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박은 차량용 블박이긴 한데, 바이크에 부착 할 수 있게 만들어뒀다.
블박 케이스는 혼자 일주일간 자작한거니, 버리지 말고 잘 써라. 케이스는 알루미늄 배젤을 블박 사이즈에 맞게 접은 뒤에 그 위를 에폭시 퍼티를 얹어 만들었다. 재료비 아끼지 않고 정성으로 만든거라 생각보다 튼튼할거다.
그거 사포질하고, 위에 도장 얹는다고 나도 고생깨나 했었다.
아아... 뚜껑부분 샌딩하다가 귀찮아서 그냥 도장을 얹어버리는 바람에 뚜껑 마감이 잘 안돼있다. 믹스앤 픽스발라서 다시 샌딩하고 쓰면 될거다.
내부는 발포 고무로 방수처리도 꼼꼼히 했고, 에어덕트도 만들어뒀으니 비맞거나 과열로 블박 망가질 일은 없을게다. 꼭 케이스랑 같이 쓰도록 해라.
시거 소켓 안에 보면, 한번 비맞아서 녹이 껴있다. 그거 잘 닦아내고 썼으면 한다. 가끔 접촉이 안좋을 때도 있으니까...일단 기능상의 하자는 전혀 없으니, 블랙박스와 함께 쓰면 될거다.
그리고, 바이크에 그냥 부착할 경우에 앵글이 안맞을테니까... 네 바이크에 맞게 뒷면에 스틸 받침대를 따로 만들어라. 각도 맞출때는 정면에서 10도정도 아래로 보게 맞추는게 좋더라. 지금은 미라쥬 650에 맞춰져있어서, 받침대는 새로 만들어야할거다. 철물점에서 앵글이나 함석판같은거 사서 접어서 쓰면 된다.
블랙박스와 시거소켓을 뜯어간 걸 탓하지는 않겠다.
어차피 언젠가는 누가 가져가려 들거라고 생각했었고, 그래서 애초에 바이크 본체에 손상을 안 입히고 떼어갈 수 있도록 장착해뒀다. 시거잭 배선도 잘라가기 쉽도록 여유분을 겉으로 빼놨었고...
근데, 나는 왜 니가 그걸 억지로 잡아뜯어갔는지 모르겠다. 네가 가져가고 난 이후에 돌아와보니 메인배선에 손상이 생겼더라. 커터칼 하나면 쉽게 잘라갈 수 있도록 해뒀는데, 그걸 힘으로 뜯어가야 했었니? 덕분에 배선 수리비만 40만원 나오게 생겼다. 이자식아.
나도 몇번 탈착해봐서 아는데... 그거 그렇게 뜯었으면 윈드실드에 손등이 다 까졌을게다. 윈드실드에 먼지가 많으니 소독은 꼭 해라. 안씻은지 오래돼서 잘못하면 염증 생긴다.
케이스는 FRP 수공을 하기 전에 몰드 떠낼려고 만들었던거고, 이미 도면과 몰드는 떠뒀으니 난 다시 만들면 된다.
시거 소켓은 1년 반 가까이 사용하기도 했고...키온선에 꽂는거야 다시 하면 되는거고...
그리고 블박은... 그걸로 난폭운전 신고도 많이 했고, 내 운행습관도 그로 인해 교정할 수 있었으니 그 역할을 할만큼은 했다고 본다.
비록 네 욕심에 뜯어갔겠지만... 나는 네 그 욕심이 안전운전과 바른 이륜차 문화를 위한 욕심이라고 생각하기에 원망하지 않는다.
부디 네 녀석도 꼭 그걸 장착하고, 주변에 폐 끼치지 말고 조심스레 안전운전해라.
교차로에서 신호 잘 지키고, 갓길주행이나 칼치기 하지말고, 너무 과속하지말고... 보험은 꼭 들어둬라.
그러다보면 네가 가져간 그거...나중에 너한테도 언젠가는 꼭 필요할 때가 있으리라고 본다.
P.S: 웃을지 모르겠지만, 네가 가져간 블박 + 케이스는 "안전운전 지킴이 방수블랙박스 마크 2"라고 이름 붙였었다.
이제 FRP로 "안전운전 지킴이 방수 블랙박스 마크 3"를 만들 참인데, 다음번에 네 녀석이 또 뜯어간다면... 그땐 메인배선 안다치게 필요한 부분만 잘라갔으면 좋겠다. 네가 가져간 건 20만원 될까말까하는데... 네가 그거 뜯어가면서 망가뜨린 수리비가 30만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