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복지정책의 선후,
게시물ID : freeboard_48401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철Ω
추천 : 4
조회수 : 464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1/01/06 01:47:00

 네,
 
 국민소득수준 2만달러 남짓한 나라가 무슨 초등학생 무상급식이냐, 그건 국민소득 4만달러 정도는 
 돼야 가능한 이야기다,
 우리의 소득수준은 점점 하락하고 있다, 그러니 아직 이르다.
 핀란드를 봐라, 우리보다 적은 인구에 소득수준은 4만달러다. 그런 나라에나 가당한 이야기지,
 애들 먹이려다 정작 필요한 데 쓸 돈 없을 거다,

 뭐, 이런 이야기를 인터넷에서 힐끗 보고, 문득...가슴 속에서 무엇인가 답답한 무엇인가가,
 마치, 어제 먹은 소화되지 않은 소고기가 자꾸 올라갈까 내려갈까 묻는 것처럼 -_-
 가슴을 누르길래, 
 막걸리 한 잔 마시고 에라 모르겠다, 글쓰기 버튼을 눌러 버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유럽 근현대사를 전공한 사람으로서, 특히 "핀란드" 는 우리와 비슷한 지리적, 역사적, 
 문화적 환경을 가지고 있기에, 저 뜬금없는 우려의 허구를 집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T_T
 이미 학업을 떠난지도 오래되어 그건 도무지 못하겠고 -_-

 다만 스웨덴과 참 인연이 깊은 사람으로서,-_-,.. 흠...뭐랄까..애인이 스웨덴녀.....는 아니고,
 독일녀이지만,..스웨덴에서 이주해 온 독일가문이라, + 그래서 스웨덴 친구들이 좀 있었고,
 덕분에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온 스웨덴 친구의 논문까지 번역(...이라기보다는 거의 대필해 준 수준이었음)
 해 준 사람으로서, 그리고 스웨덴에서 좀 살았다면 살아봤달까~(2달 -_-) 하는 사람으로서,

 한마디 꼭~!~ 하고 싶더군요...

 각설하고 들어가서,
 흠, 왜 뜬금없이 스웨덴 타령이냐 하시겠지만, 애초에 스웨덴이라는 나라가 핀란드와 열라 인연이
 깊어서 이 나라를 언급 안 하고 넘어갈 수가 없어서리.

 ............
 핀란드는 아시는 분은 아실랑가 모르겠지만, 스웨덴으로부터 700년간의 식민지배를 받은 나라입니다.
 그 후로는 러시아의 지배를 받았구요.

 그 사이의 복잡한 역사적 사건들에 대해 물으신다면 전 과감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그건, 핀란드 대통령도 모를 거라고 -_-

 그만큼 복잡한 게 핀란드 역사입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먼나라 이웃나라"에는 참도, 어설프고 그럴 듯하게 그 나라, 그 민족의 역사를
 대충 뭉뜽때려잡아 표현해 놓았고, 어렴풋한 기억으로 핀란드도 그 만화 속에서 잠시 나왔던 것을
 기억은 합니다만,  핀란드 역사는 감히 그렇게 만화 하나로 그려낼 수 있는 역사가 아니었지요...
 오죽하면 "핀란디아" 라는 교향곡이 나왔겠습니까.
  
 원래 이 핀 족은 아시아계 유목민족으로서 어쩌구, 그래서 어원도 우리와 같은 알타이 어 계통이고 어쩌구  
  .......... 각설하겠습니다 -_-
 
 어쨌든 현재 러시아와 스웨덴 사이에 꼽사리 껴 있는 이 핀란드는, 민족과 언어 자체가 아예 러시아와 스웨       
 덴과는 전혀 다른 소위 말하는 그 쪽 지역에서는 "이민족" 가까운 민족입니다. 그래서 지금 핀란드에서는 스웨덴어와 러시아어까지 공용어로 쓰이고 있지만, 공식적인 언어는 "핀란드어" 입니다. 물론 가장 많이 쓰이지는 않지만, 거의 소실될 뻔하던 핀란드어를 국가에서 공용어로 지정하여 끊임없이 교육하고 있지요..

 핀란드어는, 유럽계통의 언어와는 전혀 다릅니다. 일단 어순이 우리와 비슷하고, 우리와 같은 조사가 있습니다. 
   ..............
여하튼 이 핀란드, 700년 가까운 식민지배의 시절을 거쳐 잠시 독립했다가 바로 소비에트 연방공화국 아래로 들어갈 뻔하게  됩니다. 러시아 혁명 이후 확장세를 거듭하던 구 소련이 핀란드의 영토의 일부를 요구하게 된 거지요. 

 애초에 스웨덴의 지배에 목숨걸고 투쟁했던 핀란드인들, 소련의 침공에 대해 진짜 목숨 내걸고 싸웁니다.
 1차 세계대전 때 독립전쟁을 치루고, 얼마 지나지 않아 2차 세계대전 1939년 소련 침공시에는 결국 
 패전하고 많은 영토를 소련에게 할양했다가, 이후 독일의 대소 전쟁에 함께 참전하여 영토를 회복합니다.
 그러다 결국 또 -_- 독일의 패전과 함께 다시 소련에게 영토를 빼앗기고, 국가의 존망의 위기에까지 갔다가, 영토할양의 조건으로 패전을 인정하고 살아남습니다. (상당히 축약한 겁니다. 핀란드 역사는 우리나라
 고조선부터 조선 후기에 이르기까지의 역사 뺨칩니다..)

 그렇게 2차대전은 종식되었고 광대한 영토를 소련에게 뺴앗긴 채로 겨우 명맥만 유지한 핀란드는,
 소위 말하는 "알거지" 국가가 되었지요.

 거의 1000년에 가까운 전쟁과 수탈 속에서 국가의 명백을 다시 되찾고 살아남은 것도 기적이지만,
 정말 말 그대로 "알거지" 국가... 국가로서의 허울 뿐인, 황폐한 북유럽 대륙의 망해가는 국가....
 
 당시의 핀란드에서는, 아이가 4살만 되면 고기를 잡으러 어선에 태워 보냈고,
 당연히 영유아 사망률은 아프리카 뺨을 치고 있었고(오히려 그 당시 아프리카는 경제적으로 풍요했습니다)

 제대로 된 집을 만들 나무조차 없어 동사자가 속출하고, 
 아예, 마을에 하나 있는 교회에 모여 불을 질러 마을 사람들이 함께 죽음을 선택할 정도의 극악의 상황
 이었습니다.

 ....................

 그런데 이 국가에 기적이 벌어집니다.
 
 자원도 없고, 인구도 없는 이 국가에는 "아이들" 말고는 자원이 없다.
 "사람" 이 자원이라고 하며, 

 그렇기에, 이 아까운 자원을 단 하나도 낙오시켜서는 안된다" 는 운동이 일어납니다.

 절대로, 단 한 사람의 생명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운동이 일어납니다.
 정치가도, 노동자도, 우리의 자원이다. 그것 말고는 아무런 자원이 없다. 우리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사람 밖에 없으니, 사람을 살려야 한다는 운동,

 결국 "몬테소리" 운동이 일어납니다. 많이 들어들 보셨을 겁니다. 몬테소리.
 그게 여기서 나온 겁니다.

 결국 그 운동의 영향으로, 사람을 도태시키고 낙오시키는 모든 것들이 교육과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일어납니다.

 역 방향으로요. 문제의 결과에서 원인을 찾아가며 없애는 방식으로요.

 경쟁은 사람을 도태시키는 것이므로 경쟁은 옳은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경쟁은 옳은 것이 아니다.
 
 획일화된 교육은 결국 경쟁을 만든다. 
 그러므로 획일화된 교육은 옳은 것이 아니다.

 .......

 1950년 이후로 모든 교육과정을 무상으로 실시하도록 했고,(대학, 대학원, 박사 포함)
 모든 교육의 가장 큰 이념으로 "협동과 조화"를 삼았습니다.
 혼자 잘 난 사람으로 국가가 살아남을 수 없다. 협동 없이는 핀란드라는 국가가 생존할 수가 없다고
 판단했던 거지요... 

 1976년에는 학생에게 좌절감을 주는 어떠한 형태의 교육지시도 불법이라는 법령을 세웠습니다.
 "반드시, 누군가는 잘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을 지시하라" 라는 모토 하에서요.

 1985년에는 모든 사회의 교과과정에서 "우열반"을 폐지해서 불법으로 만들었고, 사회의 어느 영역에서의
 성과, 평가서에도 "등수"를 표기할 수 없도록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등수를 메기려 하는 시도 자체를 
 불법으로 만들었습니다.

 물론 종전 이후의 핀란드에서 모든 교육 과정 하에서 급식은 무상이었고, 급식 뿐만 아니라,
 전 교과과정,자체, 대학과 박사과정까지 모두 무료였습니다.

 ................

 그리고 지금 핀란드는 어떤 국가가 되어 있는지.... 우리 모두 아시는 문제.

 .................

 이제 개인적인 첨언을 한다면, 개인적으로 아는, 글 서두에 썼던 그 누구누구 건너 알게 된 그 스웨덴
 친구는, 우리로 따지자면 그저 고등학교 중퇴했다가, 좀 쉬다가, 한국와서 한국어 좀 배우다가,
 그러다 또 좀 힘들고 마음에 들지 않으니, 일본도 갔다가, 중국도 갔다가,
 
 뭐 그렇게 살던 녀석이었는데,.
 
 결국 스웨덴으로 돌아가겠다길래, 기왕 그렇게 방황하고 힘들어하며 떠돌아다닌 거, 한국어라도 좀
 제대로 마치고 돌아가는 것 어때? 라고 물었을 때,

 - 첨언하자면, 영어도 잘했고, 대학에서 일본어 전공해서 일본어도 잘했고, 중국어도 곧잘 하는 녀석이었고, 독일어나 불어도 잘...

 (뭐, 이런 거 대단하다 생각하는 사람 있을 지 모르겠지만, 그런 나라에서 제대로 된 교육 받고 자란 유럽 젊은이들, 이 정도는 다들 하더군요...십수년 영어배우면서도 인사말 빼고는, 마음에 있는 솔직한 이야기 제대로 표현조차 하기 힘든 우리나라 교육이 더 대단한 듯)

 그 친구 대답 이거였음.

...........................

 "아니야, 여기서는 살 자신이 없어"

.............................

 그리고 작년 4월부터 한국에 와서 일하고 있는 여자친구 왈,

 "힘들어..독일로 가고 싶어...."
 

 ............

이게 무한경쟁시대에, 끝없이 내몰리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현주소.
한식 광고하고, 이명박씨 말대로 G20 광고해대도,
정작, 우리는 기본적인 노동법조차 지키지 못하는 국가.

.....

국민소득이 400달러도 되지 않는 상태에서도 무덤에서 요람까지 국가가 지켜주겠다며
경쟁을 없애고, 국민들을 보듬어준 핀란드와,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에도,초등학생들 점심 한 끼 좀 먹이자는데, 아직 더 기다려라, 어설픈 
포퓰리즘이라 외치는 서울시장을 모시고 있는 우리는,

과연, 누가 잘못된 것일런지...

에이 젠장............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