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대학교에서 열린 2016학년도 입학식에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7명의 학부형들이 학교측으로 부터 명예입학증서를 받았다.
2일 제주국제대학교에서는 사실상 전무후무하면서도 아주 특별한 입학식이 열렸다.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가운데 7명이 이날 제주국제대학교에 명예입학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실용예술학부 대중음악전공 과정에 명예입학한 세월호 희생자 고 박수현·오경미·이재욱·홍순영·강승묵·김시연·안주현 등 7명이다. 이들을 대신해 학부형들이 입학식에 참석했다. 특히 이들은 2년전 제주로 수학여행을 오지 못했지만 이날 명예입학으로나마 제주에 발을 내딛게 됐다. 차분하고 숙연한 분위기속에 열린 이날 입학식에서 학부형들은 하늘나라에 간 학생들을 입학선서를 했으며, 학교측은 이들에게 명예입학증서를 전달하고 축하했다.
이날 명예입학한 학생들은 단원고 학교밴드 'ADHD'를 결성하는 등 음악 활동을 함께 했으며, 평소 대중음악 계열로 진학하기를 꿈꿔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박수현 군은 지난해 10회에 걸쳐 열린 '열일곱 살의 버킷리스트' 공연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 공연은 박 군이 작성한 버킷리스트 가운데 'ADHD 공연 20회 하기'를 모티브로 유명 인디밴드 등이 모여 박 군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기획됐다. 유가족들은 학생들의 못다 이룬 꿈을 애석해하던 중에 이 공연을 추진한 인디밴드들과 인연이 있는 제주국제대 실용예술학부의 한 교수를 통해 대중음악전공 신설 소식을 전해들었다. 그리고 학생들이 끝내 찾아오지 못한 제주에서 꿈을 이루길 바라는 마음에서 명예입학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 제주국제대는 새롭게 신설되는 실용예술학부를 전국에 알리는 한편 희생 학생들을 가슴에 품고 사는 학부형들의 아픔도 위로하는 등 사회통합에 함께 한다는 취지를 살리는 계기가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