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정말 짜증 많이 내면서 봤습니다. 역시 발언권의 절대우위를 누리던 생활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상대방의 의견에 전혀 경청할 줄 모르는 몇몇 목사님들 하며, 지나치게 감정적인 반응 하며, 고의적으로 딴소리 해대는 모습들까지... 한숨이 절로 나오더군요.
저는 어제 이억조 목사님 발언 중에 상당히 희망적인 부분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고쳐나가야 할 부분도 있다고 생각하고 말이죠.
첫째는, 종교인 세금 납부의 의무는 명확하다는 점을 개신교 단체에서 서서히 인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현재 7900여 개에 해당하는 단체에서부터 세금납부 결의안을 시작했다고 하는군요. 한국 개신교는 여러 독립된 종파들의 연합입니다. 그래서 총체적인 의사결정을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죠. 그런데, 단일 단체인 가톨릭에서도 전교구에 걸쳐 성직자들의 자율납세화를 정상화 시키는 데 10년이 넘게 걸렸다고 하죠. 일단 긍정적인 방향으로 시작되었으니 지켜봐달라는 논리는 정당하다고 봅니다.
'제도화 시켜버리자' 라는 극단적인 논리도 있습니다만, 성직자들의 행동 가치 기준이 사회법보다 더욱 엄격하고 또 이를 존중할만 하다는, 종교인에 대한 국가의 존중이 현 제도에 반영이 되어 있는만큼, 종교인 단체 내부에서 본래의 목적에 맞도록 정상화시키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그리고 2010년부터 시행! 이런 식으로 가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려면 외부의 압력과 강제가 있어야 합니다만, 문화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은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지켜볼 가치는 있다고 봅니다.
둘째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일텐데요. 교회법의 유명무실한 부분은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는 겁니다. 어제 토론에서 감리교 목사님이 울분을 토하시면서 사회법으로 간통 및 횡령으로 인한 중징계가 교회법에서는 더 헐렁하거나 무죄로 가기 일쑤라고 말씀하시던데요. 이게 아주 대표적인 예입니다. 자기 팔 썩는 줄 모르고 안으로만 굽히다가 몸뚱이 전체가 골로 가는 거죠.
어제 또 인상적인 발언도 있더군요. '일부의 문제다 일부의 문제다 하지 말라. 사람이 암으로 죽는 것은 몸 전체가 암으로 뒤덥혀 죽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부위의 독한 암으로 인해 죽는 것이라고.' 정말 맞는 말입니다. 일부의 문제고 우리는 별개라는 분리주의적 사고가 개신교 전반에 걸쳐 일어나야 하는 자정운동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죠.
저는 아주 간단한 해결책으로, 신학교육을 혹독하게 엄격화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수도 줄이고요, 군소교회들은 과감하게 통폐합해서, 신학적, 윤리적 질이 떨어지는 개별교회들이 조직화되고 서로 견제가 될 수 있도록 해야 되겠죠.
한국 개신교의 망조는 솔직히 여기서 오는거 아니었겠습니까? '착하고 순진하면 공부 좀 못해도 목사 할 수 있다' 이런 사고 방식이요. 순진한건 사회 물 먹으면 더이상 안 순진해 집니다. 멍청해서 독선으로 빠지면, 그것만큼 끔찍한게 없죠. 순수하고 멍청한 신앙.. 아 끔찍해.
하지만, 어제 100분 토론처럼 생생하게 깨어계신 분들이 하나 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사회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제발 이게 바닥을 치는 신호였으면 좋겠습니다. 양적 성장이 아니라, 질적 성장을 하는 신호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