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전대갈의 녹화사업으로 강제징집된 뒤
석달 만인 6월 18일 부대 안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은 채 의문사한 주검으로 발견된
김두황 씨의 추모제가 1998년 5월 서울역 광장 앞에서 열렸다.
그 때 한 남자가 김두황 씨의 추모제 현장에 나타나 다음과 같은 글귀를 남겼다.
"속죄합니다."
김두황 씨와 함께 군대 생활을 했다는 그 남자는
"그 땐 정말 너를 빨갱이로 알았다. 너는 열사로 나는 죄인으로 남았구나"라는 독백을 남긴 뒤 총총히 사라졌다.
그 남자의 행동에 의문을 가진 유족들이 그의 정체에 대해 계속 물었으나
그는 "좋은 세상이 오면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이 죽임을 당했고 진실이 은폐되었는지 진실을 밝히겠다"라는 말만 할 뿐이었다.
민주화가 된 지 26년이 흐르고, 그 사이 두 번의 평화적 정권교체가 있었지만
아직도 김두황 씨와 같은 수많은 젊은이들의 죽음이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채 우리 곁에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