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 대한 이야기가 있길래 저도 예전부터 생각해둔것을 이야기 해볼까 합

니다.

생물이 맨처음 나타났을때는 잠과 깨어남이란 걸 나누는 개념자체가 없었을

 겁니다.

그냥 둥둥 떠다니면서 영양물질이 있으면 먹어치우는 간단한 활동만 했겠죠.

사실 이 상태가 잠자는 상태와 비슷하죠. 이 때는 잠자는 생물만 있고 깨어

있는 생물은 없었습니다.

'깨어있는 상태'가 생긴 것은 '뇌'라는 기관이 만들어진 이후일 것입니다.

그러니까 '깨어있는 상태'는 생물이 가지는 고유의 기능이 아니라 후대에

생겨난 부가기능인거죠.

원래는 '잠'을 자고 있는 상태가 생물 본연의 상태랑 더 비슷할지도 모릅니

다.

'깨어있는 상태'가 도입되면서 몇가지 진화경로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1. 평소에는 잠들어있지만, 배가 고파지거나 위험 신호가 오면 뇌를 깨우고

 활동상태로 들어간다. 활동상태가 끝나면 곧바로 잠든다.

2. 일정 시간동안 계속 깨어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남은 시간동안은 잠든 상

태를 유지한다.

3. 계속해서 깨어있는 상태를 유지한다.

3번 방식은 적합하지 않았나 봅니다.

지금도 잠을 자지 않는 동물들은 몇몇 존재하지만 대세는 역시 잠자는 동물

이죠.

아마 깨어있는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데는 비용이 상당히 많이 드나 봅니다.

초기에는 대부분의 생물들이 1번 방식을 사용했을 것 같습니다. 딱 보기에

도 이해하기 쉬워 보이고, '잠' 밖에 없는 그 이전 단계에서 자연스럽게 전

환할수 있는 방식으로 보입니다.

그에 비해 2번 방식은, 뭔가 전략적인 조율이 가해진 것 같고, 과연 그 방

식이 효율적인가 하는 의심마저 들죠.

하지만 실제로 현재의 동물들은 대부분 2번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아마 잠든상태에서 활동상태로 전환하는데는 부가적인 비용이 더 들지도 모

릅니다. (어렸을때 어른들이 자꾸 전등 껐다 키지 말라고, 전기세 많이 나

온다고 했던게 떠오르네요.)

아니면 밤낮이 매일 바뀌니 둘 중에 한 시점에 몸을 최적화 시켜 종일 활동

하고, 다른 때는 몸을 숨기고 쉬는 게 더 이득이었을 지도 모릅니다.

어차피 순수한 저의 뇌내망상이다보니 구체적인 원인은 조사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습니다. ㅠㅠ

그런데 왜 잠자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지 않는 걸까요?

잠을 완전히 안자는 생물은 존재하지만, 잠을 자는 생물들은 잠을 못자면

비실비실대고, 심지어는 죽기까지 합니다.

남들보다 하다 못해 10분이라도 늦게 자면 뭔가 이득이 있을 텐데 말입니다.

 점진적으로 잠들어 있는 시간을 줄이고 깨어있는 시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의 진화가 충분히 일어날 법 하잖습니까?

일정시간 잠들어있는 것이 에너지 효율면에서 더 낫기 때문일수도 있죠. 그

래서 일정 시간 이상으로 잠자는 시간을 줄일 수가 없는지도 모릅니다.

어거지 같지만 전 다른 이유도 한가지 생각해 봤습니다.

일단 생물이 2번 방식의 진화경로를 탄 뒤에 또 다른 진화가 일어났다는 생

각입니다.

생물이 기본적으로 하는 기초 대사 활동이란 게 있습니다. 그런데 '깨어있

는 상태'가 나타나기 전에는 기초 대사활동이란게 그때그때 상황 맞춰서 한

 평생 쭉 같은 형태로 일어났을 겁니다.

그런데 깨어있을 때와 잠잘 때의 구분이 생기자, 대사활동을 두 부분으로

나누어 하나는 깨어있을때 처리하고, 나머지는 잠들어있을 때 처리하는 방

식이 나타난 겁니다.

먹이 추적이나 공격 회피에 유리한 대사활동은 깨어있을때 집중적으로 처리하고,

 나머지 대사활동을 잠들어있을때 집중 처리하는 거죠.

일단 이 방식이 도입되자, 이후 세대들은 대사활동을 더 효율적으로 나누도

록 진화 경로를 탔을 겁니다.

일단 이렇게 진화 경로를 타버리자, 잠을 줄이는 방식으로의 전환은 점점

더 어려워 전 것이 아닐까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여러가지 망상만 계속 떠오르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