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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 훈련장에서 꾼 악몽이야기(약간 스크롤 있음).
게시물ID : military_487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v독거v
추천 : 3
조회수 : 779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4/09/08 15:43:26
인민군은 예고 없이 전 전선에 걸쳐 남침해왔다.

내가 살던 의정부에도 대규모 포격이 가해졌고, 곧이어 인민군 항공육전여단이 대규모로 강하해왔다.
예비군 3년차인 나는 동대장 및 동료 예비군들과 함께 그 아비규환 속에서 치열한 시가전을 전개했다.
인민군들은 부서진 시가지 곳곳에 숨어 격렬하게 저항했다.
그러나 육해공군은 물론 해병대와 공익 출신까지 총 망라된 드림팀인 우리 어제의 용사들을 막을 수는 없었다.

예비군들이 적을 소탕하는 사이 동대장은 확성기로 끊임없이 참전을 호소했다.

"어제의 용사 여러분! 모두 나오십시오! 국가와 가족을 지킵시다!"

그 때마다 파괴된 아파트와 주택단지에서 예비군복을 입은 남성들이 꾸준히 몰려나와 우리의 멸공 대오에 합류했다.
동대장은 그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눈빛을 교환했다.
사내들의 맞잡은 손은 뜨거웠고 눈빛은 구국의 투지로 빛났다.
더플백을 메고 동대장을 따라다니던 상근병들이 그들에게 무기를 나눠주었다.
이상하게도 그들이 메고있는 더플백에서는 M16소총과 수류탄이 끊임없이 솟아났다.

동대장은 우리를 이끌고 시 중앙에 있는 공업고등학교로 진격했다.
그 곳에는 예비군 1개 중대와 약간의 현역들이 인민군에게 포위되어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진격도중 인민군의 AN-2기 수십 대가 각각 천마호 땅크 1대씩을 배밑에 매단 채 우리 머리위에 나타났다.
그놈들은 우리 머리위에 천마호 땅크를 투하했고 낙하산병들도 뒤이어 뛰어내렸다.

"모두 당황하지 말고 내 주위로 모이시오! 그리고 자신이 현역 때 대전차 무기 다뤄봤다 거수!"

몇몇 인원이 손을 들자 상근병들이 더플백에서 M72대전차 로켓과 바주카포를 꺼내 그들에게 나눠주었다.
예비군들은 로켓을 난사하며 천마호 땅크를 마구 사냥했고 낙하산병들도 모두 소탕되었다.

"하하하 우리는 무적이다! 와아!"

그러나 예비군들이 환호하는 동안 어딘가와 전화통화를 하던 동대장의 얼굴은 심각하게 굳어있었다.

"핵폭탄을 탑재한 AN-2기가 여기를 지나 서울로 갈 거랍니다! 여러분! 대공사격을 준비하세요!

우리는 모두 순간 겁에 질렸지만 곧 평정을 되찾았다.
까짓 AN-2따위 핵을 떨구기 전에 떨궈버리면 그만이었다.
곧 AN-2수십 대가 나타났고 예비군들의 M16과 카빈, 노획한 58식 보총 등등이 치열하게 불을 뿜었다.
어느놈이 핵을 실었는지 알 수 없으니 모두 떨궈야 했다.
대부분의 AN-2가 격추되었지만 그중에 유독 한 대, 온통 붉게 칠해진 녀석이 후미에서 붉은 등을 반짝이며 화망을 벗어나고 있었다.

"예전에 어느 게임인가...핵폭격기 뽑으면 뒤에 빨간 등 켜고 나왔었는데...아 그래! 저놈이다! 저놈을 쏴요!"

어느 예비군의 외침에 따라 모든 예비군들이 그 AN-2에게 화력을 집중했지만 그놈은 왠지 3배 빠른 속도로 서울을 향해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잠시 후, 지평선에서 섬광 하나가 번쩍이더니 버섯구름이 피어올랐다.

"서울이 피폭되었다..."

예비군들은 모두 망연자실했다.

"동무들! 우리 공화국의 혁명적 핵무기의 위력을 잘 보았네!? 곧 우리 무적의 인민군 전사들이 진격해서 동무들을 공산공산하게 해줄끼야!"

소총사거리 밖에서 맴돌던 AN-2한 기에서 여성 목소리로 그런 방송이 나왔다.

예비군들이 분개하는 사이 미사일 한 발이 날아와 그 AN-2를 박살냈다.
고개를 들어보니 한미연합공군의 전폭기 대편대가 남에서 북으로 날아가고 있었고 지상에서는 현역들의 기갑부대가 몰려왔다.
수도기계화사단, 2X사단, 3X사단 등 국군 주력부대가 모조리 북으로 진격하고 있었다.
그 중 수도기계화사단의 전차와 장갑차 수십 대가 우리 앞에 멈춰섰다.

예비군들과 현역들이 뜨거운 눈빛을 교환했다.
더 이상 말은 필요없었다.

우리는 현역들이 내미는 손을 잡고 전차와 장갑차 위에 올라탔다.
나와 같은 전차 위에 올라탄 동대장에게 다른 예비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 동대장님, 그래도 서울이 핵을 맞았으니 전쟁은 끝난 거 아닙니까?"

"아니오.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동대장의 말은 내 가슴을 벅차게 했다.
이제 북괴 왕조는 도발의 댓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북진하는 국군의 전차와 장갑차, 자주포 행렬이 끝없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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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봐요, O씨! 일어나! 오후 교육 가야지!"

"어버버...우리 어제의 용사들 손으로 댓가를...아니 죄송함다."

정신을 차려보니 예비군 대대 강당 뒤쪽의 벤치에 널부러져 자고 있던 나를 동대장이 흔들어 깨우고 있었다.

"조교야, 교육시간 다 돼도 자느라고 안 나오는 예비군들 때문에 고생 많지?

"아닙니다. 그래도 이번 선배님들은 보이는 데서 주무시니까 편합니다. 저번 선배님들은 산에서 주무셔갖고 저희들이 온 산을 다 뒤졌슴다."

나는 구시렁대며 용케 분실하지는 않은 소총과 장구류를 챙겨 교장으로 내려갔다.

개꿈이지만 참 스펙타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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