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우리나라 영문표기가 corea에서 korea로 바뀐 얘기로 시작을 했어요. 아빠가 일본이 올림픽 출전 문제로 우리나라 표기를 임의로 바꿨다고 그래서 저는 그거 루머로 알고있다, 뭐 이러면서 이야기가 시작됐거든요. 제가 그거 아니라는말이 더 많다고 해도 아니라고 아빠가 계속 이건 아빠 학교다닐때 국사시간에 다 배운거라고 그러시길래 그냥 가만히 듣고 아무 말도 안했어요. 반박해봤자 나만 더 피곤해지니까.. 옆에서 듣고계시던 엄마도 "무슨 그런걸 역사시간에 배워" 하시긴 했는데, 아무튼 기분이 썩 유쾌하지만은 않았어요.
그러다가 아빠가, "이렇게 사람들이 잘못알고있는게 많다"고 하면서 광주 민주화운동 얘기를 꺼내는데 너무 어이가 없는거에요.ㅋ그건 민주화운동이 아니라고 그래서 제가 그럼 폭동이냐, 했더니 그렇지. 하시는거에요. korea corea는 그냥 넘어갔지만 이건 좀 아니다 싶어서 바로 휴대폰으로 인터넷 검색해서 열심히 반박했거든요.. 근데 힘만 빠지고 진짜 무슨 벽에다 얘기하는 기분같았어요. 자기 생각이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전혀 하질 않으세요. 그러면서 오히려 인터넷에 글쓰는애들 믿을만한애들 거의 없다면서 되려 뭐라고 하시네요.
더이상 이야기하기도 싫어서 "내가 인터넷에서 본것중에 '우리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도록 하자. 물론 내가 맞고 니가 틀리지만'이란 말이 있는데, 딱 지금 상황같다" 하면서 얘기 끝냈어요. 저희아빠 대학원까지 졸업하시고 의대 교수로 계실만큼 많이 배우신분이에요. 평소에 보면 상식도 많으시고 그러는데 역사관이 이렇게 몰상식할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진짜 무슨 일베에서나 폭동 폭동 하는 줄 알았는데 아빠가 이러니까 뒷통수를 세게 맞은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씁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