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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1반 김수진 생일입니다.
게시물ID : sewol_486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바르조미워
추천 : 16
조회수 : 779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6/02/08 11:07:16
세월호 참사 664일을 맞이하는 원숭이해 설날, 2월 8일 오늘은 단원고등학교 2학년 1반 김수진 학생의 생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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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진 학생입니다.

수진이는 언니가 둘 있는 세 자매의 막내입니다. 수진이네는 자매끼리 사이가 무척 좋습니다. 큰언니하고는 같은 아이돌 그룹의 팬이라서, 콘서트가 있으면 언니가 대신 다녀와서 수진이한테 자세하게 얘기해 주었습니다. 작은 언니는 수진이한테 종종 기프티콘을 쏘아 주었습니다. 그리고 수진이는 언니들이 좋아하는 볶음밥이나 주먹밥 등, 뭐든지 먹고 싶다고 하면 척척 만들어주었습니다. 수진이의 꿈은 요리사였습니다. 

수진이는 키도 크고 다리도 길고 눈도 크고 무척 예쁜 아이였습니다. 아버지는 수진이 다리가 길다고 "학다리"라고 부르셨습니다. 집에서 수진이는 부모님이 시키는 일은 뭐든 불평 없이 잘 했습니다. 엄마가 장을 봐서 집에 오시다가 장바구니가 너무 무겁다고 전화하시면 당장 달려내려와서 짐을 들어드리는 착한 막내였습니다. 부모님 생신이면 친구들한테 부탁해서 부모님께 생신 축하 문자를 보내드리기도 했습니다.

수진이는 비싼 물건을 사달라거나 뭐가 갖고 싶다고 조르는 일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수학여행을 떠나게 되었을 때 수진이는 아빠한테 옷을 사도 되냐고 물었습니다. "사고 싶어"가 아니고 "사도 돼?"라고 묻는 막내가 안쓰러워서 아빠는 흔쾌히 수진이랑 같이 옷 사러 가셨습니다. 모처럼 유명 브랜드 트레이닝복을 사고, 오는 길에 냉면에 고기도 먹었습니다. 그것이 아빠와 막내의 마지막 즐거운 데이트였습니다.

세월호가 침몰하기 시작했을 때 수진이는 가족 단톡방에 "배가 기울어졌다" "창밖에 바닷물이 보인다"고 계속 상황을 알렸습니다. 언니들이 빨리 밖으로 나가라고 말했지만 수진이는 방송에서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며 나가지 않았습니다. 

4월 16일 오전 9시 36분에 수진이는 "창밖에 바닷물이 보여. 무서워"라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것이 수진이가 전한 마지막 소식이었습니다. 수진이는 일주일 뒤인 4월 22일, 잠든 것처럼 평온하고 예쁜 모습으로, 너무 늦게 부모님 품에 돌아왔습니다.

수진이 아버지는 수진이를 데리고 안산으로 돌아가는 도중에 정신을 잃으셨습니다. 장례식 때는 수진이 큰언니가 쓰러졌습니다. 수진이를 잃었다는 사실을 가족 모두 믿을 수가 없어서, 아버지는 지금도 수진이가 가 버렸다는 사실을 가끔 잊어버리고, 어딘가 수진이가 있을 것만 같다고 하십니다.

수진이를 잃고 나서 아버지는 2014년 여름에 국회 농성을 하셨고, 특별법 제정을 위한 단식을 하시다가 14일째에 쓰러져서 병원으로 실려가시기도 했습니다. 특별법 시행령 파기 삭발식에도 참여하셨고, 광화문 촛불문화제 등에도 빠짐없이 참여하십니다. 수진이 어머님과 언니들도 함께 참석하십니다.



안산 합동분향소 #1111로 문자 보내 수진이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여운 딸, 엄마아빠의 사랑이고 언니들의 귀염둥이였던 착한 막내 수진이를 잊지 말아 주세요.

#1111은 24시간 운영되며 무료입니다. 오타 등은 전담으로 필터링하시는 직원분이 계시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가족분들께서 수시로 분향소에 들르시기 때문에 #1111로 문자 보내 아이들 생일 축하, 설날 인사, 그냥 잊지 않고 기억한다는 말씀 한 마디만 해 주셔도 가족분들께는 큰 힘이 됩니다.
출처 https://www.facebook.com/sewolhoTV/videos/vb.704666912980780/929972023783600/?type=2&theater

한겨레 잊지 않겠습니다 김수진: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49673.html
수진 아버님 관련기사: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7232142165&code=940202
김수진 아버님 인터뷰 (광화문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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