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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漢詩) 써서 생긴 썰
게시물ID : freeboard_6678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불일불이
추천 : 1
조회수 : 30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3/03/05 19:11:00

나는 없음으로 음슴체.

 

친구가 있음.  어렸을때 옆집 할아버지가 이름난 한학자이심.(지금은 돌아가셨음) 대학교수님들이 틈틈이

찾아와서 물어보고 배우는 수준. 덕분에 들락날락 하면서 한글보다 천자문을 먼저 뗌.

대략 중학교 마칠무렵 사서를 읽었음.  친구 아버지는 한옥 목수셨음. 큰 절일 하는 대목수로 대웅전 같은거 짓는일 하심.

이 인연으로 불교동아리 활동 열심히 함.  중간에 일반대학을 갔지만 졸업하고 결국 다시 동국대를 감.

 

학교 다닐때 들고 다니는 심심풀이 책이 당시선(唐詩選)에 삼국지를 원서로 읽고 쌕에 지필묵을 늘 넣고 다니는 통에

별명은 홍진사(성이 홍씨임)로 굳었고 님들이 예상한 대로 안생김. 절대 안생김.

고향친구들 다 결혼하고 애 낳아도 안 생김.

몇번이나 소개팅을 주선해 줬어도 안생김.

그래서 그냥 공부만 쭉 함.  큰스님들과 한학자 선생님들이 설날 용돈주고 학비 주는 바람에 대학원까지 그냥 공부만 함.

 

그러다가 처음으로 좋은 여자사람이 생김.  한동안 혼자 짝사랑하면서 우리에게 하소연함. 

시간좀 끌더니 고백한다고 함. 고향친구들 뭉쳐서 성공하는 연애 기획과 상황별 대처 솔루션을 제공함.

개무시 당함. 독자노선 자주노선으로 하겠다고 함. 망할거라고 저주해줌.

 

성공했다는 믿기 어려운 보고를 함. 상세 보고서를 요구함.

 

좋아하던 여자사람을 인사동 찻집에서 만났다고 함.

시시껄렁한 소리 하다가 할 말 있다고 하고는 쌕에서 '붓펜'을 꺼내서 냅킨에 일필휘지 긁어서 건네줬다고 함.

 

今日安否問如何

月倒絲窓妾恨多

若事夢魂行遺跡

門前石路半成沙

 

그리고 집에 왔는데 삼일뒤 연락왔다고 함.

오빠가 국문과 강사여서 물어봤더니 알려줬다고, 자기도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지금 그 인간은 애 둘 낳고 알콩달콩 잘 살고 있음.

 

**요약**

안생길것 같아도 다 어찌어찌 생기는 수가 있으니 기운들내세요 ^^

 

 

*** 한시 발번역 ***

오늘 하루는 어떻게 지내셨나요

(오늘도 저는) 달 서산에 기울도록 (당신 생각에 잠 못들고)외롭습니다.

만약 꿈속에서 거니는 걸음에도 발자국이 남는다면

(당신의) 집 앞 돌(포장)길이 (닳아) 반은 모래가 되었을 것입니다.

 

-조선시대 기생문인이 정인에게 보낸 시인데 작자가 기억이 안남

- 번역은 발번역에 멋대로 의역이라 잘못된 것일수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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