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웃기고 답답해서 글 올려봅니다.
전 2년전에 제주로 이사를 내려왔어요.
일년 변두리 아파트에서 어찌어찌 살다가 세가 비싸서 좀 저렴한 곳으로 이사를 하려고 알아보던 차에
"무지 넓은 아파트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일단 상담" 뭐 대충 이런 게 올라와 있어서 머지 하고 알아보았더니
오십사평 아파트가 보증금 천에 연세(여긴 일년치 월세를 한번에 냅니다)700 인거예요.
잠깐 고민했습니다. 뭔가 있다..사람이 죽어 나갔던지..귀신이 나오던지.. 아니고서야 이런가격에 이런집이..
여튼 전 정말 잠깐 고민만하고 바로 계약을 하고 이사를 했죠. 부동산에서는 식구만 없으면 무조건 괜찮대요. 전 고양이 세마리에 솔로거든요.
이사 당일. 주섬주섬 짐을 정리하고 있는데 갑자기 누가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더군요. 1층에 사시는 노부부 내외분이었죠. 전 2층 삽니다.
집안 구석구석을 훑어 보시더니 "이 집에 숨겨놓은 애는 없겠지?" "내 말만 잘 들으면 이뻐해줄께.." ...순간 이건 뭔 시츄에이션...
그 이후.. 아침, 저녁 수시로 전화와 급습.. 시끄러워 못살겠으니 당장 나가라.. 애들 뛰어다니는 소리 다 들었으니 좋은 말 할때 나가라..
하나님이 너희를 심판 하실것이다.. 사탄의 자식들..
전 솔로예요.. 시내에서 가게를 하고 있어서 저녁에 나가서 아침에 들어옵니다...애는 갖고 싶지만 안생겨요...
정말..피를 말리는 시간이 시작된거예요. 헬게이트가 열린거예요.
알고보니 전에 살던 사람들도 아래층 등살에 계약기간 못채우고 쫓겨나듯 나간거예요.
집에서 세탁기도 안돌렸어요.. 진공청소기도 안 돌렸어요.. 일년동안 까치발 들고 다녔더니 각선미가 예술이 되었어요..
그러던 어느날 대박난게 새벽에 가게직원들이랑 밥 먹고 있는데 전화가 온거예요. 할머니에게..
"왜 새벽에 집에서 술먹고 춤추고 지랄이야!!" ...."지금 집에 아무도 없어요 어르신.." 거짓말이래요..경찰불렀습니다.
전 가게 앞에 있었으니 당연히 저보다 경찰이 먼저 출동해 있었고 이래저래 상황설명을 하고,
할머니에게 문 열어드릴테니 들어가서 검사하시라고 했죠. 싱크대까지 다 열어보시더니 음..하시고 그냥 내려가시는겁니다...
그 이후로요.. 전 아파트에서 왕따 비슷한게 됐어요.. 아파트가 지어진지 30년이 다 되어가는 건물인데, 이 할머니가 여왕벌 비슷한거 였어요..
주차선을 넘은것도 아니고 차가 살짝 비뚤어져만 있어도 바로 관리실에서 전화와요. 이쁘게 세우라고..
여차저차 재계약하는 날이 되었어요. 이 집은 개인소유가 하니라 병원사택인데.. 병원에서 전화와요..집 빼라고..할머니 등살에 자기들 죽을것 같대요..
이사비용 주시면 저도 얼마든지 언제든지 나갈 용의가 있습니다.. 못 준대요..
아직 계약기간이 일년이 남았고 그 전에 나가라시면 이사비용은 주셔야지요..못준대요..
괜히 사람 잘못 들여서 자기들이 고생한다고 나한테 궁시렁대요... 집에서 조용히 있느라 공중부양할판인데...
저..집 살거예요.. 여러분 옛날 어르신들이 집에 집착하시는 이유가 다~~~~~~~~있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