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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빠진 날.
게시물ID : gomin_6289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잉ㅇ
추천 : 1
조회수 : 152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3/03/14 22:52:40

며칠전 아버지가 수술하고 퇴원하시고 회사에 일이 잔뜩 밀려있엇다.


난 휴학생이고 하니, 자주 아버지 일을 도와드리러 나가곤 했다


아버지는 중소기업 공장 건물등 전기관리를 하시는데 


소규모 전기공사가 있으면 종종 해 드리곤 했다.


오늘 공사가 잇다고 해서, 급한 부탁으로 내가 대신 도우러 가게 됫다. 


자재를 가지고 30분정도. 작은 공장 하나가 있었다.


도착해서 보니 갈색 골댄바지에 낡은 점퍼를 걸친 사장님이 정성스래 기계를 손보고 있엇다


형광등을 다는 공사라 6시간정도. 밤 9시쯤. 너무 늦는데....하지만 당연한 듯 사장님은 괜찮다 하셧다


둘이서 하기엔 규모가 꽤 되서, 사다리를 타고 전선과 씨름하고 있엇고, 저녁도 못먹고 계속 일하고 있엇고,


거기 사장님도 마찬가지엿다


4시간여를 안쉬고 일하다, 슬슬 형태가 갖춰질 무렵에 사장님이 커피를 한잔 주시며


"아들이신가봐요?"


"아 예..;"


첫 운을 떼고 잠시 쉴겸 사다리에서 내려와서 이야기를 했다.


아버지가 공사가 생각보다 늦어져서 10시는 되야 끝날거 같다고 이야기를 했더니


"음 미뤄서 10시까지는 들어가야 한다고 했는데?"


"아 오늘 무슨 날이세요?"


"아아 귀빠진날이요 생일이에요 생일"


"생일이세요? 그럼 일찍 퇴근하시지 왜 오늘 공사를 잡으셧어?"


"아니 괜찮아요. 할일은 다 하고 들어가야지. 귀빠진날이 뭐라고."


"집에 식구들 안기다리세요?"


"다 모여있지 생일이라고. 하지만 할 일이 있는데 들어갈수야 있나. 얼른 형광등을 달아야 내가 일하지. 어두워서 안보여서 못해요."


"그럼 다른날로 잡으시지 그랫어요 지금도 등 있는데"


"빨리달아야 내가 밤에 일을 하잖아요.잘 보여야 많이 일하지. 그래야 돈벌고. 내가 벌어야되는데.. 아드님이 많이 닮으셧네 아주 "


"아 아들 있으세요?"


"지금 군대에 있죠"


"아유 요새 걱정이 많겠어요.."


옆에서 내가 들은 두 아버지의 이야기는. 아버지라는 이름의 책임감이 얼마나 무거운지 느끼게 하고 있엇다.


한 가정의 가장이라는 책임감. 자신이 태어난 기념일보다도 일을 중시하는. 하지만 그 이유가 자신의 이익이 아닌 가장으로써의 책임감이라는 것이엇다.


아버지와 나는 그 말을 듣고 부랴부랴 빠르게 일을 끝내고 정리했다. 지하철역까지 태워다 달라고 하셔서 내려서 가시는 뒷모습이,


참 든든해 보엿다. 


아버지가 되면 저런 책임감이 생기는 걸까. 나도 집에서 먹을것 입을것 걱정없이 살아왓다. 그러기에 아버지가 돈을 쉽게쉽게 버는게 아니란 것을 이런걸 하지 못했으면 몰랏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생각을 할 수 있는것도, 걱정없이 사는것도 내가 태어나서 싸운걸 한번도 못본 어머니 아버지와 부양의 책임을 지고도 아무렇지 않은듯 살아가시는 아버지 덕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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