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짝사랑 진행중이구요. 그 아이 마음은 아직 정확히 모르겠어요. 친한 편이기는 한데, 아직 편하게 둘이 뭔가를 한다거나 그런 사이는 아니구요. 그냥 문자나 전화하면 비교적 답장 잘 오는 편이고, 전화도 잘 받는데, 제가 편해서 그냥 편한 오빠로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싶어 섣부른 착각이나 오해 안하려구 혼자 노력중이에요 ㅋ.
근데 오늘 너무 그 아이가 보고 싶어서, 제가 야구장에서 KFC 치킨 사주겠다고 졸라서 야구장에 데리고 갔거든요(그 아이도 야구장 같은 곳 가는거를 싫어하지는 않아요). 처음에 그 아이 반응은 "글쎄~ㅋㅋ" "생각 좀 해보고~^^*" "오빠, 나랑 같이 가고 싶구나~ㅍㅍ ^^*" 뭐 이런 반응이었는데, 제가 같이 가자고 졸라서 어쨌든 둘이 야구장에 갔어요.
야구장 가서 비닐 빠따 사서 딱딱 거리며 같이 응원하고, 치킨도 먹고 이야기도 하면서 같이 즐거웠는데요. 중간에 키스 타임 있잖아요. 전광판에 화면 비추면서 커플들 키스 시키는 거... 근데 갑자기 저희를 비추더라구요. 제가 깜짝 놀라서 두 손 내밀면서 우리 커플 아니라고 막 그랬는데, 관중들이 "우~~ 빨리 키스해라~ 남자 뭐하냐~~" 막 이러고, 카메라는 딴 곳 안가고 계속 저희를 비춰서, 어쩔 수 없이 제가 하는 척만 할려고 카메라에 제 뒷통수 보이게 하고 (드라마에서 보면 실제 키스는 안하면서 각도 절묘하게 해서 키스신하는 거 있잖아요), 그 아이 얼굴에 제 얼굴을 좀 가까이 가져갔는데요. 이 아이가 갑자기 눈을 살짝 감는 거에요.
그 순간 제가 무슨 용기인지 참지 못하고, 그 아이 입술에 살짝 뽀뽀를 해버렸어요. 사람들 "오오~~" 막 이러면서 박수 쳐주고요. 그 후, 잠깐의 침묵은 있었지만, 그 아이도 별 일 없었다는 듯이 저한테 말걸고 그래서 또 여태까지처럼 같이 이야기하고, 응원하고, 이러다가 야구 끝나고 그 아이 집에 바래다 주고 돌아왔는데요.
이거... 그 아이도 저를 조금은 괜찮게 보고 있다고 생각해도 될까요? 섣부른 착각 안하고 싶어서 그런 생각 자제하고 있기는 한데, 오늘은 조금은 그런 생각이 들어서요.
내가 잘못한 건 아닐까... 나를 과연 좋아해줄까... 지금 그런 생각 많이 들면서 가슴이 막 떨려요. (제 마음은 여자들 눈치 빠르니까 이미 야구장 가기 전에 눈치를 채긴 했겠죠...). 그 아이는 어떤 마음일까요? 만약 그 아이도 저를 좋아해준다면 세상 다 가진 것처럼 너무 행복할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