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평소에 괴담을 무지 좋아해요. 오유도 공게때문에 가입했을 정도 ㅎ
유학가서도 제일 좋은게 세계 각국의 괴담을 여러나라,여러인종 아이들과 나누는 거 였어요... (네... 그러는 바람에 대학을 간신히 갔어요 휴 ㅋㅋ)
그런데 신기한건 괴담의 공통점은 모두 자기 주위사람들에게서 일어나는 것과 ㅋㅋ 또 비슷한 종류의 이야기들이 굉장히 많아서 참 지구는 하나구나를 느끼게 된 것 같아요.
이건 미국에서 듣긴 했지만, 동남아 괴담이에요...
필리핀에서 온 테레사가 해준 이야기거든요.
이 친구는 피아노를 전공하는 친구인데, 어릴때 집이 굉장히 가난했데요.
집도 가난하고 나라도 가난하니 그 비싼 새 피아노를 사줄수도 없는 노릇이고 중고로 구매하려고 해도 조율이 잘맞는 피아노는 구하기도 어렵고해서
언니가 다니던 고등학교에서 매일 피아노를 쳤데요. (언니도 피아노 전공)
어린 아이가 학교까지 나와서 매일 피아노를 치는 모습에 교장선생님이 감동을 받으셔서 이번에 사실 부잣집에서 기증한 피아노가 있으니
가져가서 열심히 연습하라고 중고 피아노를 선물해주셨데요. 그것도 무려 그랜드 피아노....
아버지가 트럭에 피아노를 싣고 집에다가 들인 이후로 테레사는 밥도 피아노에서 먹을정도로 피아노 곁을 떠나질 못했데요.
그리고 사건은 피아노를 들이고 나서 한달정도 뒤
엄마가 애들 학교보내놓고 낮잠을 주무시는데 나는 피아노 연주 소리.
집엔 분명히 아무도 없는데 피아노 소리가 집안 전체에 울려 퍼져 들리더래요 그래서 테레가 어머니께서 이상하게 여겨 거실로 가자마자 뚝 끊어지는 피아노소리...
그후로도 테레사네 아버지도 같은 경험을 하셨구요.
너무 섬짓했지만 딸이 아끼는 또 딸의 장래를 위해 꼭 필요한 피아노고, 또 잘못들은 걸수도 있겠다 싶어서 그냥 넘어갔는데
이번엔 가족들이 모두 집에 있는 상태에서 피아노 연주 소리가 나더래요.
이건 부모님들이 뭐 잡아 뗄수도 없는 상황.
이젠 테레사도 언니도 무서워하기 시작하고 가족모두 피아노가 있는 거실에 가기를 꺼려해서 안되겠다 싶어
버리긴 굉장히 비싼 물건이니 다시 학교에 돌려주자 하고 피아노를 움직이려는데 피아노가 꿈쩍도 안하더래요.
학교에서 가져올때는 손쉽게 남자 두명이서 가져온 피아노 인데, 남자 넷이 들어도 안들리고 여섯이 들어도 안들려서 결국엔 피아노를 옮기는 걸 가족이 포기를 했데요.
뭐 포크레인이나 중장비를 이용해서 들기엔 비용도 너무 들어가고 귀찮기도하고 (저도 이 부분은 이해가 안가요 ㅋㅋ) 그냥 거실에 가지 말자하고
티비도 가재도구도 모두 안방에 두고 일년 정도를 귀신들린 피아노랑 생활했데요.
그러던중 집에 평소 친하게 지내는 수녀님이 놀러오셔서 (필리핀은 카톨릭 신자들이 굉장히 많아요.) 피아노 이야기를 상담했데요.
수녀님이 한참 피아노를 둘러보고는 이건 무서워해야할 일이 아니다.
한국에서도 음악가나 화가 예술인쪽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끼가 있어야한다고 하잖아요?
이건 이 집 딸내미들의 재능 (끼?) 이 영혼의 파장과 맞아서 죽기전에 피아노 연주를 사랑하던 사람들의 원혼이 집에 들락날락하게 된거 같다고
하시더래요. 그냥 둬도 해도 없고 앞으로 딸들이 이 쪽 길로 잘될거 같다시면서. 가끔 꿈을 못다 이루고 죽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주라고 하셨데요.
그래서 가족 모두가 그 분들?을 위해 기도도 하고 이따금씩 쿠키같은것도 놔주고 (쉬면서 연주하라고...;;) 그렇게 지냈데요.
그후로도 계속 귀신들린 피아노와 동거하다가 (이따금씩 계속 연주소리는 들렸다고해요 하지만 사람이 오면 뚝 끊기고 연주의 횟수도 줄고요)
이민을 가게되었는데 피아노가 움직이질 않아서 피아노도 집도 같이 팔고 미국으로 건너왔데요.
저는 귀신이야기나 괴담을 좋아하면서도 영혼이나 사후세계를 믿고 그러는 편이 아니라 (단순히 흥미 위주) 이런 이야기를 100프로 믿을수는 없는데
정말 자매들이 모두 피아노쪽으로 잘되니까 신기하긴 해요.
저도 그림 잘그리는 영혼?분이 제발 제 필통으로 들어오셨으면..하..
오늘 미국괴담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