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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청소년 시국선언
게시물ID : sisa_48121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고리독터
추천 : 13
조회수 : 705회
댓글수 : 36개
등록시간 : 2014/01/12 11:13:48
 지난 여름, 국민을 지킨다는 국가 최고의 정보기관은 지역감정 조장과 역사왜곡으로 국민을 분열시키고, 누구보다 공정해야 할 수사기관은 증거를 파쇄하고 허위로 수사발표를 하며 선거에 개입해 여당 후보를 도와 야당 후보를 낙선시키려 했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국정원은 이를 덮기 위해 국가기밀을 공개했고, 이것이 선거전 이미 여당에 유출되어 선거에 이용되었다는 의혹까지 일었습니다. 
 이처럼 배워온 것과 너무도 다른 현실에 분노한 저희 청소년들은 지난해 제헌절, 시국선언을 했습니다. 당시 저희는 잘못된 일들이 바로잡히기 전까지 절대 꺼지지 않을 것이라 했습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반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악화되기만 했습니다.
 선거개입 의혹은 국가기관 전반으로 확대되었습니다. 그러나 사건을 수사하던 수사과장은 좌천되었고, 특별수사팀장은 정직처분을 받았으며, 검찰 총장은 '인사권자가 나가라하니'하며 사퇴했습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한 국정조사는 집권여당에 의해 파행을 거듭하며 사상 초유의 선서거부와 각종 황당한 어록만을 남긴 채 끝났습니다. 
 대통령 사퇴를 주장한 민주화유공자 신부님은 종북신부로 몰려 검찰수사가 착수되었습니다. 대통령 탄핵소추권까지 가진 국회의원은 '부정선거 불복' 한마디에 제명이 추진되었습니다.
 떳떳하다면 진실을 밝히십시오. 진실을 찾는 사람들을 벌주고 거론조차 막는 모습은, 불법부당한 방법으로 집권한 독재정권에서 보이던 모습입니다.
 한편, 철도노조가 민영화 논란을 일으킨 정부 정책에 반대하여 파업에 돌입하자 일주일만에 8565명이 직위해제당하고 194명이 고소당했으며 지도부에겐 체포영장까지 발부됐습니다.
 최근엔 철도노조 지도부가 있다는 의심만으로 경찰 5000명이 수색영장도 없이 신문사 건물에 무단침입해 건물을 다 파손하고선 시민과 기자를 포함해 130여명을 무차별연행하고 최루액과 물대포를 뿌렸으나, 철도노조는 거기 없었습니다.
 이는 국민의 기본권이 지켜지는 국가라면 있어선 안될 불법침입입니다. 그저 의심된다며 아무 집에나 쳐들어가 집을 깨부수고 막는 사람들을 연행해가도 되는 것입니까?
 거기다 공무원노조는 게시판에 올라온 문재인 지지글로 압수수색을 당했고, 교직원노조는 해직자들을 받아줬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불법화되었습니다. 얼마 전엔 민주노총 총파업에 가는 것을 막겠다며 지하철 출구와 거리 등을 봉쇄하고 차벽을 치는 일이 있었습니다.
 '타협하면 미래가 없다'던 박근혜 대통령에게 묻고 싶습니다. 지금 대통령으로서 헌법의 원칙을 지키고 있는 것입니까? 박근혜 개인의 원칙만을 지키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자신만의 원칙을 위해 국민을 짓밟는 것은 '독재'입니다. 민주주의란 서로 다른 의견이 대화하고 타협하는 것입니다. 당신은 독재국가의 독재자가 아니라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대통령입니다. 국민대통합, 100% 대한민국을 말하던 박근혜 후보는 어디로 갔습니까?
 몇 달 전엔 일제강점기와 독재를 정당화하는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했습니다. 그리고 민주공화국의 근간을 일제에서 찾는 교수가 대한민국의 역사를 책임지는 국사편찬위원장에 임명되었습니다. 정부는 식민지배와 독재로 인한 희생은 가르치지 않고 '그래도 결과는 좋았다'고만 가르치려 합니다. 결과를 위해선 어떤 잘못된 짓을 해도 된다는 것입니까?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그런 가치관을 심어주려는 저의가 무엇입니까? 부정을 저질러서도 이기기만 하면 된다, 진실을 찾는 사람들 쫓아내서라도 넘어가기만 하면 된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짓밟아서라도 자신만의 원칙만 지키면 된다고 정당화시키기 위함입니까?
 진실을 찾으면 징계 받고, 수사 받고, 제명당합니다.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면 일자리를 잃고 수배자가 됩니다. 의심만으로 남의 건물을 깨부수고 사람들을 연행해갑니다. 이것들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입니까? 이것은 역사책이나 시대극에서나 봤던 것이지 저희가 살아가는 세상이라고 배운 것들이 아닙니다. 저희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주려는 것입니까? 정의는 교과서 안에만 있는 것입니까? 아니, 이젠 교과서에서마저 정의를 없애려고 하지 않습니까?
 이런 몰상식한 세상 때문에, 최근의 대자보 열풍이 보여주듯 수많은 젊은이들 역시 안녕하지 못합니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지켜왔던 역사 속 선배들처럼, 불의한 현실을 보고만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나라의 미래이자,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이 땅의 수많은 부모님들의 피로 얻어낸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물려받고자 정부에 요구합니다.
 하나, 국가기관의 선거개입에 대해 특검으로 진상을 규명해 책임자를 엄중 처벌하십시오.
 둘, 남재준 국정원장, 황교안 법무장관을 파면하고 관련기관들을 혁신해 일련의 사태의 재발을 막을 확실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십시오.
 셋, 민주국가의 정부라면 다른 의견을 존중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설득하십시오.
 넷, 일제강점기와 독재를 정당화하는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검정을 취소하고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을 해임하십시오.
 다섯, 대통령은 일련의 사태를 계속 방조하며 헌법의 수호자로서의 직무를 유기하겠다면, 모든 사건의 가장 큰 수혜자이자 관련기관들의 상관으로서 직접 책임지고 사퇴하십시오.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했습니다. 진실은 언젠가 밝혀지고 죄를 지으면 언젠가 벌을 받습니다. 우리의 역사가 그것을 증명하고 이 땅이 그것을 기억합니다. 그 새벽이 올 때까지, 저희는 유관순 선배처럼, 김주열 선배처럼, 어둠을 밝히는 촛불이 되어 절대 꺼지지 않을 것을 다시 한 번 선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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