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다 이십대 중후반이고 동갑입니다. 엘리트정도는 아니더라도 괜찮은 대학나와 좋은 직업 가지고 있습니다.(불필요한 소개일 수 있지만, 미성년도 아니고 그렇게 막장 인생을 살아온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연애 경험이 아주아주 많거나 아주아주 적은 것도 아니고 둘다 나이에 맞는 적당한 연애 경험을 가지고 있고, 둘 다 이전에는 이런 경험(몸싸움)이 없었습니다.
남들이 보면 둘이 같다 합니다. 좋게 보면 시원시원하고 대범하며 사교성이 있고 주변에 사람들이 많으며 활동적인 성격입니다. 성격에서의 단점은 서로가 자존심이 무척 강하고 어느 모임에서든지 주인공이 되고 싶어하며 군림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는 소리 들어본 적 있습니다. 다른점은 남자친구는 정치관에서나 일상생활에서나 보수적인 면이 있고 남자다운 것들을 추구하는 반면에 저는 스스로를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여성이라고 생각하고 남녀가 차이가 있지 않고 평등해야함을 항상 주장합니다. 그런 부분들때문에 싸운 경험이 여러번이긴 합니다.(정치문제나 이상적인 가정, 성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도 수시로 의견이 부딪힘)
솔직히 안맞는 부분이 8할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생각하는 연애나 결혼은 나에게 딱맞는 완벽한 사람을 만나 항상 즐거움과 행복한 감정을 느끼는 것이라기보다는 불완전한 사람이 만나 그런 부분들을 보완해나가고 사랑함으로써 서로가 성장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조금씩 조금씩 좋아지겠지 생각하며 일년을 만났습니다.
동갑이라 그런건지, 성격때문인지, 안맞는 건 어쩔 수 없는건지 하루가 멀다하고 싸웁니다. 둘 중 한사람도 굽히지 않고 져주지 않고, 지치지도 않고 싸웁니다. 서로가 서로의 폭력성을 누가 많이 깨우나 내기하는 것 같습니다. 정말 둘다 너무 과격하고 폭력적이고 못배운 애들같이 굽니다.
첫번째 싸움은 남자친구 선배가 제게 짓궂은 장난을 여러번 쳐서 싸웠습니다.(남자친구의 그 전 여자친구는 결혼식에도 항상 데려오더니, 좋은 데 취업하니 글쓴이는 결혼식장에도 데려오지 않는다. 헤어질 준비를 하는가보다.는 식의 얘기들) 화가 난 것을 남자친구에게 풀 것은 아니었는데 술자리 내내 참던 화가 길거리에서 터져서 남자친구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더니 남자친구도 선배의 짓궂은 장난 하나 현명하게 넘어가지 못하고 쪽팔리게 대처한다고 소리를 질러서 남자친구의 핸드폰을 집어 던졌더니 욕을 하길래 남자친구 옷을 쥐고 흔들어서 옷이 다 늘어나고 할퀸 자국이 많이 났습니다. 문제는 제가 먼저 이런 폭력적인 모습을 보여놓고서는 남자친구가 욕한 것만 서럽고 마음에 남아 있다는 겁니다.
그렇게 못잊을거면 헤어져야되는데 헤어지지도 않고 사귀다가 어제, 남자친구의 친구들과 가볍게 술을 마신 자리에서 작은 오해로 남자친구가 제게 크게 소리를 쳤습니다. 저는 바로 집으로 왔고 뒤따라온 남자친구와 집안에서 말다툼을 하다가 그 자리를 피하려는 남자친구의 어깨를 치고 또 옷을 땡기고 난리를 치니 남자친구가 저를 제압하려고 팔을 잡고 침대에 눕혀 목을 눌렀습니다.
제가 남자친구를 폭력적으로 변하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저에게 욕을하고 목을 누른 남자친구의 모습을 만나는 동안엔 잊을 수가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제 친구들에게 말하면 그래도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그래도 남자는 참아야지 합니다. 헤어지더라도 이렇게 불행하게 헤어지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가 글을 쓰면서도 이게 뭔소린가 싶고 정신병자같기도 합니다. 심리상담을 받을 예정인데 많은 효과가 있을까요?
상처받고 싶지 않으면서도 사랑을 지키고 싶은 마음도 큽니다. 어떤 말이든 여러 조언 받고 싶습니다.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