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번 꽃 떨어지면
충분히 널 즐겼다 말하지않을테다.
충분히 널 보았다 말하지않을테다.
충분히 널 맡았다 말하지않을테다.
충분히 널 쓰다듬었다 말하지않을테다.
결코,
떨어진 널 보며 허망히 만족하며 뒤돌지 않을테다.
살아있는 널 충분히 사랑했다 생각했다.
꽃잎이 파슬파슬 만개했을때 이보다 더한 행복은 없을거라고 생각했다.
꽃 잎 하나둘 떨어져 아련한 바람에 어지러이 휘날릴때
이만큼 사랑했으니, 결코 후회할 일 없다 자만했다.
다시 한 번 꽃 떨어지면
꽃 하나는 내 방 책상 위 올려놓고
꽃 하나는 꽃가지꺾어 화병에 넣어두고
꽃 하나는 널 짜내어 가는 곳 어디에든 너의 냄새 맡으며
꽃 하나는 씨앗캐내어 다시 너를 틔울테다.
너의 추억 하나하나 박제해 액자에 걸을테다.
하지만 무얼하나 살아있지 않은것들로.
그저 죽어가는 기억들 하나하나 다듬으며
제발 내게 돌아오라 꽃에게 간청할 뿐이겠지.
함께할 수 없는 시간에 절망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