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남편과 결혼한 지 6년차 여자 사람입니다.
한국 드라마를 거의 보지 않는데, 하도 여기저기서 박보검씨의 엄청난 미모에 대한 찬사글이 많이 보여서 뒤늦게 구르미 그린 달빛을 보기 시작했어요.
와... 진짜 명불허전... 드라마 퀄리티나 스토리 따윈 생각할 시간도 이유도 없이 그냥 남주 얼굴 하나로 모든 것이 완벽한 느낌, 오랜만이네요.
남편과 연애를 시작했던 게 9년 전이다보니 이제는 연애 초기의 설레임은 가물가물 생각도 안나는데
남주랑 여주랑 "이거슨 사랑? 아니면 나만의 착각?" 이런 오해하는 장면에 두근두근 감정 이입하며 드라마를 보고 있었어요.
근데 남편이 자꾸 제 앞을 왔다갔다하면서 계속해서 애교질을 하는거에요.
원래도 제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동물 흉내내고 그러기는하는데(... 생각해 보니 일종의 구애의 몸짓인가...?),
제가 드라마에 집중하고 있으니까 장난친다고 더 그러더라구요.
그런 남편 모습이 웃기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그러면서
'드라마 여주 남주가 결혼해서 살아도 우리보다 꿀떨어지게는 못살껄!'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혼생활은 현실이니까, 힘든 일도 있고 싸울 때도 있지만,
저를 웃게하기 위해 애를 쓰는 남편과 함께하는 일상이 즐겁고 행복하고 감사하다는 생각도 들구요.
그리고 드라마를 보며 느낀 두근거림이 전이되어서인지 남편이 갑자기 엄청 잘생겨보였습니다.
박보검하고 비교를 할 정도로 객관성을 잃지는 않았지만, 우리 남편 머리 숱이 좀 없어서 그렇지 피부도 곱고 눈도 엄청 맑거든요.
남편이 허그해달라고 두팔을 벌리고 다가오길래 안아주는데 주책맞게 심장이 뛰더라구요.
안자마자 방구끼고 냄새맡게만 안했으면 오랜만에 므흣해질 뻔 했는데... 그럴까봐 방구꼈니...
아... 뭐지... 자랑하려고 글을 썼는데 방구 얘기로 끝나버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