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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전, 전 남자친구에게 강간당했습니다. 지금은....
게시물ID : humorbest_48561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Ω
추천 : 41
조회수 : 25422회
댓글수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6/16 23:46:04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6/12 14:37:44
글을 쓰기 시작하려는데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지금은 진작에 그 좋지 못한 사람과 헤어지고.
제 아픔을 다 품어주고, 품어주다가 지쳐있어 제가 도와주지 못해 안타까울...
그런 사람과 만나고 있습니다. 너무 사랑합니다.
지금도 제가 지금 남자친구를 놓아줘야 하겠지만,
좋아하고, 날 그렇게 평생 아껴준 사람은 처음이었으니까...
6개월동안 제가 우울증, 무기력증 등으로 지금 만나는 남자친구를 갑갑하게 만들었습니다.
앞으로의 나머지 6개월, 아니 남은 모든 시간 오롯이 지금 만나는 남자친구를 위해 고쳐먹으려고 이 글을 씁니다.

머릿속이 너무 복잡하고.....
울음만 나와서, 두서없이 써내려가 봅니다.
성폭행 피해자가 아무말 할 수 없다는 거, 정말 거짓말 아닙니다.
정말 말하기 힘든 사실이고, 꺼내기 힘든 사실이지만...
이 기회로 털어내려 합니다.

사건은 그리 크지 않았고, 내용을 들으면 몇몇 오유분들은 알 지도 모르겠습니다.
열여덟 고등학생 때, 경기도 수도권에 사는 학원강사인 그 사람을 만났습니다.
지방에 살던 저는 고향도 같은 그 사람이 휴가를 이용해 지방에 내려온 사이 지인을 통해 만나게 되었고,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아 기타(밴드 하던 시절이었어요.)도 들어주겠다면서 데려다 준다는 걸 만류하고,
서너번 만류하고 또 만류하다가 지쳐서 허락했습니다.

사실 제가 지쳤다기보다는, 잦은 연락에 어머니께 말씀드렸습니다.
이러이러한 사람이 있다. 나와 사귀게 되면 공부도 가르쳐 주겠다고 하고, 수학 강사란다.
하지만 나와는 나이가 12살이나 차이가 난다. 사람은 괜찮은 사람 같다. (제 실수였지요.)
어머니는 승낙하셨습니다. 나중에 여쭈어보니 이모에게 물어보니 막으면 더 몰래 연애한다고 허락하셨던 거랍니다. 제가 죄인이지요.

그렇게 승낙하시고 난 뒤 장거리연애를 하다가 제가 공부할 책을 들고 경기도로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자세한 지명은 말하면 누군지도 알 것 같아 적지 않겠습니다.
수도권에서 학원 강사를 하는 사람이니 실력은 말 안해도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처음에는 같은 지역에 살던 사촌 언니와 함께 살았습니다.
하지만 방 한칸에 여자 둘이서 살기도 벅찼고, 제 책상도 없고 힘든 와중에
그 사람이 자기 방에서 살지 않겠냐며 제안했습니다.

어찌저찌 시간은 흘러가다가 어느새 저는 그 사람과 살고 있었고,
그 해 가을에 올라간 저는 12월까지는 그 사람의 사촌동생과 원룸에서 세명이서 살았습니다.
물론 그 동안 공부는 봐주는둥 마는둥이었고,
학원강사였기에 새벽까지 게임하고 아침에는 자고 낮에는 출근하고.
남는 시간이 없어서인지 귀찮아서였는지 모르겠지만...
장거리연애때의 모습은 모두 사라지고 귀찮은 모습만 보였습니다.
그래도 저는 그 사람이 좋았습니다.
사실 좋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부모님께도 동거 사실을 말하지 못했고,
집안 형편도 좋지 않았던 저였기에 경제적으로나 모든 걸 의지할 사람은 그 사람 뿐이었으니까요.

삐걱거리는 연애생활 약 2년간, 그 사람은 바람도 피웠습니다.
저만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냥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래. 30대정도 되면 나 같은 나이의 여자는 그냥 장난으로 만날 수도 있는거겠지.
점점 올라온 의미는 없어지고, 공부에 대한 의욕도 떨어지고....

첫 현역 수능이었던 수능으로 H대 공대에 입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 의대 재수 하랍니다. 그렇게 한다고 하고...
피폐하게 그 사람과의 동거생활만 지속되어 갔습니다.

그리고 헤어지던 해 여름, 견디다 못해 3년간 알고 지내던 오빠와 오랜만에 긴 대화를 나눴습니다.
평소에는 그 사람이 네이트온 하면 뭐해? 왜 채팅해? 네가 채팅하니까 나는 게임한다. 라는 식으로 말했기에
별로 말도 섞지 못했었어요.
3년 전에 제가 그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면 그 알고 지내던 오빠와 사귈 수도 있던 상황이었는데,
괜히 내가 급해서 망쳐버린 걸지도 모르지요.

그 오빠와 길다면 긴 대화를 나눴습니다. 서로 몰랐던 서로의 장점, 단점, 사정들.
서로 연락이 뜸했던 공백의 2년간은 서로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었기에 엇갈려있었지요.
마침 그 해 여름 어느날 남자친구에게 뺨을 맞고(이 정도는 평소에 항상 있던 일이었습니다만, 하소연 할 곳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 오빠에게 얘기를 했습니다.
집을 나오랍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저는 경제적인 능력도 없어 자립할 수 없어서 헤어질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부모님이 한달에 1-20만원씩 부쳐주시는 용돈은 모아서 그 남자의 카드값 상환이 모자랄 때 보태서
총 100만원대 가량을 제가 빌려주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 돈도 받지 못하고 통장에 잔고도 없는 상태에서 무얼 할 수 있나 싶었고,
아무것도 하지않고 항상 집에 틀어박혀 있는 히키코모리였기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반려묘와 지내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제가 없는 사이 그 아이를 먼 곳으로 보냈고 일주일만에 그 아이는 돌아왔습니다. 엄청 지저분해져서요.. 길에서 얼마나 고생을 했을지.
그리고 다시 씻겨서 지내다 어느날 없어진 아이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고요.
중간에 저더러 짐 싸서 고향으로 내려가라며 2층 원룸 창에서 야옹이를 이동장에 넣은채 던지기도 했습니다.
기르던 야옹이 한녀석은 내장파열로 3분도 되지 않아 숨을 거둔 녀석도 있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쓰레기봉투에 옷에 싸여 버려졌습니다.
그 이후 그 아이와 같은 종의 아이들을 볼 수가 없습니다..

생일선물로 그 이후에 강아지도 선물받았습니다. 그 녀석은 아직 제가 아는 동물병원 선생님께 있습니다만,
그 사람과의 기억때문에 보기가 힘듭니다.
아마도 강아지는 좋아했던 이유가, 고양이는 키우면서 자기를 해치려 든다는 얘기를 많이 했고
실제로 야옹이가 캣타워에서 점프하거나 화분을 밀어 떨어뜨린 적은 있었지만 고의성은 없어보였어요..

이런 생활들이 지나갔었고...
그 여름에 뺨 맞은지도 얼마 되지 않아 엄청난 구타를 당했습니다.
070전화로 112에 전화하려고 번호 누르다가 전화기 뺏기고 전화기 던져지고
입막고 발로 차였습니다. 그때 갈비뼈 통증이 한두달 뒤까지도 지속됐었습니다.

가라앉은 후, 자기는 때린 것이 기억이 안난다기에.....
저는 울면서 작은 방으로 가서 문 닫고 가끔 얘기하던 그 오빠한테 모든걸 얘기했습니다.
이제까지는 항상 잘 지내고 남자친구도 좋고... 그런 얘기만 했었는데
이제 다 얘기해버렸습니다.

모든 얘기를 털어놓고, 물론 제 허물도요.
남자친구가 바람피고 저를 여자친구 취급하지 않는 순간
저는 제 자해삼아 몸을 막 굴리고 다녔었습니다. 그게 제 자신에 대한 모욕, 자해였고요.
그런 얘기까지 다 들어주고 품어줬었던 오빠입니다.

그러다 맞는건 도저히 힘들어 집을 나와 그 오빠, 지금 남자친구의 집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무작정 와 버린지라, 온 뒤에 짐은 후에 받는걸로 하고 2년동안 공부 가르쳐주지 않았으니
짐 받으러 오는 날 마다 그럼 공부를 가르쳐달라. 라고 합의보려고 주말에 한번 내려갔습니다.

그게 제 큰 실수였습니다.
첫번째 성폭행은 아무것도 모를 열네살, 초교 졸업 이후 검정고시만 패스 했던 저에게
별로 아는 친구도 없었는데 그 친구들에게 당했습니다.
그 때 어머니와 정신과에 갔지만, 끝끝내 울기만 하고 그 얘기는 못했었습니다.
그런 일을 저지른 탓에, 제 탓에 두번째 일이 일어났습니다..
술마시면서 얘기하잡니다. 저는 술은 안마신다고 끝까지 피했지만 '그래, 마지막이니까'
라는 생각으로 마셨습니다. 그 사람에게 그랬습니다. '다음엔 어린 사람 만나지 말아.'
그러다가 취해버렸고, 어쩔수없이 그 사람 집에, 아직은 제 짐이 가득한, 변기에다 가득 토해버렸습니다.
그때가 문제였겠지요.
떠올리기 싫고 힘들지만.... 제 잘못이지만....
토하고 무방비 상태였던 저는 그 상태에서 화장실에서 강간을 당했습니다.
더이상 자세히 생각하긴 싫습니다.
그리고 저는 도망나오듯 저를 보살펴주던 오빠에게 돌아갔습니다.

며칠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겨우... 한마디 꺼냈습니다. 나 더러우니까, 오빠가 만지면 더러운거 옮는다고. 하하...
아직도 저는 그렇게 한구석에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러면 안되지만.
오빠가 그럴줄 알았다며 그 일까지 다 품어줍니다.
오빠는 그래도 신이 아니잖아요..?
처음에는 오빠도 도움 주는것에 대해 크게 부담 가지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제 정신적 상태도 봐주고, 같이 정신과도 가 주고.. 집 밖 외출도 자제하게 해 주고.

11월 수능도 고향에 호텔룸 잡아서 같이 보고 올라오고.
프리랜서라 집에서 일하지만 내려가는 길, 올라오는 길에도 일만 했고
이동 시간에 일에 지장을 많이 주기도 해서 미안했습니다.
11월 수능... 망쳤죠. 그게 바로 작년입니다.
그래도 오빠가 함께 있었기에 볼 용기라도 났습니다.
아니면 내려가서 볼 생각도 하지 못했을거에요.

12월 말 즈음, 모든 것을 가족에게 알리기로 했습니다.
전 남자친구는 짐을 제게 주지도 않았고, 심지어 짐을 준다고 준 박스에는 성인용품이 들어있었습니다.
오빠가 보고 저를 버리라는 암시인건지, 참..
오빠가 도와주어서 내용증명을 보내고, 결국엔 고소장까지 썼습니다.
이런 상황이 되자 가족에게 알리지 않을 수 없었고,
어머님은 전 남자친구와의 동거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폭행, 성폭행, 금전문제등은 알지 못하셨기에
엄청난 충격을 받으셨을 것이고...
이혼하셨지만 그래도 사실혼이신 제 생부도 많이 놀라셨을겁니다.
바로 올라오셔서, 저더러 집에 가자고 하시더군요.
전 어릴때부터 치가 떨리게 생부에게 맞은 기억, 혼난 기억뿐이라 싫었습니다.
얘기하는 도중에 절 돌봐준 품어준 오빠에게 제가 생일선물로 생부에게 주었던 가죽장갑으로 뺨을 세게 후려쳤습니다. 정말 화가 나서... 다시는 보지 않겠다 말하고 보냈습니다.
그래도 어느새 제 고소장을 가져가셨더군요.

어느날 쥐도 새도 모르게 합의가 진행되었고, 제가 없는 자리에서 제가 쓴 고소장의 내용이 아닌
다른 고소장의 내용으로, 친권자.법정대리인은 오직 어머니뿐인데 그 친권자, 법정대리인이라는 명칭으로 생부까지 적혀있는 서류. 거의 천만원에 달하는 합의금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 중 저는 반도 채 되지 않는 일부밖에 받지 못했습니다.
그것도 제가 요구하지 않고 상황설명을 듣지 못했다면 영영 받지도 못했겠지요.
나머지는 어머니께서 제게 주라고 했지만, 생부는 절대 제게 줄 생각이 없나봅니다.
아직도 주지 않고 있고, 어쩌면 이미 써버렸을 수도 있습니다.
어머님 몰래 바람피는 상대도 있는걸 얼마전에 물증으로 잡아내기도 했구요.. 하아.
집안사정은 그래도 이정도 가정이야 흔하겠지요. 괜찮습니다. 제가 이겨나갈수 있어요.
제가 벌면 되니까요.^^...

이런식으로 풍파가 흘러가고, 괜찮아지나 했는데...
저는 계속 무기력해지고 밖으로 나가려 하지도 않고, 공부해야하는데
공부 할 걸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집에서 멀뚱히 정말 멍때리고만 있었습니다.
그렇게 몇달을 보냈습니다. 그걸 지켜보는 오빠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올해 4월까지, 어쩌면 최근까지도.. 저는 그냥 무기력하게 살았습니다.
그 모습을 보느라 오빠도 지금은 지쳐버렸고, 제게 헤어지자는 말을 합니다.
저는 앞으로 잘 할테니 버리지 말라고 애원합니다.

말로만 이런 애원을 하지 않고, 제가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는 걸 알지만 쉽지가 않네요.
남자친구가 소개시켜준 일자리에 일하고 있습니다.
주말에 공부도 해야하는데 또 전처럼 멍하게 보내게 되고,
요즈음엔 두어달 가지 않던 정신과도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왜 살까? 내가 왜 여기 있는걸까?
오빠에게 난 필요한 존재일까?
네. 저는 바보입니다. 한 사람을 사귀게 되면 그 사람에 관해 모든 미래가 결정되고..
그 한사람에게만 목매는 바보입니다.
이게 집착이 되어버리면 안되는데 말이죠....

지금도 회사는 꾸준히 다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프리랜서인 남자친구는 일은 많은데 제가 이제까지 얹어준 짐 때문에
너무 힘들어합니다.
어떻게 기운 차리게 해주고 싶은데, 아예 없어지고 싶지는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제가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매일 수백번 오빠에게 잘 해야지. 말 조심하고 행동 조심해야지. 하면서도 툭 튀어나와버리고...
우울한 생각도 계속 스쳐가고.
그냥 죽어버릴까, 하고...

얼마전에도 계단에서 굴러서 왼다리를 절게 되었습니다.
차라리 아예 못쓰게 되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 정말 못난사람인가봅니다.

이 글을 쓰고, 후련하게 다 털어놓으니 조금은 기운나네요.
사람이 사랑과 거의 맞먹게 쾌감을 느끼는게 자기 사생활 표출이랍니다... 하하.

오늘부로 다시 태어난다 생각하고 남자친구가 다시 기운 낼 수 있게
저에게 남자친구가 그렇게 아낌없이 품어준 만큼
저도 조건없이 품어주고, 아껴주고 집착없는 순수한 사랑, 할 수 있을까요?..
응원해주세요.

오늘 지금 이시간부터, 미안해. 한번만 더 용서해줘. 잘할게. 라는 말을 할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잘 해서 칭찬받고, 쓰다듬쓰다듬 받는 사람이 되고싶어요.^^.....
정말 죽고싶을때는, 종교에 기대기도 하고, 그렇게 살아야겠지요?

긴 글 읽어주셨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두서없이 써내려갔네요. 그래도 조금은 마음의 짐을 던 것 같아요.
정말... 제대로 살겠습니다.
저보다 못하고 힘든 사람 이 세상에 수도없이 많을텐데,
괜한 응석 부리는 거 아닐까 싶네요. 정말... 힘내겠습니다.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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