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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는 저와 아버지에겐 특별한 게임입니다.
게시물ID : humorbest_48773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갤포스
추천 : 131
조회수 : 16352회
댓글수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2/06/23 00:50:18
원본글 작성시간 : 2012/06/23 00:12:39
제목 그대로 저와 아버지에겐 디아블로라는 게임은 단순히 게임을 넘어선 
아버지와 저의 사이를 한 뼘 가깝게 해준 매개체 같은 것입니다.

저와 아버지는 제가 어렸을 때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저는 매일 술에 취해 살림살이를 때려 부수고 어머니를 때리는 아버지를 미워 했었죠
어린 마음에 저는 아버지에게 대놓고 "아버지가 죽었으면 좋겠어요" 라고 했고 그 날 저는 아버지에게
죽기 전까지 맞았죠.. 그 때가 5학년이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정말 불효를 했구나 생각 합니다.

제가 처음 디아블로를 접한 건 중학교1학년 때였습니다. 
어머니에게 졸라 디아2 시디를 샀고, 전 디아2를 컴퓨터에 깔고선 매일 했습니다. 거의 폐인 수준이였죠..
그러다 어느날 미친놈처럼 디아2를 하고 있는 저에게 아버지가 와서는 " 그건 머냐? " 라고 물어봤습니다.
전 " 아버지 이게 디아2에요. 요새 가장 잘 나가는 게임이에요." 라고 답을 했죠. 
아버지는 몇일 후에 집에 전화를 하더니 저를 시내 피시방으로 불러냈죠. 
전 뭔가 싶어서 피시방으로 갔습니다. 저는 피시방에서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아버지는 디아2를 하고 계시더군요. 그 때 아버지의 레벨은 73이였습니다. 캐릭은 아마존이었죠. 저는 그 날 저녁 7시에 피시방에 가서 아버지와 아침 6시까지 디아2를 같이 했습니다. 아버지는 그 이후로 술도 끊으시고 안 방에 컴퓨터를 들여 놓으시고는 매일 디아2를 했습니다. 저와 같이요. 그리고 제가 잘 땐 아버지는 잠도 안 주무시고 앵벌을 하셔서 제가 쓸만한 아이템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 때 받았던 아이템이 발리스타인가? 여튼 그 활이랑 할베검이었습니다.
그렇게 아버지와 저는 점점 더 디아2에 미쳐가기 시작했고,처음엔 게임 하는 것을 반대 하시던 어머니도 
술도 끊고 집에 일찍 오시는 아버지를 보시더니 게임 하는게 더 낫다고 판단하셨는지 저와 게임 하는 것을 허락해주었습니다. 저와 아버지는 주말만 되면 피시방에 가서 밤을 샜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디아 2에서 복사템이란 것이 등장하게 되고 그 복사템에 의해 사기를 당한 아버지는 디아를 접을까 말까 고민하시다가 
아이디 해킹까지 당하시자 게임을 접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디아를 접자 저도 덩달아 디아를 접게 되었고,
그렇게 아버지와 저는 다른 게임을 하게 되었죠. 

그리고 현재 디아3가 나왔고 아버지와 저는 디아3를 위해 집에 있는 컴퓨터 2대를 최신형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디아3가 발매 되자마자 디지털 구매를 해서 지금 같이 하고 있습니다.
10년 전의 아버지와 저를 회상하며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저는 디아3의 게임성이 어떻든 간에 상관 없습니다. 
디아3가 디아2 때의 저와 아버지를 떠올리게 해주니까요.

저와 아버지는 디아블로라는 게임 때문에 벽이 허물어지고 친구처럼 지낼 수 있었습니다. 
지금 저는 아버지와 매일 게임 이야기도 하고, 술도 마시면서 지냅니다. 
저는 게임을 좋아하고 우리를 좋아해주는 아버지가 너무 좋습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그리고 그 땐 너무 죄송했습니다. 좋은 아들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어제 주신 수도 깡뎀 무기 정말 감사합니다. 엑1 몹들이 살살 녹네요.ㅎㅎ

마지막으로 디아블로에게도 감사 합니다.

아 이제 디아하러 가야겠네요. 
모두들 오늘 밤 득템 하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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