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고2 2학기 접어들 때 쯤이었뿡. 문득 '소중한 고딩 시절에 잊지 못할 추억을 갖자'는 생각을 했뿡. 그래서 학교 파하고 동네 대학교 안에 있는 이발소에 가서 머리를 깨끗하게 밀어버렸뿡. 다음은, 고딩이 밀었을 때의 장단점.
* 단점 1. 샘들의 관심과 사랑 독차지 : '야 대머리 나와서 풀어봐'. '대머리 읽어봐'. '사회에 불만있어?' 온갖 관심과 사랑이 집중되어서 학교에 있는 동안은 1초도 방심할 수 없뿡.
2. 화상주의 : 그때 운동장에서 하던 조회가 잦았는데 그때마다 머리에 화상을 입는 것 같은 고통을 느꼈뿡. 교장쌤도 대머리셨는데 훈화를 길게 하셨던 걸 보면 피부가 햇빛에 적응이 잘 되셨던뿡.
3. 동정주의 : 당시에 등하교를 자전거로 했는데 언제부턴가 등하교길에 이상 야릇한 시선을 느꼈뿡. 어느 날은 횡단 보도 건너려고 기다리는데 사람들이 신호등은 안보고 나만 봤뿡. 쑥쓰러워서 고개 숙이고 있다가 살짝보니 신호 바뀌어서 자전거 패달 밝고 나아가는데, 누가 갑자기 박수를 쳤뿡. 그러자 사람들이 다들 날 보며 박수를 쳤뿡. 멘붕왔고 다음날부터 등하교 때 모자쓰고 다녔뿡. ㅠ ㅠ
4. 기타 소소한 것들 : 별명이 바뀌었뿡. 머리가 조금 자라자 친구쉐키들이 또 밀기를 강요뿡. 사람들 시선에 조금 무감각해졌뿡. 그 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