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또 오랜만에 찾아옵니다. 이놈의 동네는 뭐 5월까지 눈이 와버려서 도통 라이딩 사진을 올릴 건덕지가 없었네요 ㅠㅠ
오랜만에 한국에 좀 들어갔다 왔는데요, 덕분에 한국의 자전거 문화를 경험할 기회가 생겨서 (2009년에 한강에서 철티비 타던게 마지막 기억이네요)
요번에 느낀 점을 그냥 주저리주저리 적어볼려고 합니다
1. 생각보다 제대로 된 자전거도로가 많이 확충 된 모습에 놀람
도로에 그냥 무책임하게 "자전거우선" 이런식으로 써놓은거 말고요.
경계석으로 확실하게 분리된 자전거도로가 여기저기 꽤 생겨있더라구요.
이런식으로요.
앞으로도 이런 자전거도로 많이 확충 됐으면 좋겠어요
2. 노브레이크 픽시 중고딩이 꽤 많다
중고딩애들 (중딩인지 고딩인지 저는 구분을 잘 못하겠어서 그냥 중고딩이라고 할게요)...
자전거 타는 애들 보면 하나같이 헬멧도 없고 자전거에는 브레이크가 없더라구요.
있어도 앞브레이크만...
볼 때마다 불안해요 ㄷㄷ
3. 한강 자전거도로는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을 수준
제가 여기 동네 자전거도로 사진 올릴 때마다 막 부러워 하시던 분들!
한강 자전거도로도 아주 좋던데여!! 그렇게 쭉쭉 뻗은 자전거도로를 로드로 달리면 정말 시원하겠던데여!!
그리고 자전거도로도 꾸준하게 개량이 되어서 점점 넓어지고 있는 모양이고요.
동작대교-한강대교 사이 노량대교 밑으로 지나는 구간이 예전에 어땠는지 생각하면 참 빠른 속도로 좋아지고 있구나 생각해요.
서울에서 살게 된다면 하천변 자전거도로 접근이 편한 곳에 살 수 있게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4. 근데 주행매너에 대해선 할 말이 좀...
어째 추월을 하면서 "따릉~"하면서 종을 울리거나, "지나갑니다~"하면서 외치거나 하는 식으로 인기척을 하는 분이 너무 별로 없더라구요?
대부분은 기척도 안하고 그냥 슥- 지나가요.
따릉이 타는 분들이야 자전거를 잘 모르니까 그럴 수 있다고 쳐도 (애초에 따릉이한테 추월 당할 일도 별로 없고...)
딱 봐도 자전거에 돈 좀 썼을 것 같은 분들이 기척도 안하고 추월하는 거는 좀 섭하더라고요.
져지까지 제대로 다 갖춰입으신 몇몇 분들만 "지나갑니다-"하고서 추월하는 모습을 보고 아쉬웠어요.
그리고 제발 도로에서든 어디서든 역주행 좀 하지 맙시다 ㅠㅠ
5. 따릉이 얘기 나와서 말인데, 따릉이 안장이 너무 낮아요 ㅠㅠ
시스템은 참 잘 갖춰놨는데, 으어 안장을 최대로 뽑아놔도 저한테 너무 낮더라고요.
양화대교 -> 반포대교 -> 양화대교로 타봤는데 안장이 더 높았으면 더 제대로 달릴 수 있었을 것 같다라는 아쉬움이 들었어요
(따릉이로 로드타는 분들 꽤 추월한건 자랑 (...) 한강에서 제가 달려 본 구간에선 생각보다 다들 꽤 살살 타시더라구요?)
경우에 따라선 미니벨로 끄는 것보다도 따릉이가 더 편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6. 북악산 업힐 나도 해보고 싶다!!!
북악산쯤 오르는 분들이면 그래도 자전거를 제대로 타는 분들이라서 그런지 라이딩 매너도 참 좋고 보기 좋았습니다.
자동차로 방문해서 내려가는 길에 엔진브레이크쓰면서 살살 내려오는 와중에 자전거 몇 분들 저 추월해가시라고 신호를 드렸는데요.
정말 한 분도 빼놓지 않고 고맙다고 수신호해주시고 가더라구요. 그 중에 한 분은 따봉도 날려주셨어요 ㅋㅋ 보고 기분 좋았어요.
서로 다른 분들은 어떤 장비 타고 올라오셨나 슥 살펴보시는 것도 재밌었어요 ㅎㅎ
음...
뭔가 주저리주저리 할 말이 더 많았던 것 같은데 이 정도가 생각나네요
어쨌든 한국 자전거 문화는 빠른 속도로 올바른 방향으로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프라도 이제는 다른 나라에 견주어도 부끄럽지 않을 수준이고요.
앞으로도 계속 좋은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부디 저도 한국에서 먹거리 찾아 라이딩 다니는 그런거 해보고 싶네요.
장거리 자전거 라이딩의 묘미는 식도락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넘의 나라는 뭐 어딜가도 음식이 거기서 거기라 =_=;;;
아, 한국에 간 김에 지로 사반트 아시안핏을 기념품으로 챙겨왔습니다 (사이즈 L 실화냐?)
지금까지 써봤던 어떤 헬멧보다도 머리에 참 잘 맞아서 기분이 좋네요.
긴 뻘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