 혼자 먹으러 들어온것이다. 보라 이렇게 핸드폰으로 무언가 업무에 집중하는듯한 행동을 하지않느냐-라는 포스를 뿜으며 핸드폰을 손에들고 주문한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는 놀이.)를 안하면서 음식을 기다리고 여유롭게 먹고 나올 수 있는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정말 아름다운 마인드의 가게아닌가. 이곳의 주인은 솔로들의 유리알같이 섬세하고 여린마음씨를 너무나 훌륭히 캐치하고있다.
물론 주인이 이 가게 컨셉을 그리 잡게된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 훌륭한 마인드의 가게를 방문해서 오야코동을 먹어본것이 위의 사진.(물론 난 친구와 둘이서 방문했다. 처음 가는집은 어쩐지 무서운법이니까..)
맛은 그렇게 나쁘지 않다. 나는 미식가도 아닐뿐더러 여러 유명 맛집을 전전하는 파워블로거도 아니고 그저 시내의 푸드코트에서 나오는 순두부백반도 맛있다고 흡입하는 지극히 일반적인 입맛의 소유자이니 이렇다할 맛 평가는 못하겠다. 그리고 나는 닭고기와 계란을 매우 좋아하므로 예상대로 지구당의 오야코동은 맛있게 잘 흡입했다.
소문대로 가게 분위기는매우 조용했다. 나는 평소 음식을 씹으며 소리내어 먹는 타입은 아니지만 여기서 오야코동을 먹다보니 평소엔 느낄수 없었던 음식을 씹는나의 구강구조에 의한 소리가 참으로 다채롭다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반찬으로 주는 깍두기를 씹는 소리조차 너무나 크게 들려서 내가 깍두기를 씹을때마다 가게내의 모든 이들이 날 노려보지는 않을까 걱정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숨막히게 묘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물론 싫어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나는 마음에 든다. 내평생 이렇게 깍두기를 애지중지 씹어삼킨적이 없다. 지구당은 나에게 소중한 경험을 선사했다. 사진을 좀더 찍어올껄 그랬네.
어쨌든 나름 재미있고 맛있는 가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