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정수기 위에 올려진 건강검진 진단서를 보게됐는데 그리고 엄마가 핸드폰을 붙잡고 넋두리를 하는 걸 듣게됐는데 목에 혹이 있대요 가슴 양쪽에 0.22cm 0.33cm의 결절이 있대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의학관련 지식도 없구요 그냥 몰랐었더라면 마음의 짐이 사라졌을까요 아무 생각도 안나다가 덜컥 혼자 무서운 상상을 하고 물 틀어놓고 엉엉 울었어요 아마도 엄마는 건강검진 후 병원에 다녀왔나봐요 검사를 했는데 화요일에 나온다네요 엄마는 내가 엿듣고 있는지도 몰랐을 거에요 씻는다고 들어간 딸이 씻지는 않고 엿들었을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을거에요 귀가 좋은게 오늘처럼 싫은 건 처음이네요
괜찮겠죠 우리엄마 남들한테 꿀리지 않는 딸 만들겠다며 꼭 그렇게 하겠다며 힘든 몸 이끌고 일터로 나가던 엄마.. 자신은 끄떡없다며 자식들 얼굴만 봐도 피로가 풀리는 것 같다는 뻔한 거짓말을 늘어놓던 우리엄마.. 그러면서 막상 이부자리에 눕기만 하면 쓰러지듯 잠에들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