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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5반 천인호, 6반 박영인, 10반 이다혜 생일입니다.
게시물ID : sewol_481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르조미워
추천 : 14
조회수 : 471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6/01/05 10:19:09
세월호 참사 630일을 맞이하는 1월 5일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5반 천인호 학생, 2학년 6반 박영인 학생, 2학년 10반 이다혜 학생의 생일입니다. 반 순서대로 소개합니다.

2학년 5반 천인호 학생입니다.

천인호.jpg

인호는 누나가 둘 있는 막내이고, 학교에서는 제과제빵 동아리에서 활동했다고 합니다. 이 외에 인호에 대해서는 알려진 이야기들이 별로 없습니다. 
다만 참사 사흘째이던 2014년 4월 19일에 인호 어머니께서 해주신 인터뷰가 유튜브에 남아 있습니다. 인호 어머니는 다른 부모님들처럼 참사 소식을 듣고 팽목항으로 내려가셨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보는 참상은 언론에 보도되는 상황과 너무나 달랐습니다.

언론에서는 수색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벌써 잠수사들이 4층으로 진입했다, 식당칸으로 진입했다, 배 안쪽으로 들어갔다면서 마치 구조와 수습이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팽목항에서는 날씨가 나쁘다, 유속이 너무 빠르다, 등등 핑계를 대면서 해경도 해군도 수색을 미루고 느적거리고만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가족들이 자비로 배를 빌려 세월호에 접근하려고 하자 그것만은 적극적으로 막았다고 합니다.

4월 19일이면 아직 에어포켓과 생존자에 대한 희망이 사라지지 않았던 참사 초기입니다. 인호 어머니는 인터뷰에서 지금이라도 아이들을 살릴 수 있으니 제발 구조해 달라고 절규하셨습니다. 그러나 인호 어머님의 절박한 외침은 그 어느 언론에도 보도되지 않았고 인호는 구조되지 않았습니다.

같이 생일을 맞이한 2학년 6반 박영인 학생입니다.

박영인.jpg

영인이는 630일째 집에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630일, 2014년 봄에서 2015년을 지나 이제 2016년에 들어섰는데도 영인이는 여전히 진도 앞바다 44미터 얕은 해저에 뒤집힌 세월호 안에 갇혀 있습니다.

영인이는 형이 하나 있는 두 형제의 막내입니다. 또래의 십대 소년들과는 달리 부모님과 같이 있는 것을 무척 좋아하고 부모님하고 같이 다니는 것도 좋아해서 영인이네는 가족끼리 여행도 많이 다녔습니다. 영인이 어머니 핸드폰 속에는 영인이랑 부모님이랑 여행가서 같이 찍은 사진들이 가득합니다.

영인이는 운동을 좋아했습니다. 학교에서는 볼링부에서 활동했고, 아버지랑 같이 야구경기를 보러 다니고 집에서도 아빠가 야구 보고 있으면 영인이도 옆에 붙어 앉아서 같이 봤습니다. 영인이 어머님은 영인이가 원하는 건 대체로 뭐든지 다 해주려고 하셨지만 영인이가 갖고 싶어했던 축구화는 너무 비싸서 사주지 못하셨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뒤에 영인이 부모님은 영인이가 하루빨리 돌아오기를 기원하시면서 팽목항에 영인이가 그토록 원했던 축구화를 사서 바다가 잘 보이는 곳에 놓으셨습니다. 그러나 영인이는 여전히 돌아오지 못하고, 축구화는 여전히 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영인이보다 영인이 가방이 먼저 돌아왔습니다. 영인이 어머니는 영인이 가방에서 나온 교복과 옷가지를 깨끗이 빨아서 간직하고 계신다고 합니다. 2014년 11월, 팽목항에서 실종자 수색 종료가 선언되었을 때 영인이 어머니는 수색종료 선언 보도가 끝난 뒤에 쓰러져서 통곡하셨습니다.

참사 630일, 세월호 안에 아직 사람이 있습니다. 영인이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함께 생일을 맞이한 10반 이다혜 학생입니다.

이다혜.jpg

다혜는 네 살 터울 남동생이 하나 있는 맏딸입니다. 집에서 다혜는 맞벌이하시는 부모님께 듬직한 맏딸이었고 남동생을 잘 챙겨주는 살뜰하고 다정한 누나였습니다. 

학교에서 다혜는 친구들을 좋아하고 선생님을 존경하며 학교생활을 잘 해 나가는 모범생이었습니다. 다혜는 아이들을 좋아하고 학교를 좋아해서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어줄 수 있는 수학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수학여행을 떠나게 되었을 때 다혜는 무척 신이 나서 들떠 있었습니다. 여행가기 전날에 가방에 친구들과 함께 먹을 간식거리를 가득 싸두고, 제주도에 빨리 가고 싶다며 즐거워했습니다. 수학여행 출발 당일인 4월 15일, 다혜는 저녁 7시쯤 엄마한테 전화해서 안개 때문에 배가 떠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시무룩하게 말했습니다. 그러나 두 시간쯤 더 지나서 밤 9시경, 다혜는 다시 엄마한테 전화해서 배가 제주도로 출발한다고 신이 나서 이야기했습니다. "제주도에 도착하면 전화할게." 그것이 다혜의 마지막 목소리였습니다.

다혜 부모님은 아직도 다혜 방의 책상, 침대, 화장대 등 다혜가 쓰던 가구와 물건들을 그대로 간직하고 계십니다. 다혜는 이제 엄마 꿈에 종종 나와서 안부를 묻고 간다고 합니다. 오늘 밤에도 다혜가 엄마 꿈에 나와서 꼭 안아드리면 좋겠습니다.



세월호 630일, 참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안산 합동분향소 전광판 #1111 로 문자 보내 인호, 영인이, 다혜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소중한 우리 아이들, 교육부에서 결정하고 학교에서 보내준 수학여행을 떠났고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 가만히 있었을 뿐인 우리 아이들과 630일째 돌아오지 못하는 영인이, 그리고 은화, 다윤이, 현철이, 고창석 선생님, 양승진 선생님, 혁규와 혁규 아버지 권재근님, 이영숙님, 아홉 분의 미수습자를 잊지 말아 주세요.

1월 12일 화요일은 단원고등학교 졸업식입니다. 졸업식 후에 세월호 형제자매들과 함께 단원고 416교실 존치 피켓팅이 진행됩니다.
출처 5반 천인호 10반 이다혜:
https://www.facebook.com/sewolhoTV/videos/vb.704666912980780/910502069063929/?type=2&theater

6반 박영인:
https://www.facebook.com/sewolhoTV/videos/vb.704666912980780/910562929057843/?type=2&theater

5반 천인호 어머님 인터뷰:
https://www.youtube.com/watch?v=2X-hKKeWi3c
https://www.youtube.com/watch?v=MYex6IcD0m8

한겨레 잊지 않겠습니다 이다혜: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75774.html

박영인 학생과 세월호 미수습자 관련:
http://news.donga.com/3/all/20140722/65358960/1
http://www.hankookilbo.com/m/v/e1a69f27da934fd48a73370b5b4a7e2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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