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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humorbest_4841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진짜킹카★
추천 : 24
조회수 : 3159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6/12 22:43:11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6/12 20:44:26
33부
- 그녀 이야기 -
오빠와 지수언니가 방안으로 같이 들어가고 안에서 무슨 말을 나누는지 정말 궁금했다.
오빠 어머니가 웃으면서 커피 한잔 마실꺼냐고 묻기에 주시면 감사하다고 말하고
부엌으로 오빠의 어머니가 커피를 끓이려 들어 갔을때 오빠 방안에서 작은 소리나마
들으려 귀를 귀울리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지나지 않아 어머니가 커피를 태워 오셨고,
커피 잔을 받으려 할떄 방에서 오빠가 나왔다.
방에서 나온 오빠를 본 어머니가 말을 먼저 꺼냈다.
"그래~ 엄마한테 할 말이 있는거니?"
-이제 오빠가 나의 과거에 대해 말을 하려나 보구나...-
-제발 오빠...어머니가 지나치게 오해하지 않게 말을 잘해야 해..알았지? -
내 손에 커피가 들린 것도 모르고 오빠가 어떤 말을 할지
오빠의 얼굴만 뚫어져라 지켜 보고 있었고,
오빠는 나에세 다가와 커피잔이 들린 손을 잡으며 커피를 거실 바닥에 놓게 하고는 입을 열었다.
"엄마..저 오늘 은주를 결혼 할 사람이라고 데리고 온거예요."
난 지금 나의 과거에 대해 말을 할 줄 알았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오빠가 나와 결혼하고 싶다는 말에
너무 놀라 오빠를 쳐다 보았고, 다시 어머니를 쳐다봤는데 역시 많이 놀랐 듯 보였다.
결혼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하자고 어머니가 말을 꺼낼 때 방에서 지수언니가 방금 그 말을 들은 듯
슬픈 표정으로 나왔고, 나와 오빠를 번갈아 본 후 오빠 어머니에게 웃으면서 말했다.
"어머니~ 요즘 오빠가..오빠가 방황을 하네요 어머니~"
지수언니의 저 한마디가 뒤에 어떤 말로 이어질지 상상이 갔기에 떨지 말자고 스스로 되뇌었던
입까지 얼어버렸다.
"저기 있는 저 은주는요...예전에 무슨 일 했는 줄 아세요?"
그리고 이어지는 지수언니의 말에 나도 몰래 울음이 터질 것 같았다
"은주는요 포항에서 몸 팔았던 여자예요.."
"몸을 팔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창녀라구요! 저 은주라는 여자가요!"
살아서 이렇게 아픈적은 처음이였다.
예전에 포항에 처음 갈 때도 이 정도로 아프지는 않은 듯 했는데
승훈오빠를 사랑하는 댓가가 너무 가혹했다.
-정말 그 말이 맞나봐 오빠.. 사랑한다는 것의 다른 이름이 상처라는 거..-
오빠를 사랑하는 만큼 떨지 않을 수 있다고 아니 떨지 않을 거라고 다짐 했지만
지수언니의 말에 숨쉬기가 힘들 만큼 떨었다.
잠시동안 거실은 조용했다.
얼마나 조용한지 오빠의 마른 침 삼키는 소리마저 고막이 찢어질 듯 크게 들렸다.
오빠의 어머니가 당황하는 표정으로 아무 말 하지 않는 고요함이 두려웠고,
또 무슨 말을 어떻게 나에게 할까 싶어 그 역시 두려웠다.
그냥 이 거실안의 적막한 공기마저 나에게 두려움의 그 자체였다.
짧은 시간의 고요함이였지만 내가 느끼는 시간은 그렇게 짧지만은 않았다.
그 적막을 깬건 오빠의 목소리였다.
"엄마...은주는 엄마가 생각하는 그런 애가 아니예요.."
아주머니는 쇼파위에 있던 네모란 작은 쿠션을 오빠에게 던지며 말했다.
"넌 조용해!"
그리고 아주머니는 떨리는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은주 네가 알아 들을 수 있게 설명 좀 해주련?"
아주머니의 말에 고개만 숙이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어떻게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 일에 관한 설명을 도대체 어떻게 할 수가 없네요..죄송해요....-
그때 오빠가 어머니에게 무릎을 꿇으면서 말했다.
"엄마..내가 정말 사랑하는 여자예요..이제는 정말 대학생 이라구요.."
아주머니가 분에 못 이긴듯 몸을 떠시더니 살벌하게 말을 내 뱉었다.
"니가 미쳤구나..포항에 가더니 니가 미쳤어!!"
"미쳤다고 해도 좋고, 앞으로 안 본다고 해도 좋으니 저는 은주랑 결혼 할겁니다!"
오빠의 말에 깜짝 놀라서 오빠를 가만히 쳐다볼때 가만히 듣던 지수언니가 오빠에게 말했다.
"오빠!!! 좀 정신좀 차려!!!"
그리고 오빠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오늘은 은주랑 결혼 한다는거 허락 받을수 있다고 생각하고 왔는데 그냥 통보만 하고 가야겠네요!"
그리고 앉아 있는 내 손을 잡으며 일으켜 세우려 할때 오빠의 손을 뿌리치며 아주머니에게 말했다.
"어머니..이제는 정말 그런 일 안해요..그러니깐 앞으로.."
말도 끝나기전에 아주머니가 나에게 소리쳤다.
"어머니라고 부르지마요!! 그리고 이 집에서 나가 줄래요!?"
아주머니가 갑자기 존댓말을 섞어쓰며 차갑게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오빠는 내 양 겨드랑이에 손을 끼워 일으켜 세우고 손을 잡고 현관문으로 당기며 말했다.
"가자..은주야"
- 오빠.. 우리 이렇게 나가면 나는 괜찮은데..하지만 오빠는 친 부모님이잖아..-
- 나중에 오빠에겐 큰 상처가 될 것 같은데..-
그리고 오빠를 바라보며 걱정하던 중 오빠는 내 손을 잡아 끌면서 집을 나섰다.
차가 주차되어 있는 곳으로 가는 길에 오빠에게 말했다.
"우리 이제 어디로 가는거야?"
"은주집으로.."
오빠는 나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지만 그 자상한 목소리가 떨려 들렸다.
"오빠..우리집은 왜?"
"결혼 승낙을 받을려고.."
-오빠..오빠 정말 괜찮은거야? -
-남자 이야기 -
그렇게 슬퍼하고 분노에 찬 엄마의 눈을 오늘 말고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듯 했다.
은주를 옆에 태우고 은주 집으로 가는 길에 주머니에 넣어둔 휴대폰에서 계속 진동이 느껴졌다.
신호등이 빨간불일 때 은주 몰래 번호를 확인을 하고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번호를 확인하니 집 전화번호와 지수의 휴대 전화 번호만 부재 중이라고 찍혀 있었다.
지수를 피해 포항으로 도망갈때도 그렇게 믿어주고 내 편이 되어주던
엄마의 배신감 서린 표정이 계속 눈앞에 아른 거렸고, 은주 때문에 아팠던 그런 느낌이 아니였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다른 쓰라림이 자꾸 느껴졌다.
주머니에 넣어둔 전화기에 자꾸 신경을 쓰면 옆에 앉은 은주가 불안해 할까봐
전화가 오지 않은 척 운전만 하는중에 은주가 말했다.
"오빠 주머니에서 진동소리가 아까부터 계속 들려.."
"그래.. 알고 있었구나.."
"어머님이셔?"
"응..엄마와 지수 전화네.."
은주가 짧은 한숨을 쉬고는 나에게 걱정스레 말했다.
"오빠 괜찮어?"
"응 괜찮아.."
"진짜?"
"응..진짜 괜찮은 듯 해.."
-솔직히 지금 내가 괜찮은지 모르겠어 은주야..그래도 널 위한다면 괜찮아야겠지?-
칠곡으로 가는 길에 또 다시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신경 쓰지 않으려 했지만 은주가 내 표정을 보며 말했다.
"오빠 전화 받아도 괜찮아~ 받어~"
"괜찮은데~"
"나도 괜찮으니깐..전화 받어.."
번호를 확인하니 아버지의 번호였다.
-이제는 아버지 귀에까지 들어 간 것일까..?-
왠만하면 내게 전화를 하지 않는 아버지이기에 일단 차를 도로가에 세우고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아버지다~"
아버지의 목소리는 엄마와 달리 격양되게 들리지 않았기에 혹시 아직 모르시는가 싶어
나도 모른 척 말했다.
"아버지 왠일이세요?"
"오늘 은주랑 집에 왔다더구나.."
-아..역시 아버지도 아셨구나..-
떨지 않으려 신경써서 말했다.
"네.."
"그래 지금 아버지도 집에 들어가는 길인데 집에 올 수 있겠냐?"
"은주랑 같이요?"
"단 둘이 이야기 하고 싶구나..
"네 아버지.."
-아버지와 남자대 남자로 대화하면.. 잘하면 의외로 쉽게 풀릴수도 있으려나?-
전화를 끊자 은주가 나에게 물었다.
"아버지라고 그러던데 아버지 전화야?"
"응.. 아버지 전화야.."
은주의 눈가가 또 다시 젖으려 했고 은주는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아버지도 아셨구나.."
고개를 힘 없이 끄덕이는 내 모습을 고개 숙인 은주가 보지 못했기에
은주의 뒷머리를 쓰다듬을 때 은주가 말했다.
"아버지가 화내셔?"
"아니..화는 내지 않으시던데..그냥 대화 좀 하자고.."
"나도 같이 오라고 그래?"
"아니 나 혼자만 오라고 그러시더라..만나서 남자대 남자로 이야기 잘 해볼꺼야~"
"나도 같이 따라갈께..오빠.."
"아니..걱정말고 일단 너네 집으로 가자~아버지 만나고 다시 올께"
어느새 칠곡에 도착을 했고, 그 동안 한번도 알지 못했던
은주가 살고 있는 아파트를 은주의 가르키는 방향으로 운전해서 도착을 했다.
그다지 깨끗하지 않은 오래된 아파트였다.
"여기가 은주가 사는 동네구나~"
"응.."
차를 세워도 은주가 내리기 싫은 듯 가만히 차에 앉아 있었다.
"내려 은주야~"
"내리기 싫은데 오빠.."
"정말 금방 다녀 올께..만약 분위기가 이상해도 그냥 바로 나올꺼야~"
내 말을 다 들은 은주는 차에서 내렸고, 어느새 운전석 바깥 쪽으로 걸어와 나에게 다시 한 번 말했다.
"나 기다릴테니 빨리 와야해! 알았지?"
"그래 빨리 올께..금방 올꺼야~ 조금만 기다려~"
은주를 내려주고 부모님 집으로 향했다.
주차장에 도착을 하니 아버지의 차도 보였고 지수의 차도 보였다.
-지수도 아직 가지 않았구나..-
다시 집으로 가니 현관문은 열려 있었다.
거실로 들어서니 아버지는 쇼파에 앉아 있었고 지수가 부엌에서 나의 인기척을 듣고는
쟁반에 귤을 담아 나오며 웃으며 말했다.
"오빠 왔네~ 은주는 보낸거야?"
"또 나가봐야 해~"
"또 그 년..아니 은주에게 간단 말이야?"
아버지가 거실에 있으니 말을 함부로 하지 못해 은주라 칭하는 것 같았다.
"됐고! 엄마는?"
"안방에 누우셨어...오빠 때문에!!"
지수의 짜증이 난 듯한 목소리가 들릴 때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훈아 여기 와 봐라.."
"네..아버지.."
쇼파에 아버지가 앉아 계셨고 나는 거실 바닥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내 옆에서 지수는 과일 껍질을 벗겨내며 눈치를 보고 있는 듯했다.
내가 먼저 아버지에게 떨리는 마음으로 입을 열었다.
"아버지..은주 아시죠?? 저 은주를 정말 사랑합니다.."
그 때 옆에서 조용히 귤 껍질을 이쁘게 까던 지수의 손 움직임이 잠시 멈췄고
다시 귤껍질을 벗기기 시작했다.
아버지도 지수의 행동을 잠시 보더니 조용히 나에게 말했다.
"포항에서 다 정리하고 대구 올라 오거라"
아버지의 다짜고짜 정리하라는 말에 아버지를 쳐다 보았다.
"그깟 천한 여자 때문에 가족을 버리지 않으리라 아버진 믿는다.."
가족까지 들먹거리면서 말하는 것에 나도 몰래 목 메인 소리가 크게 나왔다.
"아버지!!"
나의 목이 메인 목소리에도 아버지는 개의치 않고 계속 말을 이었다.
"훈아..널 충분히 이해한다"
아버지가 어떤 말을 하는지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 도대체 뭘 이해한다는 거예요 아버지..-
" ..포항에서 혼자 얼마나 외로웠겠니..그래서 은주라는 애에게 홀릴만도 했겠지..."
아버지의 말에 눈물이 핑 돌며 울부짖 듯 말했다.
"아버지!! 저 정말 은주를 사랑한다구요!!"
옆에서 내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지수가 내 말을 듣기가 힘겨운지 내 방으로 뛰어 들어갔다.
내 옆으로 지나가는 지수의 눈가에도 지금의 나처럼 눈물이 보인 듯했다.
아버지는 방으로 들어가는 지수를 잠시 보고는 다시 말했다.
"넌 은주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홀린거다.. 여우에게 홀리 듯 그런거알지?"
"정말 아버지마저 허락해 주실 수는 없는 건가요?"
내 말을 가만히 듯던 아버지가 다시 입을 열었다.
"사회 생활의 첫 걸음이 그 사람의 평생 해야 될 직업의 초석이야"
"그래서요?? 그래서 은주는 그 일만 해야한다고요??!!"
아버지는 가만히 내 말을 듣고 나서 다시 나를 설득 하려 했다.
"운전하는 사람은 죽을 때까지 운전 계통에서만 일을 하게 되어 있어.."
침착히 말하는 아버지의 목소리보다 내 목소리가 더 크게 나왔다.
"은주랑 운전이랑 그게 무슨 상관인데요!!"
"학원선생은 학원계통, 공장이면 공장계통, 유통이면 유통계통에서 일하는게 팔자란 말이다!!"
"그래서요..아버지가 하고 싶으신 말이 뭔데요!!"
"이렇게 말해도 못 알아 듣냐!! 먹던 밥이 몸파는 일이라면 조금만 힘들어지면 지금은 아니더라도.."
아버지의 말이 무슨 뜻인지 그때서야 알게 되니 말을 더 듣기가 힘들어
고개를 숙이며 아버지에게 소리쳤다.
"아버지 그만요..그만!!"
그러나 아버지는 끝까지 말을 마무리 했다.
"그 쪽으로 반드시 가는게 사람 팔자란 말이다.."
-아버지 마저 은주를 받아 줄 생각은 조금도 없으시구나...-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서 집을 나서려 현관문 쪽으로 걸어갈 떄 아버지가 다시 한 번 말했다.
"포항에서 다 정리하고 대구 와서 지수랑 결혼해라~"
아버지의 말을 듣고 걸음이 멈췄고, 다시 거실로 뒤돌아 걸어가서 아버지에게 말했다.
"저~ 지금 은주 부모님에게 결혼 승낙 받으러 갑니다.."
쇼파에 앉아 있던 아버지가 나의 말을 듣고는 눈을 질끔 감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시 현관문을 다시 나서려 할 때 아버지가 다시 소리쳤다.
" 너 앞으로 한 푼도 줄 수 없다. 그 년과 살림을 차리던 어쩌던 간에 그 년이랑 헤어지기 전에는!!!"
그리고 약간의 정적 후 다시 아버지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집에.. 들어 올 생각은 절대.. 하지 말거라..."
아버지의 말을 듣고 거실로 돌아서서 말했다.
"저 과장으로 진급 했어요~ 아버지..이제 혼자 살 수 있을만큼 다 컸구요.."
그리고 현관문을 나설 때 엄마에게 느꼈던 똑같은 아픔이 다시 가슴에서 느껴졌다.
그리고 바로 현관문이 열리면서 지수가 달려 왔고 나를 뒤에서 안았다.
뒤에서 풍겨오는 지수의 낯익지만 낯설은 향기가 날 때 지수가 말했다.
"오빠 내가 정말 정말 잘할테니..결혼 하자는 말도 안할테니 가지 않으면 안될까?"
뒤에서 들려오는 지수의 말에 가슴이 약간 쓰라렸지만 흔들리지 않으려 뒤돌아 보지 않고 말했다.
"난 심장이 두개인가봐.."
지수가 떨리는 목소리로 대꾸를 했다.
"왜? 그 것 또 무슨 말이야?"
"은주 때문에 아픈 심장이랑 가족 때문에 아픈 심장은 별개 인것 같아서.."
"....."
지수는 내 말만 듣고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 너 때문에 아파하는 심장은 없네.."
나의 이 한마디에 지수의 뒤에서 안은 팔이 힘 없이 풀렸다.
그 길로 다시 안본다고 말 했던 부모님 집을 나서며 은주가 기다리는 칠곡으로 갔다.
은주의 집 앞에 다다랐을 때 은주에게 전화를 하려고 휴대폰을 드는 순간 은주가 내렸던
그 아파트 입구에 은주가 서 있었다.
- 이렇게 추운데..여태 집에도 안들어가고 날 기다린 거야?? -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릴 때 은주가 나에게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짧은 시간이나마 날 그리워 한 듯한 젖은 눈동자로 말했다.
"왜 이렇게 늦게 왔어~!!!"
"미안...늦었지?"
은주의 젖은 눈동자에서 눈물이 약간 보였다.
"난.. 안..오는줄 알았단 말야..."
'왜 안오겠니..그런 말하면 오빠가.."
내 말도 끝나기 전에 은주가 나를 안았다.
"따뜻해..오빠~ 이렇게 따뜻한 오빠가 진짜 오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상상만해도 아팠단 말야.."
"빨리 오지 못해서 미안해.."
그리고 은주가 나를 안았던 팔을 풀며 웃으며 말했다.
"아버지 만나서 이야기 잘했어?"
"아니.."
"그렇구나.."
나의 대답에 실망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애쓰는 듯 했지만 은주의 표정에서
서운함과 실망감이 눈에 너무 선명히 보였다.
그 모습에 가슴이 쓰려 추워서 붉게 변한 은주의 뺨을 살짝 꼬집으며 분위기를 바꾸려 말했다.
"은주 부모님에게 드디어 인사하러 가네?"
"응..그러게 어서 들어가자 오빠 밖이 너무 춥네.."
"참~! 나 처음으로 가는데 선물이라도 사서 들어가야지~"
"에이 됐어~ 그런거 안해도 돼~"
괜찮다는 은주에게 고집을 끝까지 부려 인근의 마트에 들러 선물용 한우세트를 사고
다시 은주집으로 향했다.
다시 은주집으로 가는길에 은주가 물었다.
"우리 부모님이 허락만 하면 우리 같이 살까?"
"은주는 대구에서 학교 다녀야 하잖아..그래서 안돼.."
"어차피 오빠 부모님 때문에 공부를 한건데..그래서.."
은주의 말을 중간에 끊고 말했다.
"아니!! 무조건 대학교는 졸업하자..은주야 대신 내가 자주 대구에 올께.."
"응...대신 입학 할때까지는 오빠집에서 같이 지낼꺼니 그거는 양보 안할꺼야~"
추운 날씨에 은주의 입에서 입김이 나오면서까지 애교스럽게 말하는 것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알았어~"
-은주야 나도 너랑 같이 살고 싶어 정말로..-
- 하지만 후에 합격하고도 가지 못 한 대학교 때문에 너 속상해 할까봐..-
-그러면 내가 아프니깐.. 이렇게 이기적인 나를 이해해 줄 수 있지? -
나의 팔짱을 끼고 이끄는 은주를 따라서 은주집으로 향햤다.
-그녀 이야기 -
오빠와 더 있고 싶었지만 어쩔수 없이 차에서 내렸고 오빠는 손을 흔들며 시야에서 멀어져갔다.
손을 흔들며 사라지는 오빠의 모습이 왠지 다시 못 볼 사람처럼 느껴져 서글펐다.
오빠가 날 위해 아버지와 힘든 대화를 하러 갔는데
나 혼자 편하자고 그리고 춥다고 집에 들어가기가 너무 싫었다.
빨리 온다고 약속했던 오빠의 목소리가 계속 귓가에 맴돌았다.
-오늘 그토록 원하던 학교도 합격 했는데...왜 가슴은 이리 답답할까..-
오빠를 기다리는 시간은 아무리 추워도 춥지가 않았다. 그저 오빠가 빨리 오기만을 기다렸다.
아파트 입구에 차가 들어올 때 마다 오빠인가 싶어 고개를 들어 쳐다보았고,
오빠 차가 아니란 것이 확인되면 휴대폰의 시간만 쳐다보았다.
오빠와 만들었던 여러 기억을 떠올리며 혼자서 미소 짓고, 속상해 하던 중에 그렇게 기다리던
오빠차가 아파트 입구 쪽으로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치..이제는 오빠차만 봐도 눈물이 글썽거리네..저 사람 대체 내게 무슨 짓을 한거야~-
차에서 내리는 오빠에게 달려가 따지듯 물었다.
"왜 이렇게 늦게 왔어~!!!"
오빠의 미안해하는 표정에 야속하다는 듯이 말했다.
"난.. 안..오는줄 알았단 말야..."
그리고 나도 몰래 양팔이 오빠를 찾듯 오빠를 안아버렸다.
"따뜻해..오빠~ 이렇게 따뜻한 오빠가 진짜 오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상상만해도 아팠단 말야.."
"빨리 오지 못해서 미안해.."
-이렇게 왔으니 난 됐어..오빠...-
-언제든 난 기다릴테니 이렇게 오기만 해주라..-
-천년 만년까지는 못 기다려도 50년 60년 정도는 내가 숨쉬는 한 기다릴수 있어-
오빠가 처음 우리집에 오는거라며 내가 괜찮다고 말했지만 고집을 부리며 마트에서 선물을 샀다.
-오늘따라 오빠가 너무 듬직해 보이네..-
듬직한 오빠의 팔을 끌며 집으로 향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인기척에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은주니?"
"응 엄마~"
현관앞으로 마중나오던 엄마가 오빠를 보고는 화들짝 놀래며 나를 보고 말했다.
"누구신데..?"
"엄마..나의 그 사람이야.."
"그 포항..의 그 사람..??"
나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고, 엄마의 표정은 갑자기 심각하게 굳어졌다.
33부 끝..
요즘 감기에 걸려서 감기약을 먹으니
정신이 없어서 글을 못적었네요.. 이해 부탁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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