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새벽 4시 경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익대학교 인근 노점상에서 주한미군 3명이 노점상 주인과 이를 말리는 시민들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의 발단은 만두 한 개 값(400원)의 지불 여부를 둘러싼 미국인 여성과 노점상 주인의 공방에서부터 시작됐다.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한 미국인 여성(영어학원 강사)이 떡볶이와 튀김을 파는 노점에서 만두 하나를 먹고 값을 치르지 않고 돌아서 가자 가게 주인이 미국인 여성의 팔을 붙잡고 값을 지불하라고 실랑이를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미국인 여성은 근처 술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던 주한미군 3명을 불러 냈다고 한다.
이에 화가 난 미군들은 노점상 주인을 도로 위에 눕혀 놓고 발길질과 주먹질 등 집단 폭행을 가했다는 것이다.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고, 옆에서 함께 장사를 하던 동료 노점상인은 미군들에게 경찰이 올 때까지 기다리라고 했으나, 미군들은 그냥 가려 했다고 한다.
그러자 주변에서 이를 지켜보던 한 시민이 뒤에서 미군을 붙잡으며 제지를 했고, 미군 병사는 그 시민의 얼굴에 주먹을 가해 코피와 함께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혔다.
그것을 본 다른 시민들은 달아나는 미군들을 잡으려 했고 미군들은 의자와 병을 던지며 계속 도망갔다고 한다. 그러나 그들은 곧 시민들에게 붙잡혔고 마침 현장에 도착한 경찰에게 넘겨졌다.
그러나 경찰이 현장을 파악하던 중 기회를 보던 미군들은 틈을 타서 다시 도망치기 시작했고, 경찰이 곧바로 이들을 잡으려하지 않자 화가 난 시민들이 또 다시 미군들을 추격, 약 50여 미터 떨어진 대로변에서 택시를 타고 도망가려던 이들을 간신히 막아 다시 붙잡았다고 한다.
경찰은 시민들이 택시를 막고 선지 5분이 지나서야 다시 현장에 나타났으며 그제서야 미군들을 연행했다고 한다. 하지만 미군 병사 3명은 잡히는 순간에도 욕을 하며 웃는 등 지켜보는 시민들을 자극했다고 한다.
경찰의 미온적 대응은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목격자들은 노점상 주인과 실랑이를 벌이던 미군 여성이 동료 외국인 여성들과 조사가 진행 중이던 틈을 타 택시를 타고 도망가려 했으나 경찰이 또다시 이들을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격분한 다른 시민이 이들 여성들을 막아서서 함께 잡아 가라고 소리치자 경찰은 그제서야 이들도 함께 연행해 갔다고 한다.
경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여성은 만두 값을 지불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심지어 노점상 주인과의 실랑이 도중 따귀까지 맞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점상 주인은 이같은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또한 경찰은 조사 결과에 따라 미군들의 집단 폭행까지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마포 경찰서는 초동수사를 마치고 미군들을 미 헌병대에 신병인도 했고, 미군 병사 3인과 노점상 주인을 피의자로, 주변에서 말리던 한국인 남자 6명과 미국인 여성 1명을 피해자로 한 사건 기록을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의 피해 정도는 코뼈가 부러진 한국인을 제외하면 가벼운 찰과상 정도라고 한다.
마포 경찰서의 담당 경찰은 "이번 사건이 우발적이고 피해 정도가 경미(조사 과정에서 피해자의 구체적인 피해 정도는 파악되지 않았다.)해 검찰의 명령이 있을 때까지는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현장 조사 과정에서의 미온적 대응 비난에 대해 "여러 사람이 복잡하게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경찰 몇 사람이 바로 현장을 파악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고의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